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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파롤린 추기경 “두려워도 다른 사람에게서 우리 자신을 차단해선 안 됩니다”

교황청 국무원총리 파롤린 추기경은 국제적 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서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본당들이 정오에 타종하기를 제안하며 함께 기도하자고 초대했다.

ANDREA TORNIELLI / 번역 박수현

“교회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밤을 지샙니다. 고통받고 도움이 필요한 누구에게나 가까이 있습니다.” 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인류가 코로나19 판데믹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 극적인 시기에 교회가 함께하고 있음을 재차 확인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적인 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권고하는 한편, 비록 비상사태이고 두려움이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서 우리 자신을 차단하지 말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요즘 같은 위급한 상황에서 교황님과 교황청은 어떻게 생활하고 계십니까?

“우리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이 어려운 순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극적인 시간일 것입니다. 특히 병든 이들, 무엇보다도 노인들, 임종하는 이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그러할 것입니다. 우리는 부활절 전야 시기에 다가와 있습니다. 교회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밤을 지샙니다. 교회는 고통받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가까이 있습니다. 우리는 좌절 속에 살았던 시간의 감옥에서, 질병과 죽음의 위협에서 해방돼야 합니다.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요한 11,43)고 하신 주님의 말씀은 특히 요즘 같은 시기에 생명과 영의 새로운 시대가 되기 위해 울려 퍼지는 외침이기도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전 세계 사람들과 가까이 있으려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모색하고 계십니다. 교황님에게 있어 이러한 사람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교황님 사목의) 근본이었고, 늘 새롭고 전례 없는 방법으로 이를 유지하려고 하십니다. 산타 마르타의 집 아침미사를 매일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 것이 이를 위한 실례입니다.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 의료진들, 자원봉사자들, 사제들, 노동자들 그리고 가정들을 위한 끊임없는 기도 역시 또 다른 사례일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교황님이 전 세계 모든 나라의 지역 교회들과 접촉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위기는 가족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사람들의 삶을 바꾸고, 심지어 경제 시스템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극적인 사건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 줄 수 있을까요?

“(실제로) 우리는 우리의 삶에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비극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먼저, 우리는 우리의 (깨지기 쉬운) 연약함과 취약성에 직면해 있습니다. 우리는 창조주가 아니라, 누군가 우리에게 매 순간 생명을 주기 때문에 존재하는, 가련한 피조물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곧, 우리가 절대적인 주인이 아니라는 사실이죠. (이렇듯) 사소해 보이고, 알려지지 않으며, 보이지 않는 원수는 (연약한)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고, 중병을 일으키며, 우리를 죽음으로 몰기에 충분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가 작은 존재이고, 불안정하며, 무력하고, 도움이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또 본질적인 것, 그러니까 정말로 중요한 것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평소에 소홀히 했던 가치를 재발견하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곧, 가족, 우정, 대인관계, 지인들, 그리고 우리가 흔히 도외시했던 가치들, 말하자면 작은 구체적인 것들로 이뤄진 연대, 관대함, 나눔, 친밀함 등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고 서로를 돌볼 수 있는 공동체와 사회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지난 3월 27일 바치신 특별한 기도와, 그에 앞서 전 세계의 모든 그리스도 신자들과 함께 바친 ‘범교회적(교회일치적)’ 주님의 기도에서 우리에게 상기시킨 바와 같이, 저는 지금이 온 마음을 다해 주님께 돌아가기에 적절한 때라고 믿습니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일을 해석하는 데 있어 그리스도교 신앙은 무슨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그리스도교 신앙은 인간 역사 안에서 하느님의 개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 곧 살이 되신 하느님과 죄를 제외한 우리 존재의 모든 것을 공유하러 오시는 하느님, 그리고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기꺼이 고통과 죽음을 무릅쓰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보며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바로 이 특별한 사순 시기에 파스카 부활을 기념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부활하시고, 죽음에서 승리하시며, 생명을 주십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신앙의 시선은 우리가 점점 더 하느님께 우리 자신을 내어 맡기고, 이 시련의 시간을 단축시키도록 우리의 끊임없는 기도로 그분의 문을 두드리도록 도와줍니다. 이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선과 많은 사람들에 의해 증명된 수많은 선들을 볼 수 있도록 돕기도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이미 언급하신 것처럼, 많은 주교들과 사제들, 남녀 수도자들의 사목적 창의성과 많은 신자들의 헌신을 경험하는 것은 위로가 됩니다. 이들은 복음의 ‘목소리들’입니다. 그리고 (의사부터 간호사, 자원봉사자까지) 질병과 싸우는 모든 사람들이 그러합니다. 저는 (사람들로 하여금) 교회가 어떻게 사람들의 현실에 몰두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교회가 사람들로 하여금 혼자가 아님을 깨닫게 하고, 기도할 수 있도록 하며, 그들에게 위로의 말을 느낄 수 있도록,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하는 모습을 보게 하는 게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위기 속에서도, 사람들이 함께하기 위해 (예를 들어) 음악과 노래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는 사실에 저는 몹시 놀랐습니다. 저는 이런 일이 어떤 식으로든 본당들에서도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매일) 정오에 모든 성당이 동시에 (1분동안) 성당 종을 울릴 수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종소리는 물리적으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함께 기도하기 위한 신호가 될지도 모릅니다.”

