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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요셉회 회원들을 만나는 교황 성 요셉회 회원들을 만나는 교황  (Vatican Media)

교황 “성령을 지나친 규정으로 가두지 맙시다. 자유롭게 성령을 따릅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17일 창립자 레오나르도 무리알도 성인의 가르침을 따르는 성 요셉회 회원들을 만났다. 만남에서 교황은 이 수도회 축성생활자들의 몇 가지 특성을 강조했다. “애덕이란 모든 이가 저마다 지닌 아름다움을 보고 표현하는 것, 마음으로 용서하는 것, 평온한 얼굴과 상냥함과 온화함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Tiziana Campisi / 번역 안주영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신뢰할 만한 증인이 되기 위해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실 수 있도록 내어 맡깁시다. 그분의 사랑이 우리의 애정, 생각, 행동을 언제나 더 인도할 수 있도록 내어 맡깁시다.”

하느님의 사랑에 자기 자신을 열라고 초대한 성 요셉회 창립자 레오나르도 무리알도 성인의 말씀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17일 성 요셉회 회원들에게 다시금 강조했다. 오는 3월 19일 수도회 창립 150주년을 며칠 앞둔 회원들에게 교황은 연설을 통해 레오나르도 성인이 당대의 “도덕적, 문화적, 경제적 빈곤”에 “무관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19세기 “프리메이슨의 중심지”이자 다양한 성인들의 사목지였던 토리노를 활동무대로 삼은 레오나르도 성인이 젊은이, 특히 노동자를 위한 교육에 헌신하려 했다고 말했다. 또한 성인의 이러한 헌신이 “지난 한 세기 반 동안 사람, 사업,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비롯해 무엇보다도 많은 사랑으로 풍요로워진 수도회”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성 요셉회 회원들에게 연설하는 교황
성 요셉회 회원들에게 연설하는 교황

성령의 인도를 따라 걸어갑시다

교황은 클레멘스 홀에서 열린 성 요셉회 회원들과의 만남에서 지난 2022년 수도회의 희년 개막을 축하하며 보낸 서한을 상기했다. 당시 교황은 서한에서 “‘시대의 요구를 파악하고 성령의 창의성을 가지고 앞날을 내다보는 기술’을 통해 꾸준히 성장하길 바란다”며, 시대의 요구에 대한 “식별과 충실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요셉 성인과 레오나르도 성인의 모범을 따라 “특히 젊은이들을 더욱 잘” 돌보라고 권고하며 “꿈꾸는 일을 멈추지 말라”고 격려했다. 교황은 17일 만남에서도 이 같은 초대를 반복하며 △하느님 사랑의 우선순위 △변화하는 세상에 대한 관심 △애덕을 위한 아버지다운 온유함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 대한 성찰을 덧붙였다. 먼저 하느님의 사랑을 받도록 내어 맡기는 것은 “축성생활의 수동성, 곧 침묵과 기도, 애덕과 봉사를 통해 성장하는 것”이며, 규율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자신을 이끌 수 있게 내어 맡기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수회의 총장이었던 레도호프스키 신부가 “모든 것을 규제”하고자 “예수회의 모든 영성을 한 권의 책에” 담으려 하자, 이 소식을 들은 베네딕도회의 한 수도원장이 “이 한 권의 책으로 예수회를 죽인 것”이라고 말한 일화를 들려줬다. 

“모든 것을 규제하려 들 때, 성령을 가두게 됩니다. 수도자, 축성생활자, 사제와 주교 등 성령을 가둬버리는 이들이 수두룩합니다. 부디 자유와 창의성을 남겨 두십시오. 언제나 성령의 인도를 따라 걸어갑시다.”

레오나르도 무리알도 성인의 모범을 따르십시오

교황은 레오나르도 무리알도 성인이 “당대의 모든 이의 필요에” 섬세하게 반응하고 주변의 어려움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며 “경제와 권력의 이해관계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교회의 예언자적 말씀의 대변자가 되어 가장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성인이 “삶과 사도직에서 평신도의 가치를 파악하는 법”을 알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용감하면서도 개방적인 성인의 모범을 본받아 “평신도와 남녀 수도자가 함께 기도와 식별, 노동의 길을 공유하며 정의와 친교의 장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세 번째 측면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여러분이 형제애의 정신으로 애덕을 위한 아버지다운 온유함을 구하고 여러분 안에서 이를 삶으로 실천하며 모든 이를 위해 이를 실천하길 바랍니다. 성모 마리아를 본받아 증거는 강하게, 사랑은 온유하게 하도록 하십시오. 레오나르도 성인은 ‘애덕이란 모든 이가 저마다 지닌 아름다움을 보고 표현하는 것, 마음으로 용서하는 것, 평온한 얼굴과 상냥함과 온화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십자가가 필요합니다. 십자가를 질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기도와 희생이 필요합니다.”

끝으로 교황은 다시 한번 레오나르도 무리알도 성인의 말을 인용했다. “믿음 없이는 하느님을 기쁘시게 해 드릴 수 없는 것처럼 온유함 없이는 이웃을 기쁘게 하지 못합니다.” 교황은 이것이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사도직 프로그램이자 우리 인생의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성 요셉회 재속회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교황
성 요셉회 재속회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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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3월 2023, 2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