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축성생활자들에게 “용기를 내십시오. 원망의 마음, 쓰라린 마음을 떨쳐내십시오”
Paolo Ondarza / 번역 김호열 신부
프란치스코 교황이 4월 13일 바티칸 클레멘스 홀에서 이탈리아 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USMI) 총회 참가자 300여 명의 예방을 받았다. 이번 총회의 주제는 “시노드 여정에서 부활하신 분을 증거하는 여인들”이었다. 교황은 오늘날 세상을 위한 새로운 길과 새로운 의미를 갖는 어휘를 찾아나서기 위해서는 항상 복음으로 돌아가 교회 안에서 함께 걸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류 한가운데에서 하느님의 누룩이 되고, 희망을 만들어 내는 이들이 되라고 당부했다. “여성 수도자가 부활하신 분을 증언하지 않는다면 그녀의 삶은 거기서 끝날 것입니다.”
오늘날의 세상을 위한 새로운 길
교황은 여성들이 예수님 부활의 첫 증인들이었다며, 예수님의 제자들이 모델로 삼을 만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태도는 우리가 원천으로 돌아가 복음 본연의 참신함을 되찾고자 노력할 때마다 새로운 길들이 드러나고 창조적 방식들이 보이며, 또 다른 형태의 표현들과 더욱 설득력 있는 기호들과 오늘날의 세계에 새로운 의미를 갖는 어휘들이 생겨날 것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교황은 “그리스도께서는 ‘영원한 복음’”이시며 “그분의 풍요와 아름다움은 다함이 없으시다”고 말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또한 당신을 가두어 두려는 우리의 진부한 도식을 깨뜨리실 수 있고, 하느님이신 당신의 끊임없는 창조력으로 우리에게 놀라움을 주십니다.”
“항상 용기를 가지고 주님을 찾으십시오. 그분께서 어제 우리에게 말씀하신 게 아니라 오늘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찾으십시오. 물론 여러분의 수도회마다 고유한 카리스마가 있습니다만, 여러분이 찾고자 하는 정신은 바로 이것입니다. 곧, 여러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창립자들의 정신으로 오늘 이렇게 여쭈십시오. ‘주님, 오늘 제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여성은 이 일에 능숙합니다. 새로운 길을 내는 방법을 알고, 베푸는 방법을 알고 (…) 용감합니다.”
시노드 여정의 주인공이신 성령
부활절 아침, 제자들에게 예수님의 부활을 알리기 위해 서둘러 달려가는 여인들의 모습은 진정한 ‘시노드적 회심’에 영감을 준다. 그 여인들은 주님과의 만남의 기쁨을 혼자만 간직하거나 혼자 여정에 나서지 않는다고 교황은 설명했다. “너그러움이 여성의 특징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여성은 생명을 주고, 길을 열고, 다른 이들을 부르며 함께 걷는 것을 택합니다.” 교황은 “예수님의 현존은 우리를 우리 자신 안에 가두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을 만나고 다른 사람과 함께 걷기로 결심하도록 우리를 재촉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노달리타스는 교회를 위한 주된 길”이라고 말했다.
“시노드 여정은 성령께서 만드신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성령께서 시노드 여정의 머리이시자 주인공이십니다. 여성들은 이 역학관계 안에서 앞으로 나아갑니다. 사목자들과 함께할 때 여러 차례 평가절하되고 때로는 이해를 받지 못할 때에도 여성 여러분은 기꺼이 귀를 기울이고 만나고 대화하고 함께 계획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시노드 여정은 답을 얻고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시노드 여정은 걷고 경청하고 – 경청해야 합니다! – 느끼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시노드 여정은 의회가 아니며, 의견 수렴도 아닙니다. 시노드 여정은 시노드의 주인공이신 성령의 인도 아래 삶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여성 증인인 여러분은 새로운 열정으로 이 길을 걸어가십시오.”
희망의 씨앗을 뿌리십시오
교황은 이탈리아 여자수도회 장상들에게 현실에 귀 기울이고, 현실을 직시하고 만지며, 절대 현실에서 벗어나지 말고 현실의 “궤도 안”에 있으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성소자 감소, 수도회 활동, 축성생활의 다문화성의 요구 등 여러 문제 앞에서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이 되라고 호소했다. 교황은 “도전은 극복하라고 있는 것”이라며, 희망은 “가장 작지만 가장 강한 덕”이라고 말했다.
“현실을 직시하는 사람이 됩시다. 단, 쾌활함과 담대함과 희망찬 헌신을 포기하지는 맙시다! 여러분의 많은 프로젝트가 이 희망찬 헌신을 말해줍니다. 이 길을 계속 가십시오!”
악마의 묘약
교황은 원고를 내려놓고 축성생활의 병폐, 특별히 어려움만 바라보거나 “항상 잘못된 것을 찾으며, ‘그런데, 하지만’이라는 탑”을 쌓는 “원망하는 마음”, 곧 “쓴맛”(amarezza)을 조심하라고 말했다. 교황은 그것이 “악마의 술”이라며 희망과는 정반대라고 말했다.
“달콤함 대신 씁쓸함에 몰두하면 뭔가 잘못됩니다. 마음의 씁쓸함, 원망하는 마음은 많은 해를 끼칩니다. 여러분의 공동체에서 어떤 자매가 이러고 있으면 그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항상 ‘옛날이 더 좋았고, 여기저기서 모든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우울한 사람이 있다면 그러한 상태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십시오. 원망하는 마음, 씁쓸함, 쓴맛은 악마의 묘약입니다. 부탁입니다. 이런 것 말고 성령께서 우리에게 영적인 감미로움, 달콤함을 주실 수 있도록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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