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예수님 안에서 충만히 살기 위해서는 생의 ‘안락’을 버리고 떠나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월 22일 연중 제3주일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인생을 살아내기 위해서는 버리고 떠나라는 도전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안락, 안위, 악습, 죄, 두려움, 이기적인 계산을 버리고 떠나야 한다”고 권고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이처럼 초대하십니다.” 이날 성 베드로 광장에는 1만5000명의 신자들이 모였다. 교황은 삼종기도 말미에 미얀마, 페루, 카메룬의 평화를 위해 호소했다. 아울러 다시금 고통받는 우크라이나를 생각하며 “주님께서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을 위로하시길 빈다”고 말했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전례의 복음(마태 4,12-23 참조)은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르기로 한’ 첫 제자들의 부르심을 들려줍니다. 그들 중 몇몇은 세례자 요한 덕분에 이미 그분을 만났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 안에 믿음의 씨앗을 심어 주셨습니다(요한 1,35-39 참조). 그리고 이제 예수님께서 그들의 생활터전과 일터로 돌아오셔서 그들을 찾으십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찾으십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에게 가까이 오십니다. 언제나 말입니다. 이번에는 그분께서 그들을 직접 부르십니다. “나를 따라오너라”(마태 4,19)! 그러자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20절)고 복음은 전합니다. 이 장면을 잠시 묵상해 봅시다. 이는 그들이 평생 동안 기억하고 복음에도 기록될 예수님과의 결정적인 만남의 순간입니다. 그때부터 그들은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그분을 따르기 위해,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났습니다.

‘따르기 위해서는 버리고 떠나야 합니다.’ 예수님과는 항상 그렇습니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로 인해 어떤 식으로든 그분께 대한 매력을 느끼기 시작함으로써 그분을 따르는 여정이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그분께 대한 앎은 더욱 개인적인 것이 될 수 있고 마음에 불을 밝힐 수 있습니다. 함께 나누고 싶은 아름다운 체험이 되는 것입니다. “그거 아세요? 그 복음 구절이 저를 감동시켰고, 봉사의 체험이 저를 감동시켰답니다.” 무엇인가 여러분의 마음을 건드립니다. 첫 제자들도 그랬을 것입니다(요한 1,40-42 참조). 하지만 조만간 ‘그분을 따르기 위해 버리고 떠나야’ 할 때가 옵니다(루카 5,27-28 참조). 그때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입니다. 보장된 안위를 버리고 새로운 모험을 위해 떠날 것인가, 아니면 지금처럼 안주할 것인가? 이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결정적인 순간입니다. 다른 모든 의미가 여기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길을 떠날 용기를 구하지 못한다면, 자기 자신을 관망하며 어설프게 신앙생활을 하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과 함께 머문다는 것은 버리고 떠날 용기, 여정을 떠날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무엇을 버려야 할까요? 물론 우리의 악습과 죄를 버려야 합니다. 그런 것들은 우리를 강가에 묶어두고 바다로 나가는 것을 방해하는 닻과 같습니다. 버리고 떠나기 위해서는 용서를 구하는 것, 좋지 못했던 일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람직합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러한 것들을 버리고 떠나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충만한 삶을 가로막는 것들, 예를 들어 두려움, 이기적인 계산, 자신의 안위를 염려하며 그럭저럭 살아가는 데서 오는 보장 등을 버리고 떠나야 합니다. 그리고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허비하는 일도 단념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떠나, 예를 들어 피곤하지만 보람 있는 봉사의 모험을 무릅쓰거나 주님과의 우정을 키우기 위해 기도에 시간을 낸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평온하게 사는 삶을 포기하고 가정을 꾸려 아버지, 어머니가 되어 예측 불가능하지만 아름다운 모험을 열어가는 젊은 부부가 생각납니다. 이는 희생이지만, 자녀를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이 기쁨을 누리기 위해 특정 생활리듬과 삶의 안락함을 버리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또한 의사나 의료종사자와 같은 특정 직종, 예를 들어 자기 시간을 포기하는 대신 공부하고 스스로를 갈고 닦은 다음 병자들을 위해 밤낮으로 많은 시간과 정신적·육체적인 에너지를 바치며 좋은 일을 하는 이들도 생각납니다. 아울러 생활비를 벌기 위해 자기 자신의 안락함, 달콤한 휴식을 버리고 떠나는 노동자들도 생각납니다. 요컨대 인생을 살아내기 위해서는 버리고 떠나라는 도전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이처럼 초대하십니다.

저는 이와 관련해 여러분에게 몇 가지 질문을 남기고 싶습니다. 먼저, ‘나는 예수님을 만났던 “강력한 순간”을 기억하고 있는가?’ 우리는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내 인생에서, 내가 예수님을 만난 강력한 순간이 있었나? 내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다른 것들을 버림으로써 내 인생에서 아름답고 중요한 일이 일어난 적이 있는가? 오늘, 예수님께서 나에게 버리고 떠나라고 요구하시는 것이 있는가? 그분께 진정으로 “예”라고 말씀드리기 위해 내가 버려야 할 물질적인 것, 사고방식, 습관은 무엇인가?’ 성모님, 성모님처럼 저희가 하느님께 온전히 ‘예’라고 응답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예수님을 더 잘 따르기 위해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예수님을 따르려면 버리고 떠나는 일을 겁내지 말아야 합니다. 버리고 떠남으로써 언제나 우리는 점점 더 좋아지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22 1월 2023, 23:23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최근의 삼종기도와 부활 삼종기도

모두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