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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건물을 파괴한 폭격이 있은 후 키이우에서 아기를 안고 피신하는 여성 많은 건물을 파괴한 폭격이 있은 후 키이우에서 아기를 안고 피신하는 여성   (AFP or licensors)

교황 “전쟁이 인간 삶에 위안을 준 적은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 요한 23세 교황 회칙 「지상의 평화」(Pacem in terris) 반포 60주년을 맞아 교황청립 라테라노 대학교에서 열린 국제 컨퍼런스 참가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힘에 대한 욕망이 국가 간의 관계를 어떻게 주도하고 있는지 설명했다.

Benedetta Capelli / 번역 김호열 신부

지난 1963년 4월 11일 반포된 성 요한 23세 교황 회칙 「지상의 평화」(Pacem in terris)에서 오늘날에도 여전히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메시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 왜냐하면 “평화는 온 인류 가족, 모든 민족, 모든 사람의 마음과 열망 안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립 라테라노 대학교와 교황청 온전한인간발전촉진부의 공동 주관으로 5월 11-12일 라테라노 대학교에서 “사람들 사이의 평화: 「지상의 평화」 이후 60년”이라는 주제로 열린 국제 컨퍼런스 참가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이 같이 말했다. 

전쟁은 오직 폐허를 낳을 뿐입니다

교황은 “전쟁이 인간의 삶에 위안을 준 적도 없고, 역사적으로 인류가 나아갈 길을 인도한 적도 없으며, 인간의 행동에서 발생한 갈등과 반목을 해결한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쟁이 초래한 폐허의 참상은 “희생자, 파괴, 인간성 상실, 편협한 마음, 새로운 확신으로 내일을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의 부정” 등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까닭에 평화는 회칙 「지상의 평화」에 명시된 바와 같이 진리, 정의, 사랑, 자유에 기반한 정책을 추구하겠다는 약속 위에 이뤄져야 한다고 교황은 설명했다.

귀먹은 인류

교황은 「지상의 평화」가 반포된 지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류는 평화가 얼마나 필요한지, 평화가 얼마나 큰 선익을 가져오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수의 이기심과 점점 좁아지는 소수의 이해관계”로 인해 도처에서 발생하는 분쟁이나 문제의 해결책으로 무기를 생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무력 행사를 제한하는 국제 관계가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힘에 대한 욕망이 불행히도 여전히 국가 간의 관계에서 판단 기준이자 행동의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현상은 기반시설과 자연 환경은 물론 사람들과 그들이 사랑하는 모든 것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여러 지역에서 나타납니다.” 

군비 경쟁

교황은 군비 지출의 증가가 다시금 “국가 간의 관계를 유지하는 도구”가 됐다며, 이에 따라 평화는 “군사력의 균형”을 기반으로 할 때만 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은 두려움과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한 번 불씨가 붙으면 바로 폭발할 위험, 언제든지 전쟁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자 기구의 개혁

교황은 “다자 기구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을 촉구하며 “각국이 안보를 관리하고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만든 다자 기구는 이제 행동의 자유와 가능성을 박탈당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구체적으로 행동할 수 없다면 단순히 말로 평화를 선언하는 것만으론 충분하지 않으며, 공동선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당파적 도구”에 불과하게 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회칙 「지상의 평화」를 언급하면서 국가들이 “본질적으로 각자의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도록 부름받았다”며 “자유의 방식에 따라 움직이고 정의의 요구에 응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의의 객관적 요구에 대한 현실 사회의 적용 문제에는 결정적인 해결책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평화 교육

“저는 적절할 뿐만 아니라 끊임없는 평화 교육을 위해 그 방법을 심화시키는 임무를 대학에 맡깁니다.” 교황은 메시지 말미에 연구와 탐구, 심화 학습과 쇄신 그리고 실질적 활동의 결과인 참되고 적절하며 체계적인 교육을 당부했다. 교황은 “이것이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 걸어가야 할 길”이라며, 교황이 직접 교황청립 라테라노 대학에 개설한 평화학 연구과정을 통해 젊은 세대를 훈련시켜 “형제애에 따라 형성된 인간 공동체의 기초가 되는 만남의 문화, 평화를 이루기 위해 행동하는 규범을 촉진하는 만남의 문화”를 증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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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5월 2023, 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