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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범우크라이나 교회·종교단체협의회 대표단 만남 교황, 범우크라이나 교회·종교단체협의회 대표단 만남  (Vatican Media)

교황, “아픈 ‘어머니’ 우크라 위해 모든 종교가 함께 기도합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월 25일 수요 일반알현에 앞서 로마를 방문 중인 범우크라이나 교회·종교단체협의회 대표단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정기적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의 특사를 만난다”며 “우크라이나 국민의 대표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들에게 친밀함을 표하며 일치의 모범을 보여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저는 모든 종교 공동체의 신자들, 특히 학대와 박해를 받는 이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일에 여러분과 함께합니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박수현

“유다계 우크라이나인, 그리스도계 우크라이나인, 동방정교회계 우크라이나인, 가톨릭계 우크라이나인, 이슬람계 우크라이나인”은 없다. 단지 지난 1년여 동안 자식들에게 가해지는 잔혹함을 보며 고통받는 하나의 “어머니” 우크라이나가 있을 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어머니”를 위해 한결같은 친밀함을 다짐하며 함께 기도하자고 청했다. 교황은 1월 25일 수요 일반알현에 앞서 범우크라이나 교회·종교단체협의회 대표단을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의심을 품지 마십시오. (...) 저는 여러분을 마음에 품고 이 용감한 우크라이나인에게 자비를 베푸시길 하느님께 간청합니다.” 교황은 또한 수요 일반알현 말미에 신자들에게 인사를 전하며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의 “명백하고 확실한 평화”를 위해 함께 기도할 것을 촉구했다.

로마 일정

범우크라이나 교회·종교단체협의회 대표단은 1월 24일부터 26일까지 로마에 체류한다. 대표단은 24일 교황청 종교간대화부와 홍보부를 비롯한 교황청의 몇몇 부서장을 만났다. 25일 오전에는 바오로 6세 홀에서 교황을 예방하고 오후에는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의 폐막을 위해 교황이 성 바오로 대성전에서 주례하는 저녁기도에 참례한다. 대표단의 로마 방문 일정의 정점인 교황 알현에는 ‘우크라이나 그리스-동방 가톨릭 교회’ 수장 스비아토슬라프 셰브추크(Svjatoslav Shevchuk) 상급대주교와 우크라이나 주교회의 의장 겸 르비우대교구장 미예치슬라브 모크르지키(Mieczyslaw Mokrzycki) 대주교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동방 정교회, 아르메니아 사도 교회 및 루터 교회 대표, 유다교 및 무슬림 공동체 대표가 참석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성서공회 대표도 함께했다. 

대화의 모델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있어 다양성은 대화의 모델이자 평화롭게 더불어 살기 위한 모델이다. 범우크라이나 교회·종교단체협의회는 지난 2015년부터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기간까지 분쟁 지역에 대한 공개 선언 및 개입을 포함한 공동 이니셔티브를 수행해 왔다. 최근 몇 달 동안 협의회 구성원들은 교황에게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러분이 형제로서 이 모든 계획을 함께 결정하고 추진하는 것은 하느님의 은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나라의 평화를 위한 구체적인 증거입니다. 인내와 용기로 이어온 여러분의 행동은 전쟁을 야기하는 정치경제적 이익이 마침내 국가의 공동선에 자리를 내어주는 평화의 내일을 효과적으로 준비합니다. 저는 이를 위해 매일 기도합니다.”

“저는 모든 종교 공동체의 신자들, 특히 학대와 박해를 받는 이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일에 여러분과 함께합니다.”

모두의 말을 경청

교황은 준비된 원고를 잠시 내려놓고 즉흥적으로 말했다. “여러분의 말을 경청하고 싶지만 우리는 시간의 한계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9시5분 전까지 가서 수요 일반알현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교황은 참석한 모든 이의 말을 일일이 듣고 싶다면서도 “간단히” 말해주길 정중히 청했다. “죄송합니다. 오전 내내 여러분과 함께 있고 싶지만 일반알현을 위해 가야 합니다. 우리도 시간의 노예입니다.”

정부 및 우크라이나 국민 대표들과의 만남

교황은 간단한 즉흥 연설을 하며 “여러분과 함께 있다”는 말을 거듭 반복했다. 그런 다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정기적으로 보내는 “특사”를 만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국민의 대표들과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저는 여러분과 함께 있음을 느끼고 기도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여러분이 보여준 이 같은 일치에 감사드립니다. 이는 저에게 대단한 일입니다. 마치 여기에 하나, 저기에 하나 흩어져 있지만 그들의 어머니가 편찮으실 때 모두 함께 모여드는 자녀들과 같습니다. 유다계 우크라이나인, 그리스도교계 우크라이나인, 동방정교회계 우크라이나인, 가톨릭계 우크라이나인, 이슬람계 우크라이나인은 없습니다. (...) 없습니다, 없어요! 우크라이나라는 ‘어머니’, 모두 함께하는 것에 관한 문제입니다! 이는 여러분 민족의 구성을 보여줍니다. 또한 오늘날 우리 문화에서 너무 자주 목격되는 피상성에 관한 하나의 예시입니다.”

우크라이나와의 친밀함, 오랜 뿌리

교황은 자신이 우크라이나를 친밀하게 느끼는 배경을 설명했다. 교황은 청소년 시절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우크라이나 출신 스테파노 신부가 집전하는 미사에 참례하며 우크라이나어를 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황은 아르헨티나 수도에서 3년 동안 우크라이나인을 위한 산타마리아 델 파트로치니오 교구(eparchia)의 보좌주교였던 셰브추크 대주교를 가리키며 “그도 이 이야기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당시 스테파노 신부를 통해 우크라이나어로 미사를 봉헌하는 법을 배웠다고 밝혔다. “당시 저는 11살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호감이 커졌습니다. 오랫동안 지속된 이 호감은 점점 커져서 여러분에게 더 가까이 다가갑니다. 그러니 의심을 품지 마십시오! 저는 여러분을 위해 기도합니다!”

“저는 여러분을 마음에 품고 이 용감한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자비를 베푸시길 하느님께 간청합니다. 여러분의 방문에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일반알현 말미의 호소

만남을 마무리한 교황은 바오로 6세 홀로 이동하기에 앞서 모든 참석자들에게 “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각자의 기도 방식으로, 침묵 중에 어머니 우크라이나를 위해 함께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일반알현 말미에도 교황은 전 세계의 신자들에게 동일한 기도 요청을 반복했다.

“우리의 기도 중에 큰 고통으로 시름하는 우크라이나를 잊지 않도록 합시다.”

“오늘 오전 저는 우크라이나의 다양한 종교 지도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모두 한마음으로 우크라이나인들의 고통에 대해 말했습니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재차 호소했다. “우크라이나의 명백하고 확고한 평화를 위해 매일 잊지 말고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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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1월 2023, 2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