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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가톨릭 국회의원 네트워크 회원들의 몇몇 자녀들과 만나는 교황 국제 가톨릭 국회의원 네트워크 회원들의 몇몇 자녀들과 만나는 교황 

교황 “폭력으로 얼룩진 세상을 치유하려면 유능한 지도자와 효과적인 정책이 필요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25일 국제 가톨릭 국회의원 네트워크(ICLN) 회원들을 만나 “정의, 형제애, 평화”를 위해 국가 및 국제 차원에서 헌신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평화는 “전쟁의 부재”만이 아니라 협력, 대화, 선견지명이 있는 정치 프로젝트의 결실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안주영

“정의”는 발언권이 없는 이들과 효과적인 정책·법률을 통해 시민단체·정치 지도자들의 보호를 기다리는 취약한 이들을 위한 것이다. “형제애”는 사회 구조와 모든 이의 존엄을 위협하는 불평등·불의의 수많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평화”는 전쟁의 부재만이 아니라 선견지명이 있는 대화와 협력의 결실을 뜻한다. 이 세 단어는 8월 25일 교황청을 방문한 국제 가톨릭 국회의원 네트워크(International Catholic Legislators Network, 이하 ICLN) 회원들의 손에 현재와 미래의 도전을 맡기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한 핵심 주제다. ICLN은 2010년 오스트리아 트루마우에서 비엔나대교구장 크리스토프 쇤보른(Christoph Schönborn) 추기경과 함께 설립됐다. 이날 클레멘스 홀에서 이뤄진 교황과의 만남에 ICLN 의장 크리스티안 알팅 폰 게우사우(Christian Alting von Geusau)와 시리아 정교회 총대주교 이냐시우스 아프렘 2세(Iganatius Aphrem II)도 참석했다.

정의, 형제애, 평화

교황은 지난해 8월 ICLN 회원들과의 만남에서 이미 코로나19 대유행과 정치적 혼란, 인간 존엄을 훼손하는 신기술의 위협(아동 음란물, 개인 정보 악용, 소셜미디어를 통한 가짜 뉴스 등)의 비극에 맞설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요청한 바 있다. 12개월이 지난 이번 만남에서 교황은 “세계 여러 지역에 영향을 끼치는 전쟁과 분열이 특징인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에 따라 근원적으로 변화된 전 세계를 무대로 삼아 연설의 세 가지 주제어로 “정의, 형제애, 평화”를 제시했다. 이는 가톨릭 국회의원들의 본연의 임무를 최선의 방법으로 수행하기 위한 핵심어이기도 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리아 정교회 총대주교 이냐시우스 아프렘 2세와 인사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리아 정교회 총대주교 이냐시우스 아프렘 2세와 인사하고 있다.

사익보다 공익을 우선하십시오

교황은 무엇보다도 “평화”가 일시적인 사명이 아니라 인류의 미래 건설 자체를 의미하는 “끊임없는” 임무라고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닙니다. 항구적 평화를 향한 여정은 특별히 모든 이의 선익이 되는 목표를 추구하는 데 있어 더 큰 책임을 맡은 이들의 협력을 필요로 합니다. 평화는 상호 대화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 진리를 찾는 끈질긴 인내, 개인의 이익보다 공동체의 선익을 우선하려는 열망에서 비롯합니다.” 

교황은 이러한 관점에서 “입법자와 정치 지도자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진정한 평화는 선견지명이 있는 정치적 과정과 입법을 통해 보편적 형제애와 모든 이를 위한 정의에 기반한 사회 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헌신할 때만 이뤄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장 취약한 이들의 소리를 듣고 그들을 보호합시다

교황은 전통적으로 정의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주려는 의지”로 정의된다며 “하느님과 타인과의 올바른 관계를 도모해 공동체는 물론 개인의 선을 꽃피우게 하는 구체적인 행동”도 아우른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세상에서 많은 사람들이 정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정의를 요구합니다. 그들은 종종 발언권이 없으며, 효과적인 공공정책과 법률을 통해 하느님 자녀로서의 존엄과 기본 인권의 불가침성을 보호받기 위해 시민단체·정치 지도자들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쓰고 버리는” 문화

교황은 가난한 이, 이주민, 난민, 인신매매 피해자, 병자, 노인 등 “오늘날 쓰고 버리는 문화로 인해 착취당하거나 버려질 위험에 처한” 모든 이를 기억했다. 이어 가톨릭 국회의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여러분의 도전은 모든 이가 존경과 사랑으로 대우받을 수 있도록 정당한 관계를 공적 차원에서 보호하고 강화하는 것입니다.”

연대의 정신으로 불평등과 불의에 맞섭시다

교황은 또 하나의 핵심어인 ‘형제애’를 제시하며, 형제애의 유대가 없다면 정의로운 사회는 “존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형제애가 “인류 가족의 모든 구성원의 온전한 발전과 안녕을 위한 공동의 책임과 관심”을 의미한다며 회칙 「Fratelli tutti」를 인용했다. “민족과 국가를 기초로 형제애를 실현하는 세계 공동체의 발전을 위하여 참으로 공동선에 이바지하는 더 좋은 정치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섬기기보다는 지배하려는 욕망에서 비롯된 경쟁·폭력의 행태로 극심하게 시달리는 세상을 치유하려면 책임감 있는 시민뿐만 아니라 특히 가장 위태로운 삶의 조건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한 형제적 사랑에 영감을 받은 유능한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교황은 “사회 구조와 모든 이의 고유한 존엄을 위협하는 불평등·불의의 수많은 상황을 연대의 정신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책·법률을 채택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과 국제적 차원에서 꾸준히 노력하라고 ICLN 회원들을 격려했다. 

가톨릭 국회의원들이 교황에게 선물하고 있다.
가톨릭 국회의원들이 교황에게 선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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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8월 2022, 0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