교황청 직원들의 건강상황에 대해 알려주시겠습니까?

“아시다시피 (교황청 내) 코로나19의 확진 사례는 7건이 있었습니다. 3월 초, 한 교황청 직원이 건강검진을 위해 교황청 보건소의 진료소를 찾을 때 발견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 첫 번째 확진 사례 이후, 최근 몇 주 동안 6건이 더 추가됐습니다. 확진자들 모두가 어려운 시간을 지나 지금은 호전되고 있습니다. 분명 이탈리아를 비롯한 전 세계 모든 나라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의사와 간호사들의 헌신 덕분에 매일, 매시간 상황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습니다.”

교황청은 이 기간 동안 전 세계의 지역 교회들을 돕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교황청은 각 부서들을 통해 개별 교회와 연락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항상 그랬듯이 종교나 국가 소속에 상관없이, 코로나19의 확산에 특히 영향을 받는 국가의 국민들을 도우려고 가능한 한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가 비상사태(판데믹)를 선포한 이후, 교황님도 중국 인민과의 위로와 연대를 표하기를 원하셨고, 자선단체인 진데 채리티(Jinde Charities)와 홍콩 교구에 선물을 보내셨습니다. 이어 이란, 이탈리아, 스페인에도 보내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연대하고, 자선(사랑)을 증거하기 위한 다양한 시책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장례식을 포함한 미사와 다른 전례 거행은 중단됐지만, 거의 모든 곳의 성당들은 여전히 열려 있습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합니까? 성사를 받을 수 없는 신자들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요?

“(대규모) 집회를 피하기 위해 미사 거행은 중단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거의 모든 도시에 있는 성당은 문이 열려 있고, 문을 닫았을지도 모르는 성당들도 가능한 한 속히 다시 문을 열길 바랍니다. 교회에는 성체 안에 계시는 예수님께서 현존하고 계십니다. 사제들은 (성사에) 참여할 수 없는 신자들을 위해 계속 기도하고, 계속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불가항력적인 이유를 제외하고는 바깥에 나오지 말라는 강한 권고를 받고 있지만, 우리의 집 문이 열려 있는 것처럼, 하느님의 집 문도 열려 있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입니다. 가정은 ‘가정 교회’입니다. 우리는 텔레비전을 통해 중계되는 전례와 기도에 동참하면서 부활을 준비하고 기도할 수 있습니다. 성사를 받을 수 없어 고통받는 많은 신자들에게 저는 그들의 고통을 함께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들에게 ‘영적 영성체(신령성체)’의 가능성을 기억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교황청 내사원을 통해신자들에게,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들뿐 아니라, 그들을 보살피는 의료종사자들, 환자들의 가족들 및 그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도와주고 기도하는 이들에게 특별 대사를 수여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부활을 기다리는 시기에, 반드시 강조돼야 할 또 다른 측면도 있습니다. 이는 모두에게 해당되는 사안입니다. 곧, 하느님 말씀으로 기도하는 것입니다. 다가오는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이 시기에 우리를 두렵게 하는 공허함을 당신 말씀으로 채우셨습니다.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은 완전하고 결정적인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우리는 단순히 시간을 보낼 게 아니라, 우리 자신을 하느님 말씀으로 채워야 합니다.” 

