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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시기 강론 (자료사진) 대림시기 강론 (자료사진)  (Vatican Media)

역대 교황들의 가르침 안에서의 대림

전례 시기에 맞춰 역대 교황들의 가르침 안에서 대림에 대한 말씀을 모은 특별 코너 ‘더블 클릭 에피소드’는 기다림과 희망의 시간에 대한 역대 교황들의 성찰을 다시 살펴보는 기회이기도 하다. 루이지 마리아 에피코코 신부는 “우리가 눈을 뜨고 깨어 있다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좋은 것이 현재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많은 성인들의 끈기에서 우리가 익혀야 할 좋은 것을 찾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Amedeo Lomonaco / 번역 박수현

대림은 전례력에서 성탄을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다. 대림(Avvento)이라는 말은 라틴어 아드벤투스(adventus)에서 유래했으며 “현존”, “도착”, “오심”을 의미한다. 고대 세계의 언어로 그 말은 관료의 도착, 왕이나 황제의 지방 방문을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전문용어였다. 그 말은 신성의 도래, 곧 권능을 떨치며 신전에서 나오는 것을 뜻하기도 했다.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표현하기 위해 대림이라는 단어를 차용해 그리스도께서 인간에게 오신다는 의미를 설명했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을 혼자 두지 않으시려고 이 땅에 오신 임금이시다. 대림시기는 하느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시간이며, 회심의 시간이기도 하다. 대림시기의 전례는 예언자들, 특히 세례자 요한의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초대한다.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3,2). 끝으로 대림시기는 기뻐하며 희망을 품는 시간이다. “그분께서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분처럼 되리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1요한 3,2).

역대 교황과 대림

예수님의 탄생을 앞둔 이 시기는 대림 제1주일 저녁기도로 시작해 주님 성탄 대축일 제1저녁기도 이전에 끝난다. 사제가 입는 제의색은 자색이다. 대림시기의 주일들을 부르는 전통적인 명칭은 미사 입당송의 첫마디에서 따왔다. 대림 제1주일(레바비 주일)은 “하느님, 당신께 제 영혼을 들어 올리나이다”(Ad te levavi, 아드 떼 레바비, 시편 25(24),1 참조)에서 따왔다. 대림 제2주일(뽀뿔루스 시온 주일)은 “보라, 시온 백성아”(Populus Sion, 뽀뿔루스 시온, 이사 30,19 참조)에서, 대림 제3주일(가우데테 주일)은 “기뻐하여라”(Gaudete, 가우데테, 필리 4,4 참조)에서, 대림 제4주일(로라테 주일)은 “하늘아, 위에서 이슬을 내려라”(Rorate Coeli de super, 로라테 첼리 데 수페르, 이사 45,8)의 첫마디에서 따온 것이다. 역대 교황들은 성탄을 참되게 준비하기 위해 각자 마음의 성찰을 통해 대림시기의 의미를 되새겼다.

비오 12세 교황 “예수님은 언제나 가까이 계십니다”

비오 12세 교황은 대림시기에 “거룩한 전례는 우리 영혼을 거룩한 성탄을 열렬히 기다리는 마음으로 인도한다”고 강조했다. 1952년 12월 7일 비오 12세 교황은 예술 노동자 협회의 책임자 및 회원들을 만나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류가 때때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예수님을 기다리고 있음을 생각하며 위안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예수님께서는 항상 인류 구원에 가까이 계십니다.”

성 요한 23세 교황 “대림은 베들레헴의 광채”

1962년 12월 2일 성 요한 23세 교황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 아낌없이 기도한 모든 가톨릭 신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별안간 세상을 떠날 수도 있다고 위협했던 건강 상태가 다시 좋아지고 있습니다. 정말로 좋아지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대림이 “베들레헴의 광채, 거룩한 성탄의 광채”라고 말했다.

“오늘 거룩한 대림시기가 시작됩니다. 예수님의 어머니이시며 우리 어머니이신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의 빛 안에서 성모님을 기억하도록 합시다. 이 모든 것이 벌써 베들레헴의 광채, 거룩한 성탄의 광채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제부터 기쁜 대림시기를 보내기 바랍니다. 모든 이와 온 세상을 위한 선과 기쁨과 평화의 시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의미 있고 애정 어린 말로 모두에게 보내는 교황의 축하의 말이다. 「바티칸 뉴스」가 마련한 특집 ‘더블 클릭 에피소드’ 게스트인 신학자 루이지 마리아 에피코코 신부는 이를 두고 “달콤하지는 않지만 인생의 쓴맛 아래 좋은 것이 감춰져 있음을 상기시켜주는 말”이라며 “늘 있어 왔지만 때때로 우리가 보지 못했던 좋은 것을 밖으로 꺼내는 건 성탄을 위한 아름다운 일”이라고 말했다. 요한 보스코 성인이 말한 바와 같이 모든 젊은이는 좋은 것에 대한 열린 마음이 있다. 성 요한 보스코는 “가장 좋은 태도는 항구함”이라며 “선이 존재하되 숨겨져 있다고 악착스럽게 믿으며 끈질기게 그것을 찾는 태도”라고 설명했다. “그 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단순히 인류를 선과 악으로 나누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입니다.”

성 바오로 6세 교황 “주님을 위한 길을 준비해야 합니다”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성탄 준비는 세속적인 준비만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무엇보다도 신앙과 이웃사랑의 영적 준비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1966년 12월 4일 삼종기도에서 그는 성탄이 “인간의 자비와 종교적 자비”의 잔칫날이라고 강조했다.

