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경제의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Paolo Ondarza / 번역 이창욱
전쟁과 환경위기는 경제와 사회를 위협한다. 따라서 “우리가 전 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엄청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적절한 경제를 제안하는 것이 시급”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17일 바티칸에서 스페인 청년 기업인 연맹과 갈리시아 기업인 연맹 회원들을 만나 이 같이 강조했다. 교황은 오늘날 소수가 막대한 결정권을 가지고 호화롭게 살아가고 있지만 다수는 자발적으로 책임 있게 행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는 가운데 비인간적인 조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든 이를 위한 경제
여기서 교황은 “경제활동이 소수가 아닌 모든 이, 특히 가난한 이들을 위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여러분이 자연에 군림하고 있지 않으며 자연을 보살펴야 한다는 점을 깨닫는 게 중요합니다. 미래 세대는 자연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경제와 예언
교황은 기업인들에게 “경제”와 “금융”을 혼동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경제가 병들면 금융으로 바뀌고, 경제가 금융으로 바뀌면 모든 것이 액체나 기체가 되어 결국 ‘금전을 요구하는 행운의 편지(사슬편지)’처럼 되고 맙니다.” 교황은 기업인들에게 세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예언’이다. “성경에서 예언자는 하느님을 대신해 말하는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메시지를 전하며 이를 통해 자신이 살고 있는 상황의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입니다.” 사실 예언이 없으면 “경제를 비롯해 일반적으로 인간의 모든 행위는 눈이 멀게” 된다.
“전쟁과 환경위기를 특징으로 하는 현재의 복잡한 상황에서 예언자로서 여러분의 봉사를 발전시키는 것은 여러분에게 달려 있습니다. 말씀을 선포하고 공동의 집을 짓는 예언자, 모든 형태의 삶을 존중하고 모든 이의 유익에 관심을 두며 평화를 증진하는 예언자 말입니다.”
하느님과의 관계
이와 관련해 교황이 기업인들에게 요구하는 두 번째 목표는 ‘하느님과의 관계를 돌보는 것’이다. “영적인 건강을 가꾸며 주님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 좋은 결실을 거두기 시작합니다.” 교황은 “세상이 여러분에게서 필요로 하는 영웅주의는 단단한 뿌리가 있을 때에만 지속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뿌리와 줄기와 열매가 조화를 이루도록 하십시오. (…) 그럴 때라야 우리는 새로운 세대에게 슬픈 미래를 물려주는 해로운 행동을 그만둘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마음의 회심(conversione del cuore)을 체험하며 살아갈 때 경제의 대전환(conversione economica)도 가능할 것입니다. 곧, 가장 궁핍한 사람들을 더 많이 생각할 수 있을 때, 개인의 선보다 공동의 선을 우선시하는 법을 배울 때, 인간관계에서 사랑과 정의의 결핍이 창조주와의 관계를 소홀히 한 결과이며 동시에 우리 공동의 집(지구)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이해할 때 경제의 대전환이 가능해집니다.”
교황은 기업들이 “어떤 식으로든 자연을 더 오염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모든 것을 파괴하는 이 같은 오염의 추세를 역전시키는 것은 여전히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빈곤에 맞서 싸워 일자리를 창출합시다
교황은 세 번째로 “노동과 가난”의 관계를 제시했다. 그것은 빈곤을 사랑하라는 초대가 아니라 “그와 반대로 빈곤에 맞서 싸워야 하고” 이 과정에서 얻어낸 일자리 창출을 통해 이웃의 존엄을 지키는 데 이바지하는 것이다. 교황은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하고 엄격한 생활방식으로 당대의 교회를 회복하는 데 이바지한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모범을 예로 들었다.
“사물이 아니라 하느님께 대한 완전한 신뢰를 의미하는 노동과 가난의 가치를 통해 생산의 다양한 단계에 종사하는 구성원들이 서로 화해하는 경제를 도모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서로를 원망하지 않고, 더 큰 불의를 낳거나 냉담한 무관심으로 일관하지 않는 경제입니다.”
좋은 기업인은 ‘보살펴줍니다’
교황은 경제학 수업에서 “인류 가족과 공동의 집을 돌보는 일”을 다루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기업인의 주요역할 중 하나는 돌보는 일입니다. 사랑하는 이를 돌보고, 회사를 돌보고, 직원을 돌보고, 공동의 집을 돌보고, 모든 것을 돌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나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