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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tican News
시카고의 성당 (자료사진) 시카고의 성당 (자료사진)  (AFP or licensors) 사설

앞으로 나아갈 길 제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홍보를 위한 교황청 부서 편집주간 안드레아 토르니엘리는 사설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 주교단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제시한 ‘보편 교회가 나아갈 길’을 설명했다.

Andrea Tornielli / 번역 김단희

프란치스코 교황이 현재 미국 시카고에서 피정 중인 미국 주교단에 대한 개인적 친밀감의 표현으로 보낸 이번 서한에는 성 학대 문제에 대한 교황의 시각과 오는 2월 바티칸 회의에 대한 태도가 드러나 있다. 교황은 지난해 12월 21일 교황청 관료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을 통해 이 주제를 단호하고 강력한 방식으로 폭넓게 다룬 바 있다. 이제 교황은 미국 주교단에 보낸 이번 서한을 통해 미성년자 및 취약한 이들에게 자행되는 권력과 양심의 남용을 비롯한 성 학대 현상을 검토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교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함으로써 이 문제의 뿌리에 접근하고 있다.

서한에서 교황은 “교회의 신뢰도가 심각하게 하락하고 약해졌다”면서 “이 죄악이자 범죄인 (학대 문제로) 인해, 그리고 무엇보다 그 죄악을 부정하고 은폐하려 했던 (교회의) 시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한의 핵심은 이 문제와 관련해 교황이 제시하려는 해결책에서 찾을 수 있다. 교황은 겉으로 봤을 때는 “도움이 되고, 유익하고 필요한”, 심지어는 “옳은” 것처럼 보이는 행동이더라도, 만약 그것이 악에 대응하는 방식을 ‘조직 문제’ 정도로 축소하는 것이라면, 그 행동 속에는 “복음의 ‘향기’”가 빠져 있다면서 이를 과도하게 신뢰하는 태도를 경계하라고 강조했다.

“인사부서” 수준으로 축소된 교회에서 “복음의 ‘향기’”를 기대할 순 없다. 그러한 교회는 은혜로운 구원의 힘과 침묵 중에 매일 일하시는 성령의 작용으로 지난 2000년 동안 교회를 인도하신 그분의 현존에 대한 믿음 대신에 전략, 조직도, 모범 사례 등에만 의지한다.

최근 몇 년 간 교황은 이 학대 문제 근절을 위한 보다 적절하고 엄격한 규칙들을 도입해 왔다. 이와 관련한 더욱 자세한 지침은 오는 2월 전 세계 주교회의 의장들이 교황과의 일치 안에서 모이는 회의를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에 더해 “우리 사고방식의 변화(메타노이아)를 비롯해 기도하는 방식, 권력과 재물에 대한 태도, 권위의 행사, 서로와 우리 주변 세상을 대하는 방식에 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러한 지침들도 아무런 효과가 없다.

신뢰는 마케팅 전략을 통해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신뢰는 분열과 내부적 갈등을 극복할 줄 아는 교회가 얻는 결실이 돼야만 한다. 여기서 말하는 교회란 교회 자신의 것이 아닌 빛, 교회를 지속적으로 비추는 그 빛에 대한 숙고를 바탕으로 행동하는 교회다. 또한 교회 그 자체와 교회의 능력을 자랑하지 않는 교회이며, 교황이 말한 바와 같이, 자기 자신 안에서 용서와 자비를 체험하고 그것을 자기 자신 안에서 꾸준히 체험함으로써 스스로를 죄인으로 여기며 회심하라는 부르심을 받은 신자들과 사목자들로 구성된 교회다.

 

03 1월 2019, 1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