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유다인-그리스도인 공동체 만남 “인내로 대화의 길 걸어갑시다”
Francesca Sabatinelli / 번역 이재협 신부
이따금씩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역사의 무게와 상호 선입견에도 불구하고 유다인과 그리스도인이 걸어온 여정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창립 75주년을 맞이한 프랑스의 ‘아미티에’ 유다인-그리스도인 공동체 회원들을 만나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연설했다. 교황은 “이 대화의 길, 형제애의 길, 공동 노력의 길을 인내로 견디며 걸어가자”고 격려했다. “유다인과 그리스도인의 만남이라는 인연을 이어가는 우리의 아름다운 여정은 깨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늘 새롭게 다짐하고 굳건하게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폐쇄적이고 이웃을 거부하는 행동이 만연한 적대적인 이 시대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유럽에서 반유다주의나 그리스도인에 대한 폭력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인내로 우리의 여정을 잘 걸어갑시다.”
『우리 시대』(Nostra Aetate)의 가르침
교황은 아미티에 공동체 창립자 중 한 명인 쥘 이사악(Jules Isaac)을 가리켜 “제2차 세계대전의 비극 이후 유다인과 그리스도인 사이의 화해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세 가지 선언 중 하나인 비그리스도교와 교회의 관계에 대한 선언 『우리 시대』(Nostra Aetate)에 매우 큰 지지를 보낸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은 『우리 시대』가 “우리 시대 모든 종교의 긴밀한 유대를 보존하고 특히 그리스도인과 유다인이 지닌 공통의 위대한 영적 유산을 성찰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서로에 대한 인식, 이해, 존중, 우정 안에서 유다인과 그리스도인을 돕는 일에 헌신하는 아미티에 공동체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70년 가까이 지칠 줄 모르고 꾸준히 이어온 이 같은 헌신에 감사를 전합니다. 여러분의 헌신은 유다인과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만이 알고 계시는 그날이 오면 만백성이 한목소리로 주님을 부르며 ‘어깨를 나란히 하고 주님을 섬길 것’(스바 3,9)을 기다리면서”(『우리 시대』, 4항 참조) 서로를 형제자매이자 한 아버지의 자녀라는 사실을 재발견하도록 도와주는 데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끝으로 교황은 아미티에 공동체를 비롯해 더 큰 형제애를 위해 언제나 함께 힘쓰는 모든 유다인과 그리스도인의 다양한 활동과 헌신에 지지를 약속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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