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상 랑베르를 위한 모임 (자료사진) 뱅상 랑베르를 위한 모임 (자료사진) 

교황과 교황청, 뱅상 랑베르 죽음 애도

사고로 사지마비가 된 채 10여 년을 식물인간 상태로 버텨온 프랑스인 뱅상 랑베르가 의료진의 연명치료 중단 후 열흘째인 7월 11일 목요일 프랑스 북동부 랭스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Robin Gomes / 번역 김단희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은 사고로 사지마비가 된 채 식물인간 판정을 받고 지난 11년 간 병상에서 지내온 프랑스인 뱅상 랑베르의 사망 소식에 애도를 표했다.

랑베르는 의료진이 수분과 영양공급을 중단한 후 열흘째인 11일 목요일 오전 프랑스 북동부 랭스의 세바스토폴 병원에서 향년 42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그는 2008년 오토바이 사고 후 연명치료 중이었다.

교황은 트윗 메시지를 통해 “벵상 랑베르가 하느님 아버지 품에 안기길 기도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누군가의 삶이 더 이상 살아갈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고 함부로 생명을 버리는 사회를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모든 생명은 언제나 소중하다”고 말했다.

교황청 공보실 알레산드로 지소티 임시 대변인은 성명을 발표하고 “교황청은 뱅상 랑베르의 사망 소식으로 슬픔에 잠겼다”고 전했다. “주님께서 랑베르를 당신의 집으로 맞아들이시길 기도합니다. (교황청은) 그의 가족과 친지들을 비롯해 마지막까지 사랑과 헌신으로 그를 보살핀 모든 이들 곁에 있겠습니다.”

지소티 대변인은 이어 “이 고통스러운 일과 관련해 교황님께서 하신 말씀을 기억하고 마음에 새기자”고 말했다. 교황은 랑베르를 둘러싼 법적 공방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생명의 시작과 그 자연스러운 끝에 이르기까지 유일한 주인은 하느님이십니다. 생명을 지키고, ‘버리는 문화’에 굴복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의무입니다.”

랑베르의 아내와 그의 형제자매는 연명치료를 중단하길 원했으나, 가톨릭 신자인 부모와 다른 친척들은 이를 반대했다. 이 문제는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으며 랑베르는 최근까지 연명치료 중에 있었다.

하지만 의료진은 결국 프랑스 최고법원인 파기원(Cour de Cassation)의 최종 판결에 따랐다.

교황은 랑베르의 경우를 포함해 이전에도 수차례 인간 생명의 자연스러운 끝을 지키자고 호소한 바 있다.

교황은 지난 10일 수요일에도 트윗 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버려지고 죽음으로 내몰린 병자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사회가 생명의 가치를 따지지 않고 모든 생명을 그 시작부터 자연스러운 끝에 이르기까지 보호할 때, 그 사회는 인간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사는 생명을 지키는 사람이지 생명을 앗아가는 사람이 아닙니다.”

교황청 생명학술원 원장 빈첸초 팔리아(Vincenzo Paglia) 대주교도 랑베르 사망 소식에 트윗 메시지를 게재했다. 팔리아 대주교는 그와 학술원이 랑베르의 가족과 의료진 등 관계자 모두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전하는 한편, “뱅상 랑베르의 죽음과 그 과정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 인간성의 패배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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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7월 2019,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