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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멘스 홀에서 400여 명의 아스티교구 순례단을 만나는 프란치스코 교황 클레멘스 홀에서 400여 명의 아스티교구 순례단을 만나는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교황 “가족, 많은 변화 있었지만 여전히 핵심가치로 남은 현실”

프란치스코 교황이 5월 5일 아스티교구장 마르코 프라스타로 주교와 함께한 아스티교구 순례객 400여 명의 예방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19-20일 교황의 아스티 방문에 대한 답방 차원으로 로마를 방문했다. 교황은 이번 만남을 통해 그리스도께서 가져오신 가족 “혁명”을 강조하면서 가족 간의 가장 끈끈한 유대는 바로 그리스도의 사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족 간의 사랑은 “감사와 고마운 마음, 상호 섬김”으로 활기를 얻는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또 자신의 “부계의 뿌리”를 만나러 갔던 날의 “인간적 온기”를 상기했다.

Alessandro Di Bussolo / 번역 안주영

예수님께서 가져오신 가족 “혁명”이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유대가 더 이상 혈연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랑”임을 드러내는 동시에 “이기심의 역학”에서 벗어나 친족 관계의 이익에 지배되지 않고 “감사와 고마운 마음, 상호 섬김으로 활기를 얻는” “새롭고 더욱 끈끈하면서도 자유로운 유대로 가족을 풍요롭게”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5월 5일 클레멘스 홀에서 아스티교구장 마르코 프라스타로 주교와 함께한 아스티교구 순례객 400여 명을 만나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연설했다. 교황은 지난해 11월 19-20일 아스티 지역을 방문한 기억을 떠올리며 “위로”이자 “뿌리로 돌아간 것 같은” 체험, “위대한 인간적 온기”와 “넓은 의미의 가족”을 체험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우리 모두를 형제자매로 만드신” 예수님께 뿌리를 둔 형제애

교황은 우리의 “도시, 마을, 본당”에서 사용하는 “형제애”라는 표현이 그저 “좋은 말”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형제자매로 만드신 예수 그리스도, 사랑과 섬김과 용서로 그리고 서로의 짐을 지고 걸어가는 길, 곧 복음의 길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바탕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예수님 안에서 이뤄진 새로운 가족이 부부 사이, 부모와 자녀 사이, 형제자매 사이 등 “가족 관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동시에 교회와 시민 공동체의 삶도 “숙성시킨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는 “감사, 존중, 환대를 자라나게 하고 상대방의 인간적 가치를 높인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아스티교구 순례단의 만남. 교황 곁에 아스티교구장 마르코 프라스타로 주교가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아스티교구 순례단의 만남. 교황 곁에 아스티교구장 마르코 프라스타로 주교가 보인다.   (Vatican Media)

피에몬테 가족의 인간적 온기

교황은 지난해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그리스도 왕 대축일의 “하루 반나절” 동안 아스티 지역에 머문 시간을 가리켜 피에몬테 땔깜처럼 “즉시 따뜻해지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훈훈함이 지속되는” 위대한 인간적 온기를 느낀 순간이었다고 상기했다. 아울러 “넓은 의미의 가족과 보낸 시간”이었다며 “먼저 출신 가족이자 뿌리인 친척들과의 만남, 교회의 가족인 하느님의 모든 백성이 참례한 주교좌성당에서의 성찬례 거행, 그리고 시민 공동체의 가족인 시민들의 참여로 이뤄진 지방정부 당국과의 협업”을 떠올렸다. 

“제가 말씀드린 인간적 온기란 한낱 감정이 아닙니다. 기쁨으로 가득한 여러분의 얼굴을 볼 때, 여러분의 애정을 느낄 때, 모든 한계와 어려움을 안고 복음의 길을 따라 걸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가족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때 제 안에 불이 붙었습니다.”

“여러분의 모든 편지에 답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교황은 아스티 시민들이 자신에게 보낸 수많은 편지들을 통해서도 그러한 인간적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며, 편지들 가운데 몇몇은 “다양한 문제와 그 해결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정말 엄청난 친밀함이었습니다. 저에게도 이 편지들이 위로가 됐습니다. 제가 모든 편지에 답장을 드렸으면 좋겠지만, 장담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아스티 시장에게서 명예 훈장을 받는 교황
아스티 시장에게서 명예 훈장을 받는 교황   (Vatican Media)

예수님께서 가져오신 가족 “혁명”

교황은 “가족”이라는 말에 잠시 머무르며 “가족과 관련해 많은 것이 변했고 지금도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핵심가치로 남아있는 현실”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가족의 진정한 “혁명”은 “새로운 것, 참된 새로움을 이 세상에” 가져오신 유일하신 분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마태오, 마르코, 루카 복음에서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제자들과 다른 이들 가운데에서 설교하실 때 “우리를 당황케 하고 위기에 빠뜨린” 이야기를 상기했다. “사람들이 예수님께 ‘스승님의 어머님과 형제들이 스승님을 찾고 계십니다’ 하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뭐라고 대답하셨는지 기억하시나요? 예수님께서는 당신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아울러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라고 덧붙이셨습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잘 생각해 보면 가족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창안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감사와 상호 섬김으로 이뤄진 예수님의 참가족

교황은 그리스도인들이 서로를 “형제자매”로 부르는 것이 “판에 박힌 문구나 관례적 표현”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창안하신 새로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가족을 근본적으로 새롭게 함으로써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유대란 더 이상 혈연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랑임을 드러냅니다.”

“그분의 사랑은 가족을 변화시키고, 인간 조건과 죄에서 비롯된 이기심의 역학으로부터 가족을 자유롭게 하며, 친족 관계의 이익이나 관습에 지배되지 않고 감사와 고마운 마음, 상호 섬김으로 활기를 얻는 새롭고 더욱 끈끈하면서도 자유로운 유대로 가족을 풍요롭게 합니다.”

감사와 환대로 자라나는 새로운 가족

교황은 이러한 성찰을 “아스티의 형제자매들”과 나누고 싶었다며 “나의 부계 가족의 뿌리가 있는 땅”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생명의 선물과 이를 우리에게 물려준 이들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는 한편,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당신 가족의 일원으로 부르셨기에 또한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것입니다.” 

“예수님 안에서 이뤄진 새로운 가족은 부부 사이, 부모와 자녀 사이, 형제자매 사이 등 가족 관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동시에 교회 공동체와 시민 공동체의 삶도 ‘숙성시킵니다.’ 예를 들어, 감사, 존중, 환대를 자라나게 하고 상대방의 인간적 가치를 높입니다.”

“모든 형제들” 외래 진료소, 환자와 의사로 구성된 가족 공동체

교황은 “가장 소외된 이들을 위한 새로운 외래 진료소의 이름으로 택한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이라는 표현의 의미”를 새롭게 밝혔다. “‘모든 형제들’은 거기서 치료를 받는 이들과 의사, 간호사 그리고 모든 자원 봉사자들이 한 가족을 이룬다는 의미입니다. 곧, 아픈 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는 가족인 것이죠.”

“이렇듯 도시에서, 마을에서, 본당에서 ‘형제애’라는 말은 그저 좋은 말, 몽상가들의 이상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형제자매로 만드신 예수 그리스도, 사랑과 섬김과 용서로 그리고 서로의 짐을 지고 걸어가는 길, 곧 복음의 길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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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5월 2023, 1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