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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온전한인간발전촉진부 장관 마이클 체르니 추기경 교황청 온전한인간발전촉진부 장관 마이클 체르니 추기경 

교황 즉위 10주년, 체르니 추기경 “인류가 얻은 진정한 어른… 이주 문제는 교황 가르침의 요체”

교황청 온전한인간발전촉진부 장관 마이클 체르니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10주년을 돌아보며 “교황의 우선순위는 형제애, 자비, 공동의 집”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주 문제와 관련해 “문제의 핵심은 이민 정책의 잦은 변화에 따른 혼란”이라며 “유럽의 이민 정책에서도 일관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교활한 인신매매범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일관성이 없는 정책의 빈틈을 파고들어 자신의 사업을 번창시키려 합니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안주영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이후 10년 동안 보편 교회를 이끈 핵심어는 △착한 사마리아인 △형제애 △공동의 집 △이주 △성사 등이라고 교황청 온전한인간발전촉진부 장관 마이클 체르니 추기경(예수회)이 강조했다. 체르니 추기경은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 출신 교황과 함께 교회가 “가난한 이, 여성, 실향민, 소외된 이들을 더욱 포용하게 됐다”며 “피조물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종교 간 대화에 열린 마음으로 임하며, 한층 더 시노드 정신으로 살아가고 한층 더 자비로우며, 성직자 중심주의 문화와는 거리가 먼 교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하 마이클 체르니 추기경과의 일문일답:

추기경님, 프란치코 교황님의 즉위 10주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교황님의 재임기간 동안 수많은 메시지와 다양한 주제, 도전이 있었습니다. 교황님의 즉위 이후 10년을 어떻게 요약할 수 있을까요?

“저는 착한 사마리아인, 형제애, 공동의 집이라는 몇 가지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단어들은 추상적인 사안이 아니라 온 세상을 위한 우선순위입니다. 이는 각 분야의 지도자들, 믿는 이들, 선의를 지닌 사람들, 곧 인간 생명과 인류 가족의 미래를 마음에 품고 있는 모든 이를 위한 우선순위입니다.”

향후 교황님의 가르침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이를테면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주목해야 할 주제나 도전은 무엇일까요?

“교황청 개혁에 발맞춰 지역 교회의 ‘질적 도약’이 가장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개혁의 우선순위는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지역 교회의 우선순위와 시급한 상황에 동행하려는 소명과 사명에 대한 초대입니다.”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여라」(Predicate evangelium)에서 구체화된 개혁을 살펴보면, 교황청 온전한인간발전촉진부를 맡고 계신 추기경님은 교황님이 바라시는 ‘선교적 성격’에 즉시 부합하고자 내부 체계를 변경하셨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요?

“저희 부서의 주된 사명은 지역 교회와 온전한 인간 발전을 위한 도전을 받아들이는 모든 이들에게 귀 기울이고자 가능한 모든 것을 시도하는 일입니다. 저희는 어떻게 하면 교회가 성장하고 오늘날 세상에 답을 제시할 수 있을지 돕고, 격려하고, 자극하고, 심지어 비판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저희는 이렇게 자문합니다. 곧, 지역 교회의 주요 관심사는 무엇인가? 가난한 이, 피조물 보호, 보건, 안보와 불안, 이주 등에 관한 염려입니다. 저희의 소명은 이 모든 것을 상호 관계 안에서 발전시켜 나가는 일입니다.”

오늘날 이 세상은 전쟁을 비롯해 이주 현상으로 상처를 입고 있습니다. 불과 며칠 전 이탈리아 남부에서 7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비극(난민선 난파 사고)이 발생했습니다. 추기경님은 이주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하셨습니다. 많은 이들이 ‘예고된 비극’이라 부르는 이번 사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예고된 비극이 아니라 규탄 받아야 할 비극이었습니다. 대응할 수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위선이라고 생각합니다. (…) 아닙니다. 몰랐거나 아니면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비롯해 교회 안에서 많은 이들이 이 문제를 무수히 많이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은 뜻밖의 일이 아닙니다. 이미 예상됐고 무척 정치적인 일입니다. 게다가 매우 슬픈 현실이기도 합니다.”

교황님은 삼종기도 때 인신매매범들을 막아달라고 강력하게 호소하셨습니다. 그게 문제일까요?

“그렇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이민 정책의 잦은 변화에 따른 혼란입니다. 유럽의 이민 정책에서도 일관성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문제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교활한 인신매매범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일관성이 없는 정책의 빈틈을 파고들어 자신의 사업을 번창시키려 합니다.”

이주에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교황님이 즉위 이후 지난 2013년 7월 람페두사 섬을 방문하신 일은 가장 상징적인 순간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습니다. 교황님은 그날 이후로 이에 관한 문제를 비롯해 고국을 떠날 수밖에 없는 이들에 대한 관심을 세상에 호소하는 일을 멈추지 않고 계십니다. 

“이주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가르침에서, 넓은 의미의 ‘성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주 문제는 매우 구체적이고 인간적이며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거룩한’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교황님은 모든 신자들을 비롯해 세상의 모든 이에게도 알리고자 애쓰셨습니다. 교황님은 전 세계 모든 이에게 인간 생명의 존엄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이웃에게 응답하는 것이 얼마나 주요한 사안인지 분명히 밝히셨습니다. 또한 교황님은 이주 현상을 이 시대의 문제로 끌어올리셨고, 피란길에 오른 사람들에게서 성가정과 예수님의 현존을 분명하게 보여주셨습니다. 아울러 모든 이에게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환대하고, 보호하고, 증진하고, 통합하라는 가르침으로 모든 이에게 응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주셨습니다.” 

최근 발생한 비극들을 고려할 때 교황님의 이 네 가지 가르침이 이해되고 받아들여졌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물론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교황님이 말씀하신 것을 이해했습니다. 심지어 범죄라고 말할 수 있는 이 비극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교황님의 말씀을 이해했습니다. 그러한 비극들은 정치 행위의 결과입니다. 그러므로 두 가지를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은 모든 이에게 전달됩니다. 무엇보다도 신자들, 곧 하느님께 신뢰를 두고, 생명, 형제애, 공동의 집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전달됩니다. 이들은 교황님의 말씀에 응답하고, 이웃에 대한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거부에 굴복하지 않습니다.” 

교황님께 어떤 축하를 드리고 싶으신지요?

“축하 말씀보다도 더욱 은총을 받으시길 바라는 강한 염원과 함께 당신에 대한 저희의 무한한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저희 모두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켜 주신 10년에 대한 온 세상의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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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3월 2023, 0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