가장 큰 비극 중 하나는 외로움과 관련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코로나19 병동에서는 중환자실에 들어가는 것이 금지되어 친척들의 위안도 없이 사람들이 홀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교회가 가까이 있음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요?

“전염병이 초래한 결과 가운데 하나인 그러한 상황은 어떤 의미에서 저를 몹시 속상하게 합니다. 저는 극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읽고 들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죽음에 직면한 이들의 병상에 사제가 함께할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세례성사를 통해 받은 ‘보편 사제직’의 힘으로 모든 남녀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위로할 수 있습니다. 또 이 어려운 시기에 매일 마지막 순간까지 병자들을 위로하거나 치유하며 동행하는 의사들과 간호사들 그리고 보건종사자들의 보살핌들은 어떤 면에서는 (병자를) 축복하고 작별을 고하며 용서하고 위로를 주는, 우리 모두와 교회 그리고 가족의 손과 입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참으로 아름답고 복음적인 일입니다. 생명을 주시고 치유해 주시는 것은 주님의 보살핌이기도 합니다.”

바티칸에서 성주간 전례 거행은 어떻게 진행됩니까?

“우리는 전통적인 방법과 다른 방법을 연구해 왔습니다. 사실 예전처럼 순례자들과 함께하는 방식은 이번엔 불가능할 것입니다. 감염을 피하기 위한 예방 규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우리는 안타깝게도 성당에 갈 수 없는 모든 신자들과 동행하기 위해 파스카 성삼일의 중요한 전례를 거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위기는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남반부의 국가들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교회가 서로 다른 문제점을 지닌 국가들과 대륙들 사이에서 연대와 다자간 협력 정신을 감소시키지 않고, 상호도움의 정신을 함양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우리는 현재 유행성 질병에 직면해 있으며 감염은 산불처럼 퍼지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우리는 선진국들이 보건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바이러스의 확산을 근절하기 위해 각 가정들의 일상생활 및 국가 경제 측면에서 적지 않는 희생을 감수하며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코로나19가 더 널리 확산될 경우 국민들을 위해 적절하고 필요한 치료를 제공할 수 없는 후진국들의 상황이 더욱 우려된다는 점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황청은 사명감을 갖고 전 세계를 주시하려고 노력합니다. 더 멀리 떨어져 있으며, 더 고통받는 사람들, 국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이것은 단지 현재의 전염병 대유행의 비상사태와 관련된 문제만은 아닙니다. 얼마나 많은 전쟁과 얼마나 많은 전염병과 얼마나 많은 기근들이 우리 형제자매들을 괴롭히고 있는지요! 국제적인 연대가 수그러지지 않도록 모두 함께 기도하고 헌신해야 합니다. 시급함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다른 사람들에게서 우리 자신을 차단할 때가 아닙니다. 우리는 안타깝게도 최근 많은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우리 삶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했던 문제들과 비극들이 우리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이는 모든 국가와 민족,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더욱 하나임을 느끼고, 연대와 나눔의 정신을 키울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 비상사태로 인해 심각한 어려움과 변화가 생길 것입니다. 우리는 정치적 책임을 지닌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이나 개인·집단·국가의 이기주의를 넘어 자유와 정의의 가치 및 공공선에 따라, 지혜롭고 책임 있게 자신들의 권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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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4월 2020, 2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