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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 6세 홀에서 국제교리교사대회 참가자들을 만난 교황 바오로 6세 홀에서 국제교리교사대회 참가자들을 만난 교황 

교황, 교리 교사들에게 “‘수업식’ 교리 교육이 아니라 살아있는 믿음을 전하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이 9월 10일 바오로 6세 홀에서 제3차 국제교리교사대회 참석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사랑이 “우리의 도덕적 행동의 판단기준”이라며 “신앙의 전달은 교리 교사들의 말을 듣는 사람들의 연령과 준비 상태에 적합하도록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교황은 자신의 첫영성체 준비를 도와준 교리 교사 돌로레스 수녀를 기억했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박수현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3차 국제교리교사대회에 참석한 1400여 명의 교리 교사들을 만났다. 이 만남에서 교황은 전 세계에서 온 교리 교사들에게 다음과 같이 초대했다. “‘교리 교사가 되는 것’에 지치지 마십시오. ‘학교 수업식’의 교리 교육을 피하십시오. 교리 교육은 학교 수업 시간 같은 게 아니라 신앙의 살아있는 체험을 전하는 일입니다.” 교황은 신앙의 전파를 위해 헌신하는 교리 교사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교리 교육이 “신앙의 여정을 떠나라고 요청하는 아이들, 젊은이들, 성인들”에 대한 중요한 “책임”이라고 말했다.

교리 교사 “직무”

그리스도교 공동체 내에서 교리 교사들이 수행하는 역할은 사실상 “뛰어난 역할”이다. 이러한 까닭에 교황은 2021년 5월 10일 반포한 자의 교서 「오래된 직무」(Antiquum ministerium)를 통해 ‘평신도 교리 교사 직무’를 공식적으로 제정했다. 자의 교서에서 교황은 “문화의 세계화가 위세를 떨치는” 오늘날 “세례에 힘입어 교리 교육 활동에 협력하라는 부르심을 받았다고 느끼는 남녀 평신도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 교황은 표준판(Editio typica) 예식서를 통해 2022년 1월 1일부터 전 세계 모든 주교가 전례 거행 중에 교리 교사를 임명할 수 있는 특정 예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교황이 항상 강조한 바와 같이 이는 교리 교사 직무를 한낱 직업이 아니라 “소명”으로 살아내는 이들에게 더 큰 품위를 부여하는 표지이기도 하다.

전 세계에서 온 교리 교사들에게 연설하는 교황
전 세계에서 온 교리 교사들에게 연설하는 교황

수요 일반알현 교리 교육 

교황은 교리 교사 직무가 주교, 사제, 수도자, 축성생활자들을 포함해 모든 신자들의 소명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모든 이의 마음에 복음이 울려 퍼지게 하라고 우리 모두를 부르시기 때문입니다.” 교황은 “매주 교리 교육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수요일 일정”인 수요 일반알현 시간을 매우 좋아한다며, 이는 자신에게 “특별한 순간”이라고 밝혔다.

“왜냐하면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과 교회의 전통을 묵상하며 하느님 백성으로 신앙의 여정을 걷고, 일상생활에서도 복음을 증거하는 데 필요한 방식을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교리 교사가 되는 것에 지치지 마십시오

교황은 열정을 잃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어 “‘교리 교사가 되는 것’에 지치지 말라”며 “‘학교 수업식’의 교리 교육을 피하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앙의 전달이 교리 교사들의 말을 듣는 사람들의 연령과 준비 상태에 “적합”하도록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무엇보다도 “우리가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것이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대인적 만남만이 처음으로 접한 말씀의 선포를 받아들이게 하고 교리 교육이 허용하는 올바른 역동성으로 그리스도인의 삶 안에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북돋아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최근 몇 달 동안 참석자들에게 전달된 새로운 교리 교육 지침서가 “교구와 본당에서 교리 교육을 쇄신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오로 6세 홀의 참석자
바오로 6세 홀의 참석자

새 삶의 증인들

교황은 또한 교리 교사들에게 “새 삶의 증인들”이 되라는 부르심을 상기시키기 위해 『가톨릭 교회 교리서』를 인용했다.

“복음화의 특권적인 단계인 교리 교육의 목적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것, 우리 안에서 그분이 커지셔야 하는 것임을 결코 잊지 마십시오.”

이 “새 삶”의 참되고 유일한 계명은 서로 “사랑”하는 것이다. 그 사랑은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것”이며 “예수님께서 우리 가운데 계시는 신비와 당신의 설교, 당신의 기적 그리고 무엇보다도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 우리에게 보여주신 것”이다. “사랑하는 교리교사 여러분,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을 가시적이고 감지할 수 있도록 하여 우리 삶의 규칙이자 우리의 도덕적 행동의 판단기준이 되게 하십시오. 이 사랑의 원천에서 절대 떠나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이는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항상 행복과 기쁨이 충만한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소명

끝으로 교황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여정을 통해 여러분 중 많은 이들이 교리 교사의 소명을 온전히 발견하고 교리 교사의 직무에 참여할 수 있게 되리라 확신합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주님께서 이 직무에 여러분을 부르신다면, 그분을 따르십시오! 여러분은 복음을 선포하신 예수님의 동일한 사명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교황의 첫 번째 교리 교사 돌로레스 수녀

교황은 개인적인 경험을 나누며 연설을 마쳤다. “저의 교리 교사들을 기억하며  이 연설을 끝내고자 합니다. 저는 이들을 기억하는 것이 좋은 일이며 또한 옳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황은 원고에서 눈을 떼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교리 교사 모임을 지도한 수녀님이 계셨습니다. 어떨 땐 그 수녀님이 저희를 가르치셨고 어떨 땐 두 명의 훌륭한 여성들이 저희를 가르치셨습니다. 두 여성의 이름은 모두 앨리샤였습니다. 저는 항상 그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수녀님은 1943년에서 1944년 사이에 제가 첫영성체를 준비할 수 있게 도와주시며 저의 그리스도인 생활의 기초를 닦아 주셨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 중에 그때 태어난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저에게도 큰 은총을 베푸셨습니다. 수녀님은 매우 연로하셨고, 저는 학생 신분으로 독일에서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학업을 마친 후에는 아르헨티나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아르헨티나로 돌아온 다음날 수녀님이 돌아가셨습니다. 감사하게도 저는 하느님 곁으로 떠나신 수녀님을 동행할 수 있었습니다. 수녀님의 관 앞에서 기도하면서 저는 교리 교육과 아이들과 젊은이들의 첫영성체를 준비시키는 데에 평생을 바친 이 수녀님의 증거를 두고 주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이 수녀님의 이름은 돌로레스입니다.”

교황은 “훌륭한 교리 교사는 흔적을 남긴다”는 것을 증언하기 위해 이 일화를 들려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씨를 뿌리면 흔적이 남지만 씨를 뿌린 사람도 흔적을 남긴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교리 교사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며 그들의 여정을 격려했다. “여러분이 동행하는 젊은이들, 아이들, 성인 예비자들이 여러분을 항상 주님 앞에서 선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마음에 뿌려준 사람으로 기억하길 바랍니다.” 

순교한 교리 교사들

교황은 모든 “순교한 교리 교사들”을 기억했다. “그들은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매우 중요합니다. 그들은 또한 우리 시대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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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9월 2022, 0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