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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 대성전 앞뜰에서 거행한 성체 강복 성모 대성전 앞뜰에서 거행한 성체 강복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 “전쟁으로 폐허가 된 세상에서 사랑의 빵을 전합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6월 2일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를 거행했다. 교황은 강론을 통해 성찬례가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재능을 봉헌하고 감사하도록 가르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기심은 자유가 아니라 속박을 낳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내어주라고 권고했다. 교황은 성체가 그리스도의 참된 현존이라면서 형제자매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증오가 무너뜨린 것을 끊임없이 재건하도록 우리를 초대한다고 강조했다. 미사 말미에 성모 대성전 앞뜰까지 성체 행렬이 거행됐다.

Paolo Ondarza

전쟁과 이기심, 무관심이 “한때 갓 구운 빵 냄새”, 사랑의 향기로 가득 찼던 거리를 “잔해더미”로 만들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6월 2일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를 거행하며 이 같이 지적했다. 이날 교황은 우리 세상이 갓 구운 빵 내음과 사랑의 향기, 감사의 빵과 자유의 빵, 친밀함의 빵을 필요로 한다면서 이러한 것이 우리에게 쉽사리 버릴 수 없는 너무도 소중한 선물이라고 말했다.

“사랑의 빵이 풍기는 신선하고 좋은 향기를 세상에 되살려 증오가 무너뜨린 것을 끊임없이 재건하고 지침 없이 희망하는 게 시급합니다.”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거행된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거행된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

모든 것이 선물입니다

교황은 “성찬례는 하느님의 선물을 항상 축복하고 받아들이며 소중히 여기라고 가르친다”며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과 재능을 헛되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모든 것이 선물이고 그 어떤 것도 잃어선 안 된다”며 “잘못이나 나약함 때문에 넘어지는 사람들을 용서하고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누구나 다시 일어설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습니다.” 교황은 매일 “성체성사의 마음가짐”을 갖추라고 초대했다.

“항상 넘어진 사람을 도우십시오. 우리가 누군가를 내려다볼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은 그 사람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울 때입니다.” 

기억하기

교황은 빵을 축복한다는 것은 “기억한다는 뜻”이라며 “우리를 죄와 죽음에서 해방시키신 그분의 수난과 부활, 그리스도의 파스카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스도의 파스카는 섬김과 나눔을 통해서만 진정으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우리의 삶, 우리의 성공, 우리의 잘못, 항상 우리가 다시 일어서도록 도와주시는 주님의 손길을 기억하고, 우리의 삶 속에 현존하시는 주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진정한 자유란 오직 나 자신만을 생각하고, 남을 의식하지 않고 원하는 것을 하며 인생을 즐기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자유가 아니라 숨겨진 형태의 종살이, 우리를 더욱 속박하는 종살이일 뿐입니다.”

미사의 한 장면
미사의 한 장면

자유와 이기심

교황은 이기심이 자유가 아니라 속박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자유는 자신을 위해 재산을 쌓아 두는 사람들의 금고나 무관심과 개인주의에 빠져 게으르게 널브러져 있는 사람들의 소파에서 찾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자유는 오직 사랑이라는 이유 때문에 다른 형제자매들 앞에서 몸을 굽혀 봉사하고 자신의 삶을 바치는 다락방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참된 현존

교황은 성체가 그리스도의 참된 현존이라며, 질투에 휩싸여 있거나 멀리 계신 하느님이 아니라 인간과 가까이에서 연대하시는 하느님, 항상 우리를 찾아 나서시고 기다리시며 우리와 동행하시는 하느님, 형제자매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아낌없는 넓은 마음을 가지라고 우리를 초대하시는 하느님에 대해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성체 행렬
성체 행렬   (VATICAN MEDIA Divisione Foto)

성모 대성전으로 이어진 성체 행렬

미사 말미에 성체 행렬이 비아 메룰라나를 따라 성모 대성전으로 이어졌다. 교황은 성모 대성전 앞뜰에 모셔진 ‘로마 백성의 구원’이신 성모 성화 앞에서 비아 메룰라나를 따라 기도하며 걸어온 수많은 신자들을 기다렸다가 그들에게 성체강복을 했다. 성체 행렬을 시작하기 전 교황은 로마 거리를 따라 성체를 이동하는 행위의 의미를 설명했다.

“우리 자신을 뽐내거나 우리 신앙을 과시하기 위해 이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성체 안에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새로운 생명에 참여하도록 모든 이를 초대하고자 이 일을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성체 행렬을 합시다.”

성모 대성전 앞뜰에서 마무리된 성체 행렬
성모 대성전 앞뜰에서 마무리된 성체 행렬   (VATICAN MEDIA Divisione Foto)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를 거행한 후 성모 대성전까지 성체 행렬을 하는 전통은 2017년부터 이어지지 못했다. 교황은 성 바오로 6세 교황의 관행을 따라 지난 2018년, 2019년 장소를 옮겨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를 로마 주변부에서 거행했다. 이후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 시기와 교황의 건강 문제가 맞물리면서 전통적인 성체 행렬은 거행되지 못했다.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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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6월 2024, 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