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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모상대로’ TV 프로그램 제작진을 만나는 교황 ‘당신의 모상대로’ TV 프로그램 제작진을 만나는 교황  (Vatican Media)

교황, ‘당신의 모상대로’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꾸준히 대변하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4일 이탈리아 공영방송 채널 ‘라이우노’(Rai 1) TV 프로그램 ‘당신의 모상대로’ 제작진의 예방을 받고 “무관심이 아니라 연대를 ‘세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복음 선포가 “우리를 기다리시고 우리보다 앞서 가시는, 우리를 원하시고 우리를 사랑하시는 자비의 하느님이 계신다는 것을 우리 삶으로 증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Amedeo Lomonaco / 번역 박수현

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4일 이탈리아 공영방송 채널 ‘라이우노’(Rai 1) TV 프로그램 ‘당신의 모상대로’(A Sua Immagine)의 제작진, 작가, 스태프 등 관계자들의 예방을 받았다. 이날 만남에서 교황은 주일 삼종기도를 위해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에게 인사하기 전 이 심층 종교 프로그램을 잠시라도 보는 것을 좋아한다며 “때때로 특히 인상 깊었던 내용을 (삼종기도 훈화에서) 일부 언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선종한 다음 날인 1월 1일 삼종기도에서 그런 경우가 있었다. 당시 교황은 “우리는 방금 ‘당신의 모상대로’ TV 프로그램을 통해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모든 활동과 삶을 들여다봤다”고 말했다.

“당신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

교황은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와 이탈리아 주교회의의 협력으로 탄생한 이 방송 프로그램을 상징하는 ‘당신의 모상대로’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어 26년 전 방송 프로그램 제목을 ‘당신의 모상대로’로 선택한 이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프로그램 제목으로 쓰인 이 표현은 창조의 절정에서 하느님께서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창세 1,26) 하고 말씀하신 성경의 시작 부분, 창세기를 가리킵니다. 우리는 ‘당신의 모상대로’ 창조됐습니다! 우리는 이 표현에 익숙해져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인간에게 유일무이한 방식으로 당신 빛의 불꽃을 피워 놓으셨습니다.”

교황은 준비한 원고를 잠시 내려놓고 즉흥적으로 “본질의 위기”와 “수식어(형용사)의 부적절한 사용”으로 점철된 이 시기에 주어(명사)를 통해 대상의 본질을 되찾음으로써 수식어 문화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느님, ‘하느님의 모상’이 우리의 주어입니다.” 교황은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 “사물의 본질”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프로그램 제목인 ‘당신의 모상대로’를 다시금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표현이 습관적으로 ‘듣고 흘려버리는 말’이 되거나 단순히 TV화면에 비춰지는 프로그램 제목으로 그 의미를 축소하지 않도록 하십시오. 이 말씀의 경이로움을 간직하여 그 의미를 전할 수 있도록 하십시오. 그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시대적 변화는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하느님의 자녀라는 인식 자체를 상실했음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인식을 되살려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 ‘모상’에서 환원할 수 없는 인간 존엄성의 기원과 토대, 곧 우리 모두가 형제자매라는 기원과 토대를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한 분이신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사랑받는 자녀들이고, ‘그분의 모상대로’ 창조됐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모상대로’ TV 프로그램 제작진을 반갑게 맞이하는 교황
‘당신의 모상대로’ TV 프로그램 제작진을 반갑게 맞이하는 교황

“고통받는 이들을 대변하십시오”

교황은 언론인 로레나 비안체티의 사회로 매주 토요일과 주일에 방송되는 ‘라이 쿨투라’(Rai Cultura)의 심층 종교 프로그램 ‘당신의 모상대로’를 통해 “우리 시대 형제자매의 얼굴과 사연”이 소개된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주말마다 초대 손님과 영상을 통해 요란하지 않고 기품 있게 삶과 섬김의 많은 경험을 차분하게 증거합니다. 이탈리아와 세계의 지리적, 실존적 변방에서 복음대로 사는 이들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특히 가장 약하고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종종 여론의 관심사에서 가려지는 상황과 장소에 대한 ‘창’을 열어줍니다. 여러분은 다른 이를 위해 자기 자신을 헌신할 수 있는 젊은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인류의 비극을 보여 주되 살아 있는 복음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해 줍니다.”

삼종기도 후 교황의 호소에 힘을 보태다

교황은 또 ‘당신의 모상대로’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꾸준히 대변하고 지리적, 실존적 변방에서 복음을 실천하며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하라고 격려했다.

“무관심이 아니라 연대를 ‘세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날 무관심은 너무나 세계화되어 있습니다. 복음을 선포한다는 것은 우리를 기다리시고 우리보다 앞서 가시는, 우리를 원하시고 우리를 사랑하시는 자비의 하느님이 계신다는 것을 우리 삶으로 증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이런 의미에서 여러분의 구체적인 작업을 통해 크게 이바지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제가 삼종기도나 부활 삼종기도 말미에 심각한 어려움에 처한 형제자매들을 위해 호소하는 데 힘을 보태준 여러분과 ‘라이’ 방송국에 감사드립니다. 이런 방식으로 여러분은 시청자들이 그들을 잊지 않고 기도로, 구체적인 도움과 매일의 헌신으로 그들과 가까워지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프로그램 제작진들의 매일의 헌신은 인류를 충격에 빠뜨리는 상처와 얽혀 있다. 지난해 4월 15일 방송된 ‘당신의 모상대로’ 특집 “포위된 희망”(La speranza sotto assedio)에서 교황은 그 중심에 있는 상처를 언급했다. 당시 교황은 언론인 로레나 비안체티와의 대담에서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총성이 울려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세상이 “카인의 계략”, 곧 “형제를 죽이는 것”을 선택했다며, 세상의 비극 앞에서 “우리는 눈물 흘리는 은총을 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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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3월 2023, 2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