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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베로나 사목 방문 “리더십은 협력적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권위주의에 빠집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5월 18일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에 모인 1만2000명 이상의 신자들 앞에서 평화의 여정에 참여하는 시민사회, 운동 및 단체 대표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개인주의가 독재의 뿌리라며, 갈등을 해소하려면 현실적으로 갈등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쟁과 관련한 무관심을 두고 “우리는 손을 씻고 책임을 회피하는데 능숙하다”고 지적하는 한편, 진실한 변화는 제도권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날 만남 중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사업가의 증언과 감동적인 포옹도 있었다.

Antonella Palermo

1만2500여 명의 신자들이 모인 베로나 아레나에서 울려 퍼진 음악은 오늘날 평화를 찾아볼 수 없는 세상에서 평화를 바라는 열망과 어우러졌다. 평화를 장려하고, 준비하고, 육성하고, 체험하고, 체계화해야 한다. 이것이 5월 18일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을 맞이한 이 도시의 상징적인 장소에 모인 이들, 시민사회 및 단체 네트워크의 신념이다. 교황의 베로나 사목 방문 프로그램의 밀도 높은 세 번째 일정은 교황이 선호하는 방식인 교황과 시민의 대화로 꾸려졌다. 이 대화는 개인, 공동체, 기관 차원에서 보호해야 할 보편적인 선인 평화와 정의, 공동의 집(지구) 돌봄을 위해 모두에게 열려 있는 여정을 따라가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교황을 만나는 대표들이 반복해서 말했듯이 평화는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니면 그 누구의 것도 아니다. 따라서 평화는 오늘의 약속이 향하는 종착지인 동시에 발전적이고 항구적인 여정의 새로운 출발지이기도 하다. 

베로나 아레나에 입장하는 교황
베로나 아레나에 입장하는 교황   (Vatican Media)

“평화의 아레나: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리라”를 주제로 열린 이번 만남은 이탈리아의 유명한 텔레비전 및 라디오 진행자 아마데우스가 진행했다. 교황은 베로나 교도소 재소자들이 준비한 장식이 돋보이는 무대에 오르기 전, 병자들과 젊은이들에게 언제나 그렇듯이 각별한 인사와 포옹을 나눴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이미 평화를 부르짖는 장소가 된 이 경기장은 오늘날 더욱 절절하게 평화를 부르짖고 있다. 반마피아 운동단체 ‘리베라’(Libera) 창립자 루이지 치오티 신부는 평소처럼 단호하고 따뜻한 어조로 이탈리아의 사제 겸 시인 투롤도 신부의 말을 잊지 말라고 당부하며 “우리 시대의 특징인 영적 나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령께서 보이지 않는 먼지와 같은 우리를 통해 “지옥 같은 전쟁의 음모를 막고 정의와 평화를 이루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가경자 안토니오 벨로 주교의 역설적인 표현을 빌려 “우리가 평화라는 병에 걸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황 옆에는 콤보니 선교회 알렉스 자노텔리 신부가 자리했다. 프랑스 철학자 겸 사회학자 에드가 모랭도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건강문제(103세)로 참석하지 못했다고 진행자 아마데우스가 전했다. 에드가 모랭은 입원병동에서 촬영한 영상을 보내며 “우리는 현재 많은 어려움을 마주하고 있다”며 “이런 행사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평화를 위해 함께 일해야 합니다. 평화를 위한 열렬하고 강력한 운동을 만들기 위해서는 매우 강한 의식이 필요합니다. 여러분, 저는 오늘날 인류의 행동하는 양심인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여러분과 함께 맞이하고 싶습니다.”

베로나 아레나에서 연설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베로나 아레나에서 연설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Divisione Foto)

개인주의는 독재의 뿌리입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 출신 여성 알 마부바 세라즈 씨는 민주주의를 위한 실무그룹의 줄리아 베니아 씨와 함께 단상에 올랐다. 그녀는 자신의 나라에서 “탁상공론 민주주의”라는 환상의 실패를 언급했다. 이어 아프가니스탄이 44년 동안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하고 물었다. “모스크, 메카, 성전 등은 모두 평화를 빙자한 변명거리일 뿐입니다. 하느님의 생명은 여러분의 집에 있습니다.”

교황은 권위의 진정한 의미, 제도권 내에서 권위를 해석하는 방법을 상세히 설명했다. 아울러 아프리카 반투족의 말을 인용해 “우리가 있기에 나도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정치기관이나 회사 혹은 사회적으로 헌신하는 책임자들이 공동체 차원을 생각하지 않고 혼자 영웅을 자처하며 다른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내 에너지가 고갈되고 사회 전체가 메마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도자의 진정한 권위는 본질적으로 협력적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권위주의에 빠지거나 그에 수반되는 많은 병폐를 낳게 됩니다.” 교황은 이 같은 참된 권위에 개인의 좋은 참여가 어우러지는 게 필요하다며 “오늘날의 큰 과제는 젊은이들에게 참여에 대한 열정을 다시 일깨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아무리 선의가 있고 준비를 잘 갖추고 있더라도 개인의 헌신만으로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며 “각자 자신의 역량에 따라 역할을 수행하는” 공동체 차원의 행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민족에게 있어서 전체의 성과는 단순히 개인의 성과의 총합일까요? 그것뿐일까요? 아니요, 그 이상입니다. 그 이상입니다. 하나 더하기 하나가 셋이 되는 것, 이것이 바로 함께 일하는 기적입니다.”

