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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악마와 협상하지 말고 하느님 말씀으로 유혹에 맞서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이 2월 26일 사순 제1주일 삼종기도 훈화에서 깊고 끊임없는 영적 투쟁이 특징인 사순시기에 믿음과 성경 봉독을 통해 악습과 반복되는 죄의 유혹을 물리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가르치신 대로 악마의 독 그리고 “악마의 공격에서 하느님과의 일치와 우리 서로 간의 일치를 지키라”고 초대했다. 교황은 삼종기도 말미에 이탈리아 남부 해안에서 난민들을 태운 선박의 난파로 희생된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한편, 이스라엘 성지, 부르키나파소, 우크라이나의 폭력 종식을 호소했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사순 제1주일의 복음은 광야에서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신 예수님을 소개합니다(마태 4,1-11 참조). 악마(diavolo)는 “갈라놓는 자”(divisore)라는 뜻입니다. 악마는 항상 분열을 일으키고 싶어 합니다. 이는 그가 예수님을 유혹함으로써 의도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악마가 그분을 ‘누구에게서’ 갈라놓고 싶어 하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유혹하는지 살펴봅시다.

악마는 ‘누구에게서’ 예수님을 갈라놓으려 하나요? 예수님께서는 요르단 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신 후 성부로부터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마태 3,17)이라고 불리셨고,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그분 위로 내려오셨습니다(16절 참조). 이처럼 복음은 우리에게 사랑 안에 하나가 되신 세 분의 신성한 위격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당신과 성부 사이의 일치에 우리도 참여하게 하시려고 세상에 오셨다고 친히 말씀하실 것입니다(요한 17,11 참조). 반면에 악마는 그 반대의 일을 합니다. 악마는 예수님을 성부에게서 갈라놓고 우리를 위한 그분의 일치의 사명에서 주의를 돌리기 위해 등장합니다. 악마는 항상 분열시킵니다.

이제 악마가 그분을 ‘어떤 방식으로’ 시험하는지 봅시다. 악마는 예수님의 인간조건을 이용하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40일 동안 단식하신 뒤라 시장하셨기 때문에(마태 4,2 참조) 쇠약해지신 상태였습니다. 그런 다음 악마는 그분께 세 가지 강력한 “독”을 주입하여 그분의 일치의 사명을 무력화하려고 합니다. 그 독은 ‘집착’, ‘불신’, ‘권력’입니다. 첫 번째 독은 사물과 필요에 대한 집착입니다. 악마는 설득력 있는 논거로 예수님께 이런 제안을 시도합니다. “당신이 배고픈데 왜 단식해야 하나요? 당신의 필요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을 충족시키세요. 당신은 그럴 권리와 능력이 있습니다. 돌을 빵으로 만드세요.” 두 번째 독은 ‘불신’입니다. 악마는 넌지시 속삭입니다. “당신은 아버지께서 당신의 유익을 원하신다고 정말 확신하나요? 그분을 시험해 보세요. 살짝 협박해 보세요! 성전 꼭대기에서 밑으로 몸을 던져 당신이 원하는 대로 그분이 행하시는지 보세요.” 마지막으로 ‘권력’이라는 독입니다. “당신은 아버지가 필요 없어요! 왜 그분의 선물을 기다리나요? 세상의 기준을 따르고 모든 것을 독차지하면 당신은 강해질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받으신 세 가지 유혹입니다. 그리고 우리도 항상 이러한 유혹 속에서 살아갑니다. 곧, 사물에 대한 집착, 불신, 권력에 대한 갈망은 악마가 우리를 아버지에게서 갈라놓고 더 이상 우리가 서로를 형제자매로 느끼지 못하게 하여 우리를 외로움과 절망으로 이끌기 위해 사용하는 세 가지 광범위하고 위험한 유혹입니다. 악마는 예수님께도 그랬고 우리에게도 그렇게 하길 원합니다. 곧, 우리를 절망으로 빠뜨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유혹을 물리치셨습니다. 어떻게 물리치셨을까요? 악마와의 논쟁을 피하고 하느님 말씀으로 대응함으로써 그렇게 하셨습니다. 이것이 중요합니다. 곧, 악마와 논쟁해서는 안 됩니다. 악마와 대화하면 안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말씀으로 악마와 맞서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물에서 벗어나는 자유(신명 8,3 참조), 신뢰(신명 6,16 참조), 하느님께 대한 섬김(신명 6,13 참조)을 말하고 있는 성경의 세 구절, 곧 유혹에 반대되는 세 구절을 인용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악마와 결코 대화를 나누지 않으시고, 악마와 협상하지 않으시며, 유익한 성경 말씀으로 악마의 교묘한 유혹을 물리치십니다. 이는 우리를 위한 초대이기도 합니다. 악마와 논쟁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악마와 협상하거나 대화를 나눠서는 안 됩니다. 악마는 우리보다 더 강하기 때문에, 협상으로는 그를 이길 수 없습니다. 우리는 믿음과 하느님 말씀으로 악마와 대적함으로써 그를 물리쳐야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예수님께서는 분열시키는 자의 공격에서 하느님과의 일치와 우리 서로 간의 일치를 지키라고 가르치십니다. 하느님 말씀은 악마의 유혹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입니다.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하느님 말씀은 내 삶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 나는 영적 싸움에서 하느님 말씀에 의지하는가? 나에게 반복되는 악습이나 유혹이 있다면, 그에 대응하는 하느님 말씀 구절을 찾아 도움을 받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런 다음 유혹이 올 때 그리스도의 은총을 신뢰하면서, 그 말씀을 읊조리며 기도해 봅시다. 그렇게 하면 우리 안에서 요동치는 목소리 가운데 하느님 말씀의 유익한 목소리가 울려 퍼질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유혹을 받을 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느님 말씀을 받아들이시고 당신의 겸손으로 분열시키는 자의 교만을 물리치신 성모 마리아께서 사순시기의 영적 싸움에 우리와 동행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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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월 2023, 22:47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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