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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비아, 선교사 그룹 잠비아, 선교사 그룹 

제60차 성소주일 교황 담화 “실존적 변두리에 있는 이들을 향한 선교사명 없이 그 어떤 성소도 있을 수 없다”

제60차 성소주일 교황 담화(2023년 4월 30일)는 신앙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과 관련해 그리스도인이 “실존적 변두리와 인간의 극적 사건들에 응답하도록 도전받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선교는 언제나 “하느님의 일”이라며, 우리가 “홀로 수행하는 일이 아니라 언제나 교회의 친교 안에서 수행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Alessandro Di Bussolo / 번역 박수현

“오늘날 세상의 모든 이들”에 대한 주님의 부르심인 성소는 은총이자 “무상의 선물”이며, 동시에 “밖으로 나가 복음을 전하겠다는 약속”이자 “새 생명과 참된 기쁨의 원천”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60차 성소주일 교황 담화(2023년 4월 30일)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교황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진행되던 지난 1964년 성 바오로 6세 교황에 의해 제정된 성소주일이 “하느님의 섭리적인” 계획이라고 상기하며, 올해 성소주일 주제 “은총이며 사명인 성소”에 대해 성찰하도록 초대했다.

하느님 사랑의 공간을 넓히며 “모든 곳에 생명을 불어넣으라”는 부르심

교황은 성소주일과 관련된 모든 활동이 “우리의 가정, 본당 공동체, 축성생활 공동체, 교회 단체와 운동 안에서 성소에 대한 인식을 증진하길” 희망했다. 아울러 “부활하신 주님의 성령께서 우리에게서 무관심을 몰아내고 연민과 공감의 선물”을 베풀어 주시길, 그리하여 우리가 “사랑이신 하느님의 자녀로 날마다 거듭나고” 우리 또한 “그 사랑을 다른 이들에게 전하게 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사랑의 자리가 넓혀지도록 어디에서든지, 특히 배척과 착취, 가난과 죽음이 도사린 자리에 생명을 가져다주어, 이 세상 안에 하느님의 다스리심이 더욱더 충만해지길” 빈다고 말했다. 제60차 성소주일 주제를 언급한 교황은 “우리가 증언하는 신앙으로, 곧 성사와 교회의 친교에서 체험되듯이 은총의 삶과 세상에서의 우리 사도직을 긴밀히 이어주는 신앙”을 살아내도록 부름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리스도인들은 성령에 이끌려 실존적 변두리와 인간의 극적 사건들에 응답하도록 도전받고 사명이 하느님의 일이라고 더없이 인식한다”고 말했다. “사명은 우리가 홀로 수행하는 일이 아니라 언제나 교회의 친교 안에서, 우리 형제자매들과 함께, (…) 수행하는 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부르실 때 무한한 창조성을 드러내십니다

교황은 바오로 사도가 에페소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에서 전하는 메시지를 인용하며, 하느님께서 “세상 창조 이전에 (...)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에페 1,4) 해 주셨다고 말했다. “우리는 사랑으로 사랑을 위하여 사랑과 함께 창조되었고, 우리는 사랑 때문에 빚어졌습니다.” 교황은 자신이 부르심을 받은 순간을 떠올리며 “1953년 9월 21일, 학교 연례 행사에 가던 중 한 성당에 들러 고해성사를 드리도록 이끌렸다”고 말했다. “그날이 제 인생을 바꾸었고 지금까지도 지속되는 흔적을 남겼습니다.” 교황은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부르시는 모든 방식에서 당신의 창조성을 드러내신다”고 강조했다. 그것은 “가난한 상황을 접할 때에, 기도드리는 순간들에서, 우리가 복음의 명백한 증언을 보거나 (...) 우리가 하느님 말씀을 듣고 그것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직접 하시는 말씀이라고 느낄 때에, 가까운 형제자매가 나누어주는 조언들에서, 질병과 슬픔을 겪는 순간들에서” 드러난다고 교황은 설명했다.

사명이 없는 성소는 없습니다

성소는 “하느님의 선택과 인간 자유 사이의 상호 작용”이므로 하느님의 주도권은 “우리 편에서의 응답을 요청”한다. 교황은 성소의 은사가 하느님과 다른 이들에게 우리 마음을 열어 우리 자신이 찾은 보물을 그들과 나눌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하느님께서는 사랑으로 우리를 부르시고 우리는 감사하며 그분께 사랑으로 응답합니다.” 그러나 교황은 “사명이 없는 성소는 없다”며, 따라서 “하느님의 부르심은 ‘파견’을 내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가 찾은 새로운 삶을 다른 이들에게 내어주지 않는다면 행복이나 충만한 자아실현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을 인용하면서, 세례를 받은 모든 이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는 이 땅에서 하나의 사명입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여기 이 세상에 있는 이유입니다.”

예수님과 함께함으로써 우리가 체험한 바를 기쁨으로 증거하십시오

교황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공동 사명은 “우리가 어디에 있든 우리의 행동과 말을 통하여 예수님과 교회인 그분의 공동체 구성원들과 함께 있다는 체험을 기쁘게 증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이는 “물질적, 영적 활동 안에서, 쓰고 버리는 문화와 무관심의 문화와는 반대로 친밀함, 연민, 자애를 반영하는 친절하고 반기는 삶의 방식으로 표현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리스도인 성소의 “핵심”은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청년대회, 타오르는 마음으로 일어나 서둘러 가라는 부르심

선교활동은 “우리 자신의 능력”이나 의지력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깊은 체험”의 결과다. 그래야만 우리는 엠마오의 두 제자처럼 증인이 될 수 있다고 교황은 설명했다. 교황은 엠마오의 제자들이 길을 가던 중 예수님께서 성경을 설명하실 때 “타오르는 마음”으로 경청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리스본 세계청년대회(WYD)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길 간절히 희망한다며 “마리아는 일어나 서둘러 길을 떠났다”(루카 1,39 참조)라는 주제에 따라 모든 이가 “타오르는 마음으로 일어나 서둘러 가라는 부르심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회, 일치를 이루면서도 뚜렷이 구별되고 “밖으로 나가는” 성소의 “교향악”

끝으로 교황은 교회를 뜻하는 그리스어 “에클레시아”(Ekklesia)를 언급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선교하는 제자 공동체를 이루도록 “부름받아 모인 이들의 집회”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교회 안에서 “우리 모두는 다양한 성소와 은사와 직분을 따르는 종”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또한 사랑 안에서 자신을 내어 주라는 우리의 공통된 부르심은 “가정을 작은 가정 교회로 가꾸고 사회의 여러 분야를 쇄신하고자 복음의 누룩으로 활동하는 데에 헌신하는 남녀 평신도의 삶에서 전개되고 그 구체적인 모습”을 찾는다고 말했다. 또한 “하느님 나라의 예언적 표징으로서 형제자매들을 위하여 온전히 하느님께 바쳐진 남녀 축성생활자들의 증거 안에서, 그리고 설교와 기도와 거룩한 하느님의 백성의 친교 증진에 봉사하도록 세워진 성품 교역자인 부제, 사제, 주교를 통하여 전개되고 그 구체적인 모습”을 찾는다고 부연했다. 교황은 “다른 모든 이와 이루는 관계 안에서만 교회의 개별적인 성소도 그 참다운 본성과 풍요로움이 충만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교회는 “하느님 나라의 새 생명이 온 세상에 퍼져 나가도록” 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고, “일치하지만 구별되는 그 모든 성소가 이루는 성소의 ‘교향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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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4월 2023, 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