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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캉브레대교구장 뱅상 돌만 대주교와 캉브레 시의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는 교황 프랑스 캉브레대교구장 뱅상 돌만 대주교와 캉브레 시의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는 교황 

교황 “말기 환자에게 죽음이 아닌 돌봄과 위안을 주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21일 프랑스 캉브레대교구의 정치 지도자들과 주요 행정 관료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정치의 역할을 상기하는 한편, 임종을 앞둔 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갖고 시민들 가까이에 머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래 세대에게 사회적, 문화적, 지적 유산을 풍요롭게 물려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Michele Raviart / 번역 안주영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21일 프랑스 캉브레대교구장 뱅상 돌만(Vincent Dollmann) 대주교의 인솔하에 로마를 찾은 프랑스 북부의 정치 행정 관료들을 만났다. 교황은 시민들의 “필수적인 필요를 우선해야 한다”며 “일상생활과 무관한 인기 있는 주제들을 선호함으로써 이 같은 우선순위가 너무 자주 밀려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실을 왜곡하는 이념과 표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시민들을 섬기고 그들의 필요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현실을 조작해 진실되지 못하게 하는 언론의 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것은 여러분이 수십 년 동안 직면해 왔던 도전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사회를 위한 여러분의 최우선적인 관심 외에도 저는 여러분이 지역의 문화적 차원을 마음에 품고 있다는 점도 알고 있습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문화가 강조하는 자신의 뿌리에 대한 자부심을 통해 양육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다. 이는 모든 이에게 자신의 존엄성을 일깨우는 데 이바지합니다.”

환대와 돌봄

교황은 사회적 관점에서 가장 소외된 이들에 대한 ‘환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교황은 자신이 특별히 애정을 두고 있는 이주민을 비롯해 장애인을 향한 관심을 호소했다. 이어 “장애인이 자기 자신과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이들의 삶을 용이하게 하고, 무엇보다도 장애인에게 마땅한 존경심을 표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설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장애인이 일자리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돌봄’과 관련해 요양원에 있는 노인과 “완화의료를 동반해야 하는” 임종을 앞둔 이들을 언급했다. “의료종사자들에게는 본래 돌봄과 위안을 주는 소명이 있습니다. 의료종사자들이 항상 치료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그들에게 자신의 환자를 죽이라고 요구할 수 없습니다!”

“명분을 내세워 살인을 일삼으면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사람을 죽이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본질적인 사안에 대한 토론이 진실로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버리는 문화’에 휘말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동반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미래를 위한 과거의 유산

교황은 문화 분야가 “공동 과거의 결실”이자 “여러분이 함께 소유하고 사랑한 땅, 한 번도 교회가 사라진 적 없었던 그 땅에서 살아온 역사의 결실”이므로 일치의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캉브레 지역은 프랑스를 형성한 사건들의 무대였다”고 덧붙였다. 캉브레 시는 경제 위기를 겪었으며 제1차 세계대전 중 파괴된 바 있다. 교황은 “이 유산을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문화 분야를 풍요롭게 하는 것이 여러분의 몫”이라고 말했다. 

“과거의 사건들은 역사와 문학을 비롯해 국가 전체의 정치·경제적 전망에 이바지했습니다. 우리는 과거의 유산을 남용하면서 미래 세대에게 그 유산을 물려줘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유산은 이중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받은 것이며, 줘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문화적, 사회적, 지적 유산은 풍요롭게 전승돼야 합니다. 이는 여러분이 받은 것을 풍요롭게 하여 그것을 물려줘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교회의 친밀한 관심

교황은 이번 만남에 참석한 이들처럼 사회·경제 분야에서 책임을 맡고 있는 이들이 교회의 메시지에 관심을 두고 있음을 확인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아울러 다음과 같이 연설을 마무리했다. “교회는 이주민, 노인, 병자, 다시 말해 ‘소외된’ 모든 이에게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합니다. 그들에게 있어 가장 심각한 빈곤은 의심할 여지 없이 배척과 그에 따른 외로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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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10월 2022, 2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