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기도, 형제애, 친근함은 축성생활의 힘”
Tiziana Campisi / 번역 이창욱
“여러분의 카리스마는 교회와 세상을 위한 선물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4월 17일 교구 설립 축성생활의 한 형태인 교회 가족 공동체 ‘참행복 공동체’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수녀, 수사, 사제, 평신도(미혼, 기혼 포함)로 구성된 이 공동체는 기도와 선교사명을 통해 형제적 삶을 함께 나눈다. 교황은 사도궁 ‘교황들의 홀’(Sala dei Papi)에서 대표단을 만나 사전에 준비한 연설문을 나눠줬다. 50년 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가톨릭 카리스마 쇄신 운동의 발자취를 따라 프랑스에서 설립된 참행복 공동체는 오늘날 다섯 대륙에 진출해 있다. 이날 교황은 하느님과의 일치, 가르멜 영성과 동방 교회의 영성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참행복 공동체의 독특한 특징을 강조했다. 아울러 기도 생활이 형제적 친교의 원천이라고 덧붙였다. “기도 생활은 삼위일체적 원천에서 영감을 받고 각자 자신의 특수한 소명을 성취할 수 있게 합니다.”
방대한 사도직과 가장 취약한 이들에 대한 헌신
교황은 “매우 방대하고 다양한” 참행복 공동체의 사도직과 관련해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참행복 공동체에 속한 전례 △프랑스, 헝가리, 이탈리아, 코트디부아르 등 일부 성지에서 이뤄지는 봉사 △“어려움에 처한 미성년자 환대, 영양실조 아동 및 장애 아동 지원, 불우한 가정 및 미혼모 지원, 급식 및 의료 서비스 제공 등 개발도상국에서 전개한 다양한 인도주의 프로젝트” 등을 언급했다. 교황은 특히 참행복 공동체가 “버리는 문화로 오염된 사회에서 가장 취약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봉사한다”고 강조했다.
“여러분은 서양에 자리잡은 대부분의 공동체에서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위한 경청 센터를 조직했으며, 이러한 봉사를 교도소까지 확장시켰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돼 기쁩니다. 고통받고 외롭다고 느끼는 이들이 환대를 받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게 중요합니다. 여러분은 이에 너그러이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종교 간 대화와 평화 증진에 이바지
교황은 참행복 공동체의 활동 가운데 특히 여름철 사람들이 휴가를 떠나는 곳에서 “기도, 미사, 성체조배, 복음화 양성 모임, 거리 공연, 복음화를 위한 전야 기도와 밤샘 기도” 등 비정기적 선교를 이어가고 있음을 떠올렸다. 아울러 이것이 “젊은이들의 필요에 열린 마음으로 임하며 모든 장소와 모든 상황에서 하느님 말씀을 기꺼이 전하려는 태도”를 드러내는 헌신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과 체험을 나눌 수 있는 기회와 모든 참가자들에게 영적 쇄신을 위한 주요 기회”를 마련하는 국제 모임에 대한 공동체의 봉사를 높이 평가했다. 또한 “신앙의 뿌리를 굳건히 하거나 때로는 신앙의 뿌리를 재발견하고 하느님과의 관계를 굳건히 하는 위대한 영적 강렬함”을 체험하는 이스라엘 성지 순례 및 다른 신앙의 장소에서의 순례에 대한 공동체의 봉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러분이 축성생활에서 보여준 헌신, 교회와 세상에 대한 봉사에 감사드립니다. 관상과 기도, 선교사명의 영성에 바탕을 둔 여러분의 공동체는 종교 간 대화와 평화 증진, 인권 수호에 귀중한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증거는 많은 이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신앙 안에서 서로 돕고 젊은이들을 돌보십시오
교황은 “공동체 생활에서 구현된 형제적 사랑의 선물이 우리 그리스도인의 근간”이라고 강조하며, 신앙인으로 사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했다.
“우리는 혼자 있으라고 부름받은 게 아니라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사랑 안에서 서로를 도우며 함께 걸어가도록 부름받았습니다. 축성생활의 힘은 형제적 삶을 나누고, 기도하며,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데서 나옵니다.”
교황은 참행복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열성적으로, 기쁨과 희망으로 신앙을 증거하고 교회 생활과 복음화의 주인공이신 성령의 인도에 항상 마음을 열고 그분께 순명하면서” 사명을 수행하도록 “앞으로 나아가고 인내하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연설 말미에 “젊은 세대의 양성과 종교 간 대화, 특히 무슬림 형제자매들과 대화하는 노력을 견지”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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