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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형태의 사목, 아마존 교회의 얼굴

정기적 성찬례 및 성사에서 소외된 아마존 전역의 그리스도교 공동체들이 토착 원주민과 아마존 땅의 호소에 동참해 울부짖고 있다.

Andrea Tornielli / 번역 김단희

범아마존 지역에 관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특별회의(이하 아마존 시노드)에서 제기된 최초의 호소, 그리고 피조물 보호 및 존중을 촉구하는 토착 원주민들의 호소에 이어 오늘 또 다른 호소의 목소리가 시노드홀에 울려 퍼졌다. 이는 드넓은 아마존 지역 전역에 흩어져 있는 그리스도교 공동체들의 외침이며, 겨우 12명 남짓한 사제들과 함께 10만 제곱킬로미터가 넘는 지역을 힘겹게 오가며 500여 개 공동체를 돌봐야 하는 사목자들의 외침이다. 

사실 이 사안은 지금까지 사목자의 입장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논의돼 왔다. (그 동안) 이 사안과 관련해 이뤄진 논의들은 아마존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간절한 외침에 기인하지 않았으며 온전히 그들을 위한 것이라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일년에 겨우 한두 번 밖에는 성체를 모실 수 없고, 고해성사도 할 수 없으며, 죽음이 임박했을 때 위안이 되어줄 사제도 없는 아마존 지역 그리스도인들의 간절한 외침에서 비롯된 논의가 아니었던 것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숙고할 때마다,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할 때마다, 서로 다른 입장에서 논쟁할 때마다, 이들 고통의 울부짖음을 기억해야 한다. 아마존 지역의 사목이라는 주제는 그 나름의 특징과 고유한 특성을 갖고 있으며 따라서 다른 사안에 덧붙여 다뤄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교회가 아마존 지역 복음화를 위한 시노드를 특별히 마련하고 대응책을 모색하고자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렇게 마련된 예외적이고 실험적인 방안 가운데 하나는, 결혼한 남자 중 나이가 많으며 신앙심이 깊고 도덕적으로 검증이 된 사람, 혹은 검증된 기혼 남성(viri probati)에게 사제품을 허락하는 것이다. (단, 이것이 사제의 혼인을 허용하는 등 독신주의 의무를 폐지하거나 선택 사항이 되게 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한편, 대중 매체가 이 방안만을 집중 보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것이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다. 

아마존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호소에 응답하는 길은 이 밖에도 많다. 기혼 남성의 종신부제 서품, 토착 원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성소 식별 및 양성 등이 그것이다. 사제, 수도자, 평신도 양성에 관한 사안은 이전에도 여러 번 총회를 통해 언급된 바 있다. 또 아마존 지역 공동체에 평생을 바쳐 헌신한 여성 수도자들의 업적을 인정해 평신도사도직, 특별히 여성부제직에 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교회의 본질은 성찬례에 있으며, 공동체 생활의 중심, 근원, 근본이 되는 것 역시 성찬례다. 다행히도 성령의 특수성에 근거해 (교회는) 사제 부재 시 아마존 주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사목자를 지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곧, 이 새롭게 임명된 사목자는 복음 전파, 공동체 통솔, 세례∙혼인∙병자성사 및 장례미사 주례 등의 사명을 맡게 된다. (아마존 시노드를 통해 제시된) 이 새로운 방안들은, 토착 원주민 스스로가 주님의 선물(은총)을 식별할 줄 아는 사목 대리인으로서, 종신부제로서, 사제품을 받지 않은 사목자로서 교회 생활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한다. 아마존 시노드의 여정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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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10월 2019, 0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