“다른 이들 없이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권위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강점과 한계를 인식하고 도움과 협업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파악할 수 있는 권위입니다. 지도자의 진정한 권위는 본질적으로 협력적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권위주의에 빠지거나 그에 수반되는 많은 병폐를 낳게 됩니다. 견고한 평화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데 있어 권위는 모든 이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알고, 모든 이를 신뢰하는 방법을 알며 따라서 이 사람들이 자신의 차례에 중요하게 이바지할 수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합니다.” 

제도권의 변화 

발제자로 나선 국경 없는 의사회 엘다 바지오 교수는 브라질 ‘무토지농민운동’(MST) 대변인 주엉 페드루 스테질리와 함께 연단에 올라 “우리의 삶과 사랑을 방해하는 모든 울타리와 사유재산을 규탄한다”고 말한 브라질 페드루 카자우달리가 플라 주교의 메시지를 공유했다. ‘이주’를 주제로 한 교황과의 질의응답에서 이들은 “이주민, 곧 피해자의 편에 서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관점의 전환”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느냐고 교황에게 물었다.

교황은 복음에서 예수님이 작은 이들, 취약한 이들, 잊힌 이들을 중심에 두시며 “우리에게 꼭 필요하고 가능한 변화의 증인”으로 제시하신다고 설명했다. “예수님은 이 같은 행동으로 관습과 편견을 깨뜨리시고, 당대 사회가 숨기거나 멸시했던 사람들을 드러내 보이십니다. (...) 예수님은 그들을 대체하거나 도구화하지 않으시고, 그들의 목소리와 역사, 체험을 박탈하지 않으셨습니다.” 교황은 “예수님의 모범은 마치 전세를 뒤집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예수님이 사람들의 한계를 숨기지 않으셨다는 점을 강조했다. “저는 이번 경우처럼 신체적 제약이 있는 사람들이 만남에 참석하는 모습을 볼 때 기쁩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을 숨기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진리입니다. 혀로 말을 하든 자신의 존재로 말을 하든 누구나 자신만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각자에게는 자신만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우리는 자기 일에만 몰두하느라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거나, 더 심하게는 하루 종일 휴대폰을 들고 다니느라 현실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교황은 세상에서 고통받고, 무언가 돈이 되는 것을 찾기 위해 쓰레기장으로 내몰리며, 마음껏 뛰어 놀지도 못하는 많은 아이들을 떠올렸다. “아이들이 마음에 밟혀 괴롭습니다.” 교황은 이러한 아이들에 우리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꼬집으며 “우리는 본시오 빌라도에게 주는 ‘노벨상’을 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손을 씻고 책임을 회피하는 데 능숙하기 때문입니다.” 교황은 미지근하지 않고 열정으로 가득한 그리스도교가 필요하다며 “온갖 형태의 전쟁과 폭력을 종식시키기 위해 아이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그들의 목소리가 여과 없이 들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어 무관심의 문화에서 벗어나자고 초대했다. 

“제도권도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 동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제도권도 변화에 무관하지 않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우리가 중심에 있지 않으며 우리의 생각과 전망도 중심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삶의 방식이 필연적으로 상호 영향을 받고 변화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아이들 곁에 있을 때 우리는 ‘불편해집니다.’ (...) 아이들과 함께 걷다보면 걸음걸이를 바꾸며 속도를 늦춰야 하기 때문이죠.” 

평화를 이루려면 인내가 필요합니다

안나마리아 파나로토 씨는 ‘노파스’(No-PFAS) 어머니 단체 일원이다. 이탈리아 북부 베네토 주의 비첸자에서 활동하는 이 단체는 수질 오염에 맞서 싸우는 부모들의 모임이다. 그녀는 우간다에서 온 젊고 용기 있는 공동의 집(지구) 수호자 바네사 나카테 활동가와 함께 일하고 있다. 기후운동가인 그녀는 지난 2015년 교황이 우간다를 방문했을 당시 교황을 처음 만났다. 그녀는 우리가 인류이자 공동체로서 함께 평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살기에 적합한 행성지구는 일부만을 위한 게 아니라 모든 이를 위한 최적의 해결책이다. 파나로토 씨는 “모든 생명체 사이에 정의로운 관계를 구축하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강조한 뒤, 교황에게 신속성과 즉각성이 특징인 이 시대에 어떻게 그 시간을 구할 수 있는지 질문했다.

여기서 교황이 답한 핵심어는 “느림”이다. 부자연스럽다고 인식하면서도 그것을 해소할 힘과 용기를 찾지 못한 채 끊임없이 피로를 느끼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현실을 언급한 교황은 하느님의 일을 위해 시간과 공간을 마련하자고 초대했다. 아울러 전쟁조차도 일을 빨리 처리하려는 조급함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평화를 이루려면 인내가 필요합니다.” 교황은 이러한 왜곡된 메커니즘의 싹을 자르려면 일상생활에서도 공격적인 반응이 퍼지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교황은 원고 없이 즉흥적으로 발언하며 이러한 측면을 상세히 설명했는데, 전반적으로 교황은 사전에 준비한 원고와 즉흥 연설을 매우 자연스럽게 통합시키며 답변을 이어갔다. 

