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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 레지아에서 봉헌된 미사 살라 레지아에서 봉헌된 미사  (Vatican Media)

[사설] 학대라는 악을 고발할 용기

나흘 동안 진행된 “교회 내 미성년자 보호”에 관한 회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연설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 사안을 효과적으로 종결시키기 위한 일들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Andrea Tornielli / 번역 양서희

“이 사건들 뒤에는 사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 내 미성년자 보호”에 관한 회의 폐막연설에서 “대본에 없는” 문장을 덧붙였다. 살라 레지아에서 봉헌된 미사의 말미에 교황은 이 끔찍한 사안을 해결할 용기 있고 현실적인 방법에 대해 말했다. 교황은 “이러한 고통스러운 사건들에서” “저는 죄 없는 어린이들에게조차도 무자비한 악마의 손길을 봅니다. 이를 통해 저는 자신의 권력을 잃을까 두려워 베들레헴의 모든 아기들을 학살한 헤로데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도 교황은 기내 기자회견 중에 학대 사건들을 “검은 미사” (Black Mass, 악마 숭배 의식)에 비교한 바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들 뒤에는 사탄이”, 곧 악마의 손길이 자리잡고 있다. 이 사실을 인지하는 것은 모든 상황을 망각한다거나, 개인의 책임과 각 기관의 연대책임을 줄여준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이 사안을 좀 더 깊은 맥락 속에서 들여다보는 것이다.

연설 중에 교황은 교회 내에서뿐만 아니라 세상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것을 언급한 교황의 의도는 교회 내에서 벌어진 학대의 무게를 지우려는 것이 아니라, 다만 “교회 내에서 벌어졌기에 더 스캔들이 되고 더 무겁게 다가온” 이 끔찍하고 비인간적인 상황에 대한 아버지로서의, 사목자로서의 관심을 명백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사제들이 신앙의 삶으로 자녀들을 이끌어주리라고 믿었던 부모들은 자녀들의 몸과 영혼이 영원히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상처입고 돌아온 모습을 마주해야만 했다. 교황은 “사람들의 정당한 분노를 통해” “교회가 가식적인 성직자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모욕을 당한 하느님의 분노를 본다”고 말했다.

학대 희생자들의 숨죽인 울부짖음, 부패하고 야만적인 괴물로 변한 성직자들에 의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짓밟힌 그들의 삶은 시노드 홀에 끔찍한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그 소리는 주교들과 남녀 수도회 장상들의 마음을 꿰찔렀다. 그리고 그 소리는 정당화, 법적 회피, 기계적인 회의의 냉정함, 수치로만 희생자들을 찾으려던 의지 등을 모두 쓸어내 버렸다. 이 사안의 무게가 그 어느 때보다 더 보편교회의 양심의 문제로 쏠리게 된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연설을 마치면서,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자신들의 삶을 봉헌하여 어린이들과 무방비 상태의 사람들을 보호하고 교육하고 있는 이들, 곧 복음을 선포하고자 자신의 삶을 봉헌한 많은 사제들과 수도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악의 심연을 바라보게 된 것으로 우리 안에 있는 선을 잊을 수는 없었다. 그 이유는 쓸데없는 자만이라기보다 우리가 어디를 바라보아야 하는지, 따라야 할 모범이 누구이신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바티칸에서 열린 이번 회의를 통해 얻은 결실은 참가자들이 악마와 죄로 인한 끔찍한 사안에 대하여 양심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된 것과 용서를 청할 필요성에 대한 인식, 그리고 거룩한 은총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뿐 아니라, 회의 기간 동안 수면 위로 떠오른 사안들에 대해 효과적인 선택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자 하는 단단한 의지에 대한 근거가 됐다는 점이다. 이번 바티칸 회의를 통해 (우리가) 죄의 무게를 인식하고 천상의 도움을 끝임없이 간청함으로써 미성년자들과 취약한 어른들을 위해 안전한 교회적 환경을 보장하고 새로워진 책무와 실천적인 책무가 손을 맞잡고 나아갈 수 있기를, 그리고 이 책무가 사회의 다른 모든 분야에도 확산될 수 있기를 바란다.

24 2월 2019, 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