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지진으로 폐허가 된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으로 폐허가 된 튀르키예와 시리아  (AFP or licensors)

튀르키예·시리아 강진, 교황 “지진 피해자들과 함께합시다. 구체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대한 지원을 전 세계에 요청했다. 교황은 2월 6일 트윗 메시지를 통해 부상자와 그들의 가족, 구조대원에 대한 공동 지원을 요청했다. 동방정교회 콘스탄티노폴리스 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 1세 세계 총대주교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안티오키아-그리스와 전 아시아 중근동 동방정교회 유한나 10세 총대주교에게 애도의 메시지를 보냈다. 튀르키예 예수회 사제인 안투안 일깃 신부는 이번 지진이 신앙 여부나 출신지에 관계없이 모든 이에게 피해를 줬다면서도 “또한 우리를 하나 되게 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식료품 저장실, 냉장고에 있는 모든 것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이창욱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월 6일부터 튀르키예 남동부와 시리아 북부 지역을 강타한 강진의 피해자와 부상자, 그들의 가족, 구조대원들에 대한 지원을 위해 집단적이고 “구체적인” 도움을 요청했다. 교황은 수백만 명이 팔로우하는 교황 트윗 계정(@Pontifex)을 통해 9개의 언어로 이번 비극의 피해자들과 개인적으로 함께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약 5000명의 사망자를 낸 이번 강진이 “핵폭탄 100개”가 폭발한 것에 필적한다고 말했다. 

“저는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이들과 온 마음으로 함께합니다. 저는 목숨을 잃은 이들과 부상자들, 그들의 가족, 구조대원들을 위해 계속해서 기도합니다. 우리 모두의 구체적인 도움이 이 끔찍한 비극에서 그들을 지원할 수 있길 바랍니다.”

교황대사에게 보낸 전보

교황은 지진이 발생한 2월 6일 주 시리아 교황대사 마리오 제나리(Mario Zenari) 추기경과 주 튀르키예 교황대사 마렉 솔친스키(Marek Solczyński) 대주교에게 각각 전보를 보내 잔해 아래에서 죽어간 인간 생명에 대한 깊은 “슬픔”을 표했다. 교황은 그들과 함께한다고 말하며 구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응급대원을 위한 기도도 부탁했다.

바르톨로메오 1세 세계 총대주교의 애도

교황의 애도에 더해 동방정교회 콘스탄티노폴리스 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 1세 세계 총대주교도 지진으로 인해 수백 명의 민간인이 비극적으로 사망하고 많은 사람들이 다친 데 대해 충격을 표했다. 바르톨로메오 1세 세계 총대주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안티오키아 총대주교 유한나 10세에게 각각 메시지를 보냈다. 실제로 유한나 10세 총대주교의 관할지가 이번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바르톨로메오 1세 세계 총대주교는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와 동방정교회의 지지를 표명하는 한편,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희생자들의 영혼을 받아주시고 깊은 슬픔에 빠진 유가족과 친척들에게 힘을 주시길 기도했다. 아울러 부상자들이 신속하고 완전하게 건강을 회복하길 기원하는 동시에 구조대와 부상자를 치료하는 의료종사자들이 굳건히 돌봄에 충실하길 당부했다.

튀르키예 예수회 신부의 증언

아나톨리아대목구장 총대리 안투안 일깃 신부(예수회)의 증언에 따르면, 하타이 주 중심지인 이스켄데룬에서 발생한 지진이 항구 일대를 강타했다. 간간이 끊어졌다 이어지는 전화로 소통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탈리아 남부 신학대학 윤리신학과 교수이기도 한 안투안 신부는 이스켄데룬 주교좌성당이 거의 완전히 무너졌다면서, 자신이 주교와 함께 거주하고 수녀들도 일부 사용하고 있는 건물이 무용지물이 됐다고 설명했다. “주교관에 넓은 마당이 있어 사람들이 피신하러 찾아왔습니다. 그들은 가톨릭 신자, 정교회 신자, 아르메니아인입니다. 또한 제가 직접 거리로 나가서 우리와 함께 머물도록 초대한 많은 무슬림도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식료품 저장실, 냉장고에 있는 모든 것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안투안 신부는 “거의 어둠 속에서” 거행되는 미사에 “그리스도교 신자가 아닌 이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비가 많이 내리고 추웠습니다. 여진도 계속됐습니다. 힘든 밤을 보냈죠. 사람들은 추위 때문에 밖에서 밤을 지샐 수 없었지만 건물 안에 있는 것도 무서워했습니다. 아침에 항구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 화재가 발생했지만 우리는 이유를 몰랐습니다. (...) 여기 이스켄데룬, 특히 안티오키아에 살았던 우리 본당 신자들의 이웃과 친척들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조금씩 전해졌습니다. 개신교 목사님과 그분의 아내는 여전히 잔해 아래에 있는데, 살아 있을 가능성이 없습니다.”

튀르키예 교회에서 사목하고 있는 유일한 튀르키예 출신이자 유일한 예수회원인 안투안 신부는 친밀함과 재건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도 전했다. “저는 할 수 있는 한 이 사람들과 가까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튀르키예의 모든 주교님들, 적극적으로 모든 상황에 동행하시는 교황대사님이 전화, 메시지 그리고 기타 수단을 통해 표현하신 교회의 현존을 느낍니다. (…) 저는 사랑하는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함께한다는 메시지를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하느님의 섭리가 우리를 저버리지 않고, 많은 도움이 곳곳에서 오리라 확신합니다. 살아있는 돌인 우리는 다 함께 ‘새로운 주교좌성당’을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하게 재건할 것입니다.” 안투안 신부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저의 무슬림 친구들은 물과 음식이 도착하도록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진은 우리의 신앙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피해를 입혔습니다. 지진은 우리를 강타했지만 또한 우리를 하나 되게 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바라시는 대로 우리는 현장의 최전선에 서서 대화하고 같은 기쁨과 같은 아픔을 나누며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협력합니다.”

알레포의 프란치스코회 수도자 “제재는 비극 중의 비극”

알레포의 프란치스코회 수도자들은 시리아에서 겪고 있는 극적인 상황을 전했다. 이스라엘 성지보호 관구 관할 지역 내의 수도원 원장 바히앗 형제는 「로세르바토로 로마노」와의 인터뷰를 통해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을 때 주민들이 경험한 공포를 전했다. “절대 끝나지 않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땅이 열리고 우리를 삼켜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그는 이후의 여진이 “더 끔찍했다”며 “이미 손상된 건물과 기반시설에 최후의 일격을 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근에서 여러 채의 집이 파괴되거나 손상을 입었지만 무엇보다 건물이 더 취약해진 도시의 동부 지역에서 건물이 더 많이 무너지고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바히앗 형제는 많은 “출중하고 너그러운” 평신도 자원봉사자들의 지원 덕분에 형제들이 즉시 원조활동에 적극 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저희는 잠자리를 비롯해 음식도 제공합니다. 저희는 지금 다른 곳으로 피신한 사람들에게 내어줄 500끼의 식사를 외부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는 민간단체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원조, 의약품, 식량, 의료진을 보내겠다는 제안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리아에 가해지고 있는 경제 제재 때문에 도움이 이곳으로 도달하기란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비극 앞에서도 멈추지 않는 전쟁의 어리석음이 문제입니다. 비극 중의 비극입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07 2월 2023, 2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