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국제 카리타스 총회 참석자들의 예방을 받은 프란치스코 교황 국제 카리타스 총회 참석자들의 예방을 받은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교황 “이웃의 고난이 우리에게 도전이 될 때, 우리는 소매를 걷어붙여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5월 11일 국제 카리타스 총회 참석자들의 예방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선교하는 제자”가 되어 지역 교회의 사목적 자선활동에 헌신하는 한편 “다원성을 자원으로 살아내라”고 당부했다.

Andrea De Angelis / 번역 이정숙

하느님의 이름으로 행하는 선은 “사라지거나 지워지지 않을 우리의 좋은 몫”이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은 “전적으로 사실”이라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했다. 교황은 5월 11일 국제 카리타스 회원들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여러 차례 인용했다. 바티칸에 본부를 두고 있는 전 세계 카리타스 회원기구들의 연합회인 국제 카리타스 총회 참석자 약 400명이 바티칸 클레멘스 홀에서 교황을 예방했다. 교황은 참석자들에게 한 연설에서 자선활동을 통해 “우리 자신의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될 뿐만 아니라 다른 이의 삶도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는 사실을 되새기라고 권고했다.

고마움과 감사

교황은 바오로 사도의 유명한 ‘사랑의 찬가’를 언급하면서 무엇보다도 모든 노력과 선행은 진정한 사랑 없이는 “완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바오로 사도는 사랑이 없으면 모든 행동이 헛되다고, 외형만 남을 뿐 실체는 남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가장 특별한 행동, 가장 영웅적인 관대함, 심지어 굶주린 이들을 돕기 위해 자신의 모든 재산을 나눠주는 일(1코린 13,3 참조)조차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자선을 베푸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하느님께 대한 감사와 회복의 고귀한 형태로도 이어진다.  

“고통받고 돌봄이 필요하며 하느님 자녀로서의 존엄성을 되찾기 위해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형제자매들에게 우리의 시선을 돌리기로 선택함으로써 우리는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는 기쁘고 넘쳐나는 ‘회복’, 감사 및 고마움의 기억에 대한 신비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 받은 것을 다른 이들에게 나눠주는 것은 우리가 성체성사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했다는 것을 하느님께 보여드리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사랑의 중심에 계신 그리스도

국제 카리타스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교황은 연설 서두에 “우리의 모든 자선활동과 사회활동의 근원에 그리스도께서 계시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말 것”을 당부한 다음, 국제 카리타스의 구체적 소명을 설명했다.

“국제 카리타스가 사회 분야에서 활동하는 다른 기관들과 구별되는 것은 교회적 소명입니다. 아울러 교회 내에서 자선활동에 헌신하는 많은 교회 단체 및 협회에 비해 국제 카리타스의 봉사를 구체화하는 것은 사도좌와 친교를 이루고 교회의 교도권과 조화를 이루면서 주교들의 사목적 사랑의 임무 수행을 돕고 협력하는 일입니다.”

자선에 대한 사랑

한계를 모르는 이 같은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건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가르치신 사랑을 통해서다. 상대방의 눈에서 형제자매를 볼 수 있고, 악에 맞서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감각이다.

“사랑은 우리의 눈을 뜨게 하고 시야를 넓혀주며, 우리의 여정에서 마주치는 이방인에게서 이름과 사연 그리고 우리가 무관심할 수 없는 드라마를 간직한 형제자매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게 합니다. 하느님 사랑에 비추어 볼 때, 타인의 실체는 그림자 속에서 드러나고 무의미함에서 벗어나 가치와 중요성을 얻게 됩니다. 이웃의 필요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안일한 삶을 지속하려는 우리를 뒤흔들며, 책임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다른 이를 억압하는 악에 우리의 구체적인 얼굴과 마음으로 마주하고, 소매를 걷어붙여 직접 대응할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언제나 사랑의 빛 속에서 이뤄집니다.”

선교하는 제자

교황은 국제 카리타스 회원들이 “다양성 안에서 일치”를 이뤄 진정으로 “선교하는 제자”가 되라고 당부했다.

“카리타스를 위해 일하는 모든 이는 세상 앞에서 이 같은 사랑을 증거하도록 부름받았습니다. 여러분은 선교하는 제자가 되어 그리스도를 따르십시오! (…) 여러분에게 일치를 당부합니다. 여러분 연합회는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카리타스 회원기구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다양성을 자산으로, 다원성을 자원으로 살아내십시오. 갈등이 분열이 아니라 만남과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서로를 존중하며 꾸준히 이 일에 정진하십시오.”

교황은 “성숙하고 깨어 있는 평신도의 도전”에 주목하며, 그 역할이 특히 오늘날 소중하다며 연설을 마쳤다.

“여러분은 지역 교회가 사목적 사랑을 위해 적극적으로 헌신하는 데 동행하도록 부름받았습니다. 교회의 메시지를 정치 및 사회 생활에 전할 수 있는 유능한 평신도들을 양성하는 데 주의를 기울이십시오. 성숙하고 깨어 있는 평신도의 도전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가난한 이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모든 분야로 확장되기 때문입니다. 평신도들은 불의한 사회 구조를 바꾸고 인간의 행복을 증진하는 어려운 일에 헌신함으로써 교회의 어머니다운 마음과 사회 정의에 대한 관심을 창의적인 자유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11 5월 2023, 1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