“저는 ‘마음과 영토를 비무장화하자’라는 표어를 보고 있습니다. (...) 우리는 평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일부 국가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활동이 군수업 분야라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추악합니다. 너무 추악합니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비무장화를 하지 못하게 됩니다. 군수업이 매우 큰 장사판이기 때문이죠. 무기를 제조하는 국가 목록을 보면 군수업이 얼마나 큰 장사판인지 알 수 있습니다. 죽음을 준비하는 것일 뿐입니다. 정말 추악한 일이죠!”

갈등을 현실적으로 직시합시다

‘팍스 크리스티’ 이탈리아 부지부장 세르지오 파로네토와 함께 산 에지디오 공동체 창립자 안드레아 리카르디가 단상에 올랐다. 그는 교황의 용기에 감사를 표하며 대화와 형제애에 헌신하는 모든 이가 평화를 이루는 과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평화를 꿈꾸는 이들은 차이와 갈등을 표현하는 모든 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데서 진정한 평화가 나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복잡다단한 시대에 어떻게 해야 우리가 평화의 장인이 될 수 있을까요? 국내외 갈등을 마주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우리가 중재자가 될 수 있을까요?” 

교황이 제시하는 교훈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갈등이 일정한 임계점을 넘지 않는다면 자연스러운 요소라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교황은 “갈등은 창의성을 자극한다”며 “갈등은 혼자서는 결코 해결할 수 없으므로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혼자서는 빠져나올 수 없는 미로가 바로 갈등입니다. (...) 갈등에서 벗어나면서 여러분은 이전보다 더 나아져야 합니다. 갈등에 사로잡힌 채 벗어나서는 안 됩니다. 갈등을 겪을 때엔 우리가 미로 속에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벗어날 수 있습니다.” 교황은 갈등을 숨기고 없애는 게 능사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갈등을 유발하는 다수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사회와 가정에서 갈등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다. “갈등이 없는 사회는 죽은 사회입니다. (...) 갈등과 구체적으로 대화하는 사회가 미래가 있는 사회입니다.”

“우리는 종종 갈등과 긴장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갈등을 없애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은 유혹을 받곤 합니다. 갈등이 없는 것처럼 지내고, 갈등을 숨기고, 갈등을 멀리하는 것이죠. 그렇게 함으로써 불편하지만 중요한 현실의 일부를 잘라내 버리는 꼴이 됩니다. 우리는 이러한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끝내 불의가 넘쳐나고 불쾌감과 좌절감이 생기며 심지어 폭력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정치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갈등이 숨겨져 있다가 나중에 터져버리는 것이죠. 조화롭게 어우러지지 않고 말입니다.”

마오즈 씨와 아지즈 씨의 포옹 “전쟁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교황은 전쟁으로 얼룩진 중동에서 온 두 명의 증언을 들었다. 이는 이날 만남의 절정이자 상징이다. 지난해 10월 7일 부모를 잃은 이스라엘인 마오즈 이논 씨와 내전으로 형제를 잃은 팔레스타인인 아지즈 사라 씨가 그 주인공이다. “저희는 기업인입니다. 평화야말로 저희가 창출해야 할 가장 위대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이탈리아 노동총연맹 경제연구원 로베르토 로마노 씨와 함께한 두 사람은 기술주의 패러다임과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윤을 추구하는 문화의 영향을 받는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해야 젊은이들이 평화의 기업인이 되도록 도울 수 있는지 교황에게 질문했다. 질문 후 교황과 두 사람이 길고 깊은 포옹을 나눴다. 뜨거운 박수가 이 순간을 절정으로 이끌었다. 교황은 이들의 증언에 많은 말을 덧붙일 필요가 없다며, 참석자 모두에게 잠시 침묵 중에 기도하자고 초대했다.

“두 사람 모두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가정이 깨졌습니다. 전쟁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잠시 조용히 침묵합시다. 이들의 고통에 너무 많은 말을 덧붙일 필요는 없습니다. 모두 침묵 중에 기도하면서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무언가를 하겠다고 마음속으로 결심합시다. 잠시만 침묵합시다. [모두 침묵] 이 전쟁과 수많은 전쟁터의 어린이들을 생각합시다. 그들이 어떤 미래를 맞이하게 될까요? 로마에 온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생각납니다. 그들은 웃는 법을 모릅니다. 전쟁터에서 온 아이들은 웃지 않습니다. 또한 이 두 나라를 발전시키기 위해 평생을 일해 온 노인들도 생각합시다. 패배만 남았습니다. 역사의 패배이자 우리 모두의 패배입니다.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이 두 형제를 통해 우리의 이러한 열망과 평화를 위해 일하려는 의지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전해주도록 합시다.”

번역 박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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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5월 2024, 1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