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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 6세 홀에서 크레마교구 신자들을 만나 미얀마 폭력사태 종식을 위한 기도를 당부한 프란치스코 교황 바오로 6세 홀에서 크레마교구 신자들을 만나 미얀마 폭력사태 종식을 위한 기도를 당부한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교황 “미얀마에 평화의 선물을 내려주시길 간구합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4월 15일 바오로 6세 홀에서 이탈리아 크레마교구 순례자들을 만났다. 이 만남에서 교황은 크레마 출신 복자 알프레도 크레모네시 신부의 순교지 미얀마를 위해 기도하자고 초대했다. “그분은 굳건한 신심, 너그러운 행동, 소박한 삶, 선교 열정 등 크레마 지역의 확고한 미덕을 모범적인 방식으로 구현했습니다.”

Andrea De Angelis / 번역 박수현

프란치스코 교황이 4월 15일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크레마교구에서 로마를 방문한 2000여 명의 신자들에게 연설하면서 선교사의 세 가지 덕목으로 △겸손 △기쁨 △경탄을 강조했다. 크레마교구장 다니엘레 지아노티 주교는 지난 2017년부터 로마 순례를 추진해 왔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오래 전부터 계획된” 이번 순례가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으로 인해” 연기됐지만, 지난 1953년 2월 7일 미얀마에서 순교한 크레마 출신 선교사 복자 알프레도 크레모네시 신부의 순교 70주년과 맞물려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미얀마의 평화를 위한 기도

교황은 크레마 출신의 복자 알프레도 크레모네시 신부가 순교한 장소인 미얀마 도노쿠(오늘날 카우크폰) 지역을 언급하며 “그가 평생을 일했던 산골 마을”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많은 어려움과 위험에도 불구하고 신자들 곁에 머물기 위해, 지속적인 전쟁과 폭력으로 반복해서 파괴된 것을 건설하고 또 건설하기 위해” 여러 차례에 걸쳐 오간 곳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얀마 국민의 삶을 여전히 짓밟고 있는 폭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시다시피 미얀마는 제가 마음에 품고 있는 고통받는 나라입니다. 미얀마를 위한 평화의 은총을 하느님께 간구합니다. 여러분도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이를 위한 보편적인 사람

교황은 복자 알프레도 신부의 강인한 성품,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 크레마의 전형적인 미덕을 보여주는 영성을 설명했다.

“알프레도 신부님의 놀라운 점은 신자와 비신자, 가톨릭 신자와 비가톨릭 신자를 가리지 않고 자신에게 맡겨진 이들의 선익을 위해 묻거나 따지지 않으며, 자신을 아끼지 않고 헌신하면서 사목 활동을 펼친 끈기입니다. 알프레도 신부님은 모든 이를 위한 보편적인 분이셨습니다. 그분은 굳건한 신심, 너그러운 행동, 소박한 삶, 선교 열정 등 크레마 지역의 확고한 미덕을 모범적인 방식으로 구현했습니다.” 

교황은 복자 알프레도 신부의 용기, 가장 작은 이들에 대한 사랑, 순교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선을 위해 헌신할 수 있었던 역량을 강조했다.

“젊은이들의 교육을 위해 헌신한 그분은 총에 맞아 쓰러질 때까지 오해와 폭력적인 반대에도 위축되거나 낙심하지 않았습니다.” 

크레마교구장 다니엘레 지아노티 주교와 인사를 나누는 프란치스코 교황
크레마교구장 다니엘레 지아노티 주교와 인사를 나누는 프란치스코 교황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맡겨진 유산

교황은 복자 알프레도 신부를 암살하는 극단적인 폭력조차도 평화의 메시지가 전파되는 것을 막지 못했고 그의 목소리를 잠재우지도 못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사실 그분은 자신의 발자취를 따르는 이들을 통해 끊임없이 말하고 있습니다. 그 선교사들 중에는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안드레아 만도니코 신부님이 있습니다. 또한 비록 우리와 이곳에 함께할 수는 없었지만 피에르 루이지 마칼리 신부님을 잊지 맙시다! 니제르와 말리에서 2년 동안 포로가 된 피에르 신부님의 무사귀환을 위해 여러분이 많은 기도를 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이들에게만 알프레도 신부님의 선교적 목소리가 맡겨진 것은 아닙니다. 우리 모두, 여러분 모두, 여러분의 말,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인 공동체로서의 여러분의 체험에 맡겨진 것입니다. ”

선교사의 특징

교황은 복자 알프레도 신부가 남긴 선교 정신에 관한 아름다운 글을 인용하며 “회심하는 영혼을 보는 것”이 “어떤 기적보다 더 큰 기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선교사의 세 가지 중요한 특징을 생각하도록 초대했다.

“하느님의 크신 손에 있는 작은 도구라는 겸허한 인식, 형제자매들이 예수님을 만나도록 이끌며 ‘놀라운 일’을 수행하는 데서 느끼는 기쁨, 주님을 만나고 환대하는 이들 안에서 주님께서 친히 행하시는 일에 대한 경탄입니다. 겸손, 기쁨, 경탄은 삶의 모든 조건과 상태에서 우리 사도직의 세 가지 아름다운 특징입니다.”

교황에게 선물을 전하는 크레마교구의 순례자들
교황에게 선물을 전하는 크레마교구의 순례자들

하느님 앞에서 가난한 이와 부유한 이

모든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은 “교회의 보화”라고 교황은 강조했다.

“로마 교회의 부제이자 순교자 라우렌시오 성인의 말을 빌리자면, 이것이 교회의 보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교회의 보화는 바로 여러분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하느님 앞에서 가난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을 유일무이하게 보시는 그분의 무한하신 사랑으로 부유해졌습니다. 우리는 그 사랑의 증인이자 선교사입니다.”

공동체의 여정

마지막으로 교황은 “옛 가치를 현대 언어로 옮겨 모든 이에게 전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말라”며 “피조물의 수호자”가 되고 가장 약한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공동체의 여정을 모두 함께 이어가라”고 격려했다. 

“노인들, 취약한 이들, 특히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잊지 마십시오. 인생이 무엇인지, 곤경이 무엇인지, 고통이 무엇인지 아는 이들에게서 우리는 배울 것이 많습니다. 그러니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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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4월 2023, 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