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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자비로운 모습 프란치스코 교황의 자비로운 모습  (Vatican Media) 사설

“주님께 받은 자비를 반향하는 교회”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 10주년을 통틀어 증거한 것은 밖으로 나가 주님의 자비를 실천하는 교회의 모습이다.

Andrea Tornielli / 번역 이창욱

주님의 구원 사업을 가장 먼저 체험하고 “사랑으로 앞장섰기”에 “결단력”을 가지고 밖으로 나가는 교회. 2013년 3월 13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 교회는 그 본질로 되돌아갈 필요가 있다. 교황이 꾸준히 제안하고 증거하고 있는 교회의 모습은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에서 읽을 수 있다. “그러기에 두려움 없이 첫걸음을 내딛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며 다른 이들에게 다가가고 멀어진 이들을 찾으며 큰길에 나아가 버림받은 이들을 초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공동체는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와 그 무한한 힘을 경험하였기에 자비를 베풀려는 끝없는 열망을 지니고 있습니다”(24항).

교황은 절대 자기 자신을 빛의 근원으로 여기지 않고 주님의 빛을 반영할 때만 진정한 선교사임을 깨닫는, 자기중심주의의 재앙에서 자유로운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모습을 제시한다. 이러한 공동체는 마케팅이나 개종 강요 기법에 의존하지 않으며, 이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과거 ‘그리스도교’의 영화를 그리워하는 비관주의에서 자유롭다. 이들은 로마의 주교(교황)가 스스로를 가리켜 말한 것처럼 “용서받은 죄인”으로 이뤄진 공동체로서,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를 끊임없이 체험하며 그 자비를 다른 이들에게도 반향한다.

“자비”는 교황 재위 10년차에 접어든 아르헨티나 출신 교황의 교도권을 가장 잘 요약해주는 단어다. 자비는 복음에 담긴 예수님의 핵심 메시지로, 우리가 넘어질 때마다 끊임없이 사랑받고 다시 일으켜 세워진다는 걸 알고 있음을 드러낸다. 자비는 변화하는 시대에 우리 선교사명의 핵심이다. 「복음의 기쁨」 24항은 계속해서 이렇게 말한다. “복음을 전하는 공동체는 말과 행동으로 다른 이들의 일상생활에 뛰어들어 그들과 거리를 좁히고, 필요하다면 기꺼이 자신을 낮추며, 인간의 삶을 끌어안고 다른 이들 안에서 고통받고 계시는 그리스도의 몸을 어루만집니다.” 이 공동체는 예수님께서 무릎을 꿇고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던 것처럼 기꺼이 환대하고, 경청하고, 동행하는 공동체, 곧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공동체다. 이 공동체는 복지부동의 자세를 고수하며 적을 만들지 않고, “가라지”가 있어도 괘념치 않고 “밀을 돌보는” 인내심 있는 공동체다.

이 같은 메시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0년 동안 교황직을 수행하면서 증거한 것으로, 일찍이 추기경 시절 콘클라베(교황 선출 회의) 준비를 위한 추기경단 회의에서 행한 짧은 연설을 구체화한 것이다. “차기 교황을 생각할 때,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관상과 경배를 통해 교회가 자기 울타리를 벗어나 인류의 실존적 변방을 향해 나아가도록 도울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교회가 복음화의 감미롭고 위로가 되는 기쁨의 열매를 맺는 어머니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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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3월 2023, 1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