“성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성탄이 다가오고 있음을 생각하나요? 그렇습니다. 성탄은 모든 이가 기뻐하고 기대하는 잔칫날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성탄 준비’에는 세속적인 준비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신앙과 이웃사랑의 영적인 준비를 요구합니다. 우리는 대림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기도와 보속과 그리스도를 기다리고 찾으며 주님을 위한 길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성탄은 모든 이에게 행복한 날이어야 합니다. 따라서 도움이 필요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성탄은 자비의 축제입니다. 곧, 인간의 자비와 종교적 자비의 잔칫날입니다. 여러분의 자녀들이 이런 말을 들을 수 있게 하십시오. ‘너희 집은 성탄 구유를 마련했니?’” 

따라서 신앙과 이웃사랑이 함께해야 한다. 에피코코 신부는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심을 전하는 복음서를 읽을 때마다 우리는 그것이 낭만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다소 슬픈 이야기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그분께서 세상에 오시는 밤을 아무도 반기지 않습니다. 불확실성이 큽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세상의 변방이라고 부르시는 곳에 예수님께서 오시기로 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않고 성탄을 지내는 것은 그리스도인에게 있어 무의미합니다. 이웃사랑은 그리스도께서 무엇보다도 가장 작고 보잘것없는 것 안에 계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줍니다.”

대림시기에는 대림초 네 개를 마련해 매주 하나씩 늘려 밝힌다.
대림시기에는 대림초 네 개를 마련해 매주 하나씩 늘려 밝힌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기다리는 동안 기쁘게 깨어 걸어나가도록 합시다”

대림시기에 “해마다 그리스도의 재림에 대한 기대를 새롭게” 해야 한다. 1998년 대림 제1주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이 시기를 기쁘게 살라고 권고하며 이 같이 말했다. “때가 차서 그리스도께서 베들레헴의 마구간에서 태어나셨을 때, 곧 하느님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신 때를 기억하며 기쁘게 깨어 있도록 합시다. 깨어 있어야 기다릴 수 있습니다.”

“대림시기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역사 속에 위치하면서도 역사를 넘어서는 사건을 기다립니다. 그 일은 예년처럼 주님의 성탄 대축일 밤에 일어날 것입니다. 목자들은 베들레헴의 마구간으로 모여들 것입니다. 나중에 동방박사가 올 것입니다. 이 둘은 어떤 의미에서 온 인류를 상징합니다. 오늘 전례에서 울려 퍼지는 권고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뻐하며 주님을 만나러 가자’는 말이 모든 나라, 모든 대륙, 모든 민족과 국가로 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시대 삶의 핵심어는 가정이다. 에피코코 신부는 “의미 있는 관계가 없다면 인간의 삶도 없다”며 “이것이 가정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누군가의 옆에 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관계를 거쳐야 좋은 것이 나온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는 가정이 필요합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 “기다림은 현재를 더욱 소중하게 만듭니다”

기다림의 시간, 대림시기를 어떻게 지내야 할까?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은 “기다림의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9년 11월 28일 대림시기를 시작하는 대림 제1주일 제1저녁기도에서 “시간이 의미 있는 현재로 채워지지 않는다면 기다림은 견딜 수 없게 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에 의미가 부여되고 매 순간 구체적이고 유효한 것을 인식할 때마다 기다림의 기쁨은 현재를 더욱 소중하게 만듭니다.”

“주님의 선물이 이미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온 현재를 강렬히 살아가게 합니다. 희망찬 미래에 빛을 비추는 현재를 살아냅시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인의 대림시기는 그리스도의 신비라는 우리 신앙의 핵심으로 돌아가 참된 기다림의 의미를 우리 안에 다시 일깨우는 기회가 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 가운데 오심으로써 그분의 사랑과 구원의 선물을 우리에게 가져오셨고 지금도 계속해서 주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가운데 현존하십니다. 성경 안에서, 전례 안에서, 성인들 안에서, 일상생활의 사건들 안에서, 모든 피조물 안에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모습은 여러 가지 사건의 이면에 계시느냐 혹은 불확실한 기원과 불확실한 미래의 안개에 가려져 계시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종종 각자의 최고의 추억은 가족과 연결돼 있다. “기억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과거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우리가 현재에 단호하고 담대한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스도교의 기억은 후자의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어둠을 통과하려고 빛을 기억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깨어 기다립시다!”

“너희의 주인이 오실 것이다”(마태 24,42 참조).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2년 11월 27일 대림 제1주일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바로 이 말씀이 우리 희망의 기초이며, 우리 인생의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우리를 지탱해 준다”고 말했다.

“대림시기 동안 우리의 나태함을 떨쳐버리고 잠에서 깨어나도록 합시다!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나는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잘 알고 있는가? 나는 깨어 있는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는가? 나는 일상적인 상황 안에 계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알아보려고 노력하고 있는가, 아니면 세상사에 정신이 팔려 있는가?’ 오늘 그분의 오심을 우리가 깨닫지 못한다면, 마지막 때에 그분께서 다시 오시더라도 우리는 준비가 돼 있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형제자매 여러분, 깨어 있으십시오! 주님께서 오시길 기다리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시길 기다리도록 합시다. 왜냐하면 그분께서 거기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깨어 기다리도록 합시다.”

그러므로 대림시기는 하나의 여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를 “우리 가운데 계시며 우리 곁을 지나시는 주님을 깨어 기다리는” 여정이라고 말했다. “깨어 있음”은 대림 제1주일 복음과 루이지 마리아 에피코코 신부의 묵상을 소개하는 영상 프로젝트 ‘대림’ 제1회의 핵심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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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12월 2022, 2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