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지역 주민과의 개인적 관계를 통해 의료 서비스를 실천하는 장소인 약국들 지역 주민과의 개인적 관계를 통해 의료 서비스를 실천하는 장소인 약국들 

교황, 약사 네트워크 회원 만남 “배제되는 사람이 없도록 기본 의료 서비스에 충실하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이 11월 14일 클레멘스 홀에서 “아포테카 나투라 약사 네트워크” 회원들을 만나 그들이 보여주는 조화와 돌봄의 정신, 특히 “온전한 생태학적 직관”을 근본으로 하는 단체의 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교황은 소외를 야기할 위험이 있는 관료화된 의료 체계의 결함을 약국이 보완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Antonella Palermo / 번역 이재협 신부

프란치스코 교황이 11월 14일 사도궁 클레멘스 홀에서 ‘아포테카 나투라 약사 네트워크’ 회원 400여 명을 만났다. ‘아포테카 나투라’는 유기체와 환경의 생리를 존중하면서 사람을 돌보기 위해 연합한 ‘약사 네트워크’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현 의료 시스템에 우려를 표하는 한편, “여러 가지 이유로 가정 주치의 개념이 많이 사라지고 ‘고급 의료 서비스’를 선호하는 추세에 따라 양질의 지역 의료 서비스가 경시될 위기에” 빠지게 된 상황에서 약사 네트워크의 기여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아포테카 나투라: “온전한 생태학적 직관” 중시

교황은 자연에서 건강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회원들의 시도를 보며 아마존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기적이 아니라 진짜 아마존 말입니다.” 교황은 아마존에 사는 원주민들이 자연 요법을 위한 풍요로운 유산을 비축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의 고유한 문화를 잃어버릴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들의 고유한 문화는 언제나 피조물, 환경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웰빙(Well-being)’ 행동양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웰빙’ 행동양식은 달콤한 인생을 추구하거나 이 세상의 삶을 순탄하게 살아내려는 비결이 아닙니다. 그들의 고유한 문화는 사람, 가정, 민족이 피조물과 함께 이루는 조화입니다. 저는 여러분의 작업에서 이 시대를 위한 긍정적인 표징을 봅니다. 그 표징은 전적으로 생태학적 직관에서 시작해 사업을 수행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창의적인 방식입니다. 생태학적 직관은 우리 인간과 피조물 사이의 새로운 조화를 다시 발견해야 하는 오늘날의 우선적 요구에 부응합니다.”

알현에 참석한 약사의 아이를 축복하는 교황
알현에 참석한 약사의 아이를 축복하는 교황

특정 결함을 보완할 수 있는 약국의 역할

교황은 약사 네트워크가 지역 주민들과 인격적 관계를 발전시키려는 시도를 높이 평가했다. 이러한 시도는 지역 주민들에게 직접 처방하고 지침을 알려주기 위한 경청의 역량이라 할 수 있다. 교황은 이 같은 시도에 대한 투자가 약사 네트워크의 특별함이라며 “기본적인 건강 관리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여러 가지 이유로 가정 주치의 개념이 많이 사라지고 ‘고급 의료 서비스’를 선호하는 추세에 따라 양질의 지역 의료 서비스가 경시될 위기에 빠지게 됐습니다. 혹은 의료 체계의 관료화와 과도한 전산화로 인해 노인이나 교육 수준이 낮은 이들이 실질적으로 의료 서비스에서 배제되거나 소외되기도 합니다. 물론 약국이 국가 보건 서비스에 해당하는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특정 결함을 보완한다는 측면에서 사람들의 실질적인 필요를 확실히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조화와 돌봄

교황은 “조화” 개념을 언급했다. 교황은 “성령께서는 조화 그 자체”라는 신학적·영성적 가치를 마음 깊이 새기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피조물은 조화롭습니다. 피조물은 자신을 물들이는 악과 밀접하게 연관된 존재지만 언제나 선과 어우러지기를 갈망합니다.” 교황은 이 같은 주제를 다루는 바오로 사도의 로마서 8장을 다음과 같이 인용했다. “바오로 사도는 ‘피조물이 허무의 지배 아래 든 것은 자의가 아니라 그렇게 하신 분의 뜻’이며 ‘모든 피조물이 지금까지 다 함께 탄식하며 진통을 겪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로마 8,20.22 참조).”

“오늘날 상호 연결된 글로벌 세계에서 두 종류의 문화 간 대립이 더욱 분명해집니다. 하나는 허무주의와 유사한 형태를 띤 소비주의 문화와 버리는 문화입니다. 다른 하나는 돌봄의 문화입니다. 우리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앞으로 나아가려면 다른 가능성은 없습니다!”

‘아포테카 나투라 약사 네트워크’를 조직한 마시모 메르카티 박사
‘아포테카 나투라 약사 네트워크’를 조직한 마시모 메르카티 박사

땅의 부르짖음과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은 책임 있는 선택을 요구합니다

교황은 “오늘날 우리는 중립을 지킬 수 없다”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땅의 부르짖음과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이 책임을 묻기 때문입니다.” 교황은 전체 교회와 돌봄의 가치를 인식하고 수행하려는 모든 이에게 호소하는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의 내용을 언급했다. 회칙은 오늘날 약사들이 자신의 직무에 적용할 만한 생명의 논리와 삶의 태도에 영감을 준다. 이에 교황은 다음과 같이 말하며 연설을 마쳤다. 

“각자 자신의 역할 안에서 돌봄의 문화를 널리 퍼뜨리는 데 이바지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힘쓰는 모든 일에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전문 분야는 물론, 사람과 공동선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경제 모델을 발전시키는 데 구체적으로 이바지하려고 노력하는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합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14 11월 2022, 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