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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키이우 공습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공습 (2022년 2월 24일) 

교황 “전쟁은 무고한 이들이 대가를 치르는 광기, 무기를 거래하는 이들은 범죄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6개월째로 접어든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24일 수요 일반알현 말미에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핵발전소의 핵재앙 위험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교황은 난민과 아이들을 기억하는 한편, 러시아 민족주의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의 사망 소식에 애도를 표했다. 또한 시리아·예멘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과 로힝야족의 비극을 기억했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박수현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24일 수요 일반알현 말미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광기”라는 표현을 다시금 사용하며 아무도 전쟁의 광기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쟁의 대가를 치르는 쪽은 언제나 무고한 이들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지 정확히 6개월째 되는 8월 24일, 교황은 “6개월 동안 전쟁의 공포에 시달려온 사랑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을 위해 오늘 주님께 평화를 간구하자”고 초대했다. 교황은 차분하고 엄숙한 어조로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전쟁을 종식하고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핵발전소의 핵재앙 위험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 마련되길 바랍니다.”

갇힌 이들을 풀어주십시오

자포리자는 유럽에서 가장 큰 핵발전소 중 하나가 있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도시로, 러시아군에게 포위된 이래 수백 명의 사람들이 갇혀 있다. 교황은 이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갇혀 있는 이들, 특히 열악한 환경에 처한 이들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습니다. 이들을 풀어주기 위해 책임 당국이 노력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아이들에 대한 생각 “전쟁의 광기에 대가를 치러야 하는 무고한 이들”

교황은 준비된 원고에서 잠시 눈을 떼고 전쟁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생각했다. “너무 많은 아이들이 죽었습니다. 그리고 난민들도 많습니다. 여기에도 그들 중 많은 이들이 있습니다.” 롬바르디아와 토스카나 지역에서 활동하는 카리타스의 도움으로 이날 일반알현에 참석한 난민들은 손을 흔들며 교황의 말에 화답했다. 우크라이나 국기를 흔드는 몇몇 젊은 여성들도 박수와 눈물로 교황의 발언을 기쁘게 환영했다.

“많은 사람들이 다쳤고, 많은 우크라이나 아이들과 러시아 아이들이 고아가 됐습니다. 고아가 된다는 것은 부모를 잃는다는 것, 러시아인이든 우크라이나인이든 국적이 없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너무나도 가혹한 잔혹함 그리고 광기, 광기, 광기에 대가를 치르고 있는 무고한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전쟁은 광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전쟁터에 있는 그 누구도 ‘아니, 난 미치지 않았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전쟁은 광기입니다.”

바오로 6세 홀의 우크라이나 국기
바오로 6세 홀의 우크라이나 국기

다리야 두기나에 대한 공격

교황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상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진 민족주의 정치철학자 알렉산드르 두긴의 젊은 딸 다리야 두기나가 차량 폭발로 숨진 사건도 언급했다. 

“저는 모스크바에서 차량 좌석 밑에 설치된 폭탄으로 인해 사망한 가여운 젊은 여성을 생각합니다. 무고한 이들이 전쟁의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무고한 이들 말입니다.”

무기 거래상은 범죄자입니다

교황은 “이러한 현실에 대해 생각해 보고 서로에게 ‘전쟁은 광기’라고 말하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황은 ‘공포팔이’로 이익을 취하는 모든 이를 규탄하는 말은 하지 않았으나 다음과 같은 말로 대신했다. “무기 거래로 돈을 버는 사람들은 인류를 죽이는 범죄자들입니다.”

바오로 6세 홀에서 우크라이나 난민 어린이들을 맞이하는 교황
바오로 6세 홀에서 우크라이나 난민 어린이들을 맞이하는 교황

세계의 다른 전쟁들

마지막으로 교황은 기회가 될 때마다 언급한 바와 같이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세계 곳곳의 비극에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곧, 서서히 하나로 모이고 있는 “산발적 제3차 세계대전”의 “파편들”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전쟁을 치러온 다른 나라들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10년 넘게 내전을 치르고 있는 시리아, 기아 문제로 많은 아이들이 굶어 죽는 예멘을 생각해 봅시다. 불의에 의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 세계를 떠돌아다니는 로힝야족을 생각해 봅시다.”

성모님께 드리는 기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6개월째인 이날 교황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길 희망했다. 교황은 지난 3월 25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거행된 장엄한 봉헌 예식을 떠올리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두 나라를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께 봉헌했습니다.”

“어머니 성모님께서 이 두 나라를 굽어 보소서. 우크라이나를 보시고 러시아를 보소서.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 저희는 평화가 필요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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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8월 2022, 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