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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정상회담 히로시마 정상회담  (ANSA)

G7, 교황 “핵 재앙의 위협에 대항하는 대화의 길을 선택하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5월 21일까지 주요 7개국 정상회담이 열리는 도시 히로시마의 교구장에게 서한을 보내 “통합적인” 글로벌 안보와 다자주의를 굳건히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황은 핵무기가 오늘날 두려움과 의심을 불러일으킨다며, 형제적 접근만이 앞으로 나아갈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Alessandro De Carolis / 번역 박수현

“통합적인” 접근법 없이는 평화도 없고 글로벌 안보도 없다. 모든 이의 생명과 존엄을 보장하는 식량과 식수 그리고 자원에 대한 접근에 이르기까지 “21세기의 다극화된 세계”를 특징짓는 다양한 측면에 대한 국제적인 공동 행동을 모색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핵전쟁의 공포를 끊임없이 불러일으키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한 테이블에 둘러앉은 세계 7대 경제대국 지도자들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쟁을 목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범죄는 물론 우리 공동의 집(지구)의 미래에 대한 범죄”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했다. 

상처를 치유하기

교황은 5월 19-21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히로시마의 교구장 시라하마 미츠루 알렉시오 주교에게 이러한 고려사항을 전달했다. 교황은 시라하마 주교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지난 2019년 일본 사도 순방에서 1945년 8월 6일 핵폭탄이 떨어진 현장인 평화기념관을 방문할 당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 이후 그리고 이제 전쟁을 겪으면서 “우리 인류 가족은 형제애와 연대를 통해 함께해야만 상처를 치유하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책임 있는 다자주의

교황은 평화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안보가 “통합적”이어야 한다는 점, 이를테면 “식량과 식수에 대한 접근, 환경 존중, 보건, 에너지원, 세계 재화의 공평한 분배 등의 문제를 포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통합적 안보 개념은 이러한 문제들 간의 깊은 상호 연관성을 바탕으로 다자주의와 정부 및 비정부 행위자 간의 국제 협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책임 있는 다자 협력 접근법을 함께 채택해야 합니다.”

핵무기, 평화에 대한 착각

인간이 구원받으면 지구도 구원받는다고 말하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의 “통합 생태론” 개념을 떠올리는 말이 국제 행동에도 적용됐다. 교황은 “핵무기 사용에 따른 재앙적인 인도주의적, 환경적 영향은 물론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인적, 경제적 자원의 낭비와 부적절한 배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핵무기 보유로 인해 끊임없이 공포와 의심의 분위기가 조성된다”며 “이것이 상호 신뢰와 대화의 분위기를 저해하는 영향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교황은 “핵무기와 기타 대량살상무기는 평화에 대한 착각을 자아내는 위험을 곱절로 늘린다”고 말했다.

이러한 까닭에 교황은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이 “항구한 평화와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안보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있어 선견지명이 있는 혜안을 보여주기”를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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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5월 2023, 0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