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소방관은 복음적 이타주의에 뿌리를 둔 선한 사마리아인”
Francesca Sabatinelli / 번역 박수현
소방관은 가장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비롭고 선한 사마리아인이다. 그는 특히 “다른 많은 사람들이 무관심이나 완고한 마음으로 외면할 때” 그렇게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2월 10일 바오로 6세 홀에서 이탈리아 전역에서 모인 소방관 및 가족 3000여 명을 만나 “일상의 봉사와 주요 긴급상황에서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소방관의 헌신을 높이 평가했다.
“소방관의 헌신 중 가장 최근의 것은 이스키아 섬 지역에 홍수가 발생했을 때입니다. 또한 우리 모두는 지진 피해자를 구조하기 위해 여러분이 장기간 헌신한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탈리아 곳곳을 방문했을 때 여러분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역주민들과 환경 및 역사-예술적 유산을 위해 선한 일을 하고 있음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복음적 이타주의
교황은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언급했다. 선한 사마리아인은 우리에게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대응은 형제애”라는 측면을 알려준다. 교황은 이 비유의 주인공이 하느님의 연민과 애틋한 사랑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하느님의 방식입니다. 곧, 연민과 애틋한 사랑으로 가까이 다가가는 것입니다. 주님도 그렇게 하십니다. 우리 가까이 오시고, 우리를 가엾이 여기시며, 우리를 애틋하게 사랑하십니다.”
“소방관 여러분은 복음적 이타주의에 뿌리를 둔 이탈리아 국민의 오랜 연대 전통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이 같은 도덕적이고 시민적인 유산을 보호하고 무엇보다도 여러분의 개인 생활 방식에서도 이를 함양하라고 초대합니다.”
사명의 성격을 띤 직업
교황은 소방관이라는 직업이 사명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곧,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 대한 봉사, 인간의 존엄성을 위한 봉사, 사회의 공동선을 위한 봉사다. “특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이 같은 위기의 순간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굳건한 의지로 일하는 건강하고 신뢰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합니다.”
교황은 긴급상황에 대처하는 굳건한 의지,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가기 위한 조건을 준비하는 역량, “시민 생활을 위한 안전과 평온의 조건을 보장”하고 “재난과 위험에서 시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소방관의 사명에 감사를 전했다.
“여러분의 헌신, 이것이 핵심입니다! 여러분은 헌신과 기꺼이 준비된 태도, 이타심, 대담함, 심지어 자신의 목숨을 걸 정도로 희생하겠다는 의지 등 많은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희생정신은 참으로 훌륭합니다! 사람들은 여러분의 희생정신을 잘 알고 있으며 물론 여러분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심각한 위험상황이 발생하면 여러분은 위험을 감수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의 사명은 도움이 필요할 때 지역주민과 지역사회를 보호해야 하는 의무로 정당화되는 개인적이고 의식적인 선택입니다.”
끝으로 교황은 소방관들에게 인사하면서 성탄 시기가 친밀함, 연민, 애틋한 사랑, 연대, 봉사, 형제애의 가치를 다시금 몸에 익히는 때라고 설명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같이 되심으로써 우리를 구원하러 오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이 하는 일을 하셨습니다. 곧, 위험에 처한 우리를 도우러 오셨고, 우리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한다는 것을 아시고 가장 근본적인 방법으로 그 일을 하셨습니다.”
교황은 소방관의 “귀중한 봉사”에 거듭 감사를 표하며 “소방관이 할 일이 없기를, 그들이 출동할 필요가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황은 소방관들에게 성모 마리아를 모범으로 삼으라고 권고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성모님은 사촌 엘리사벳을 돕기 위해 서둘러 떠나셨습니다. 여러분도 무슨 일이 발생하면 서둘러 떠납니다. 성모님을 여러분의 모범으로 삼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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