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니카라과 사태 “대화는 상호 존중하는 공존의 토대가 돼야 합니다”
Gabriella Ceraso / 번역 이정숙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21일 연중 제21주일 삼종기도 말미에 니카라과에서 최근 몇 주 동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언급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산디니스타(니카라과 민족해방전선) 출신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의 반대파들을 지지한다는 의심을 받는 니카라과 가톨릭 교회의 사제, 주교, 언론, 비정부기구(NGO)들은 일련의 탄압과 박해를 받고 있다.
“니카라과에서 시민들과 기관과 관련해 발생한 상황을 우려와 슬픔으로 면밀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공개적이고 진지한 대화를 통해 서로 존중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저의 신념과 희망을 표하고자 합니다.”
교황은 니카라과 국민들로부터 큰 공경을 받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 특별한 은총을 청했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전구를 통해 주님께서 모든 이의 마음에 이 같은 구체적인 의지를 불러 일으키시길 청합시다.”
니카라과 교회의 수난
대화는 상호 존중과 기도를 필요로 한다. 교황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을 우려하는 국제기구와 중남미·유럽 교회와 한목소리로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수많은 신자들에게 이 같이 요청했다. 니카라과 정부는 최근 가톨릭 라디오 방송국들의 폐쇄, 비정부기구들의 해산, 마더 테레사 수녀가 설립한 사랑의 선교 수녀회 추방, 교회 활동 정지, 사제들의 연행 등을 감행했다. 또한 이미 지난 8월 초부터 사제들, 신자들과 함께 주교관에 연금돼 있던 마타갈파교구장 롤란도 알바레스(Rolando Álvarez) 주교가 지난 8월 19일 마나과로 이송돼 구금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알바레스 주교가 오르테가 정부의 안정을 해칠 목적으로 폭력단체를 조직하고 증오행위를 부추기려 한다고 주장했다. 알바레스 주교도 처음에는 성체가 모셔진 성광을 들고 거리에서 기도하려 했으나 경찰에 의해 제지됐다. 알바레스 주교는 마타갈파 주교관 가택 연금 중에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행하길 원한다”며 “우리는 하느님의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55세의 알바레스 주교의 사기는 여전히 강하지만, 건강은 악화되고 있다. 마나과에서 알바레스 주교는 현재 가족을 만날 수 있는 상태다. 니카라과 주교회의 부의장 레오폴도 브레네스(Leopoldo Brenes) 추기경을 만나 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국제사회의 호소
알바레스 주교와 그와 함께 가택 연금된 사제들과 평신도들이 처한 상황, 니카라과 사회의 긴장을 두고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엔은 “민주주의와 시민활동의 심각한 탄압”에 대해, 미주기구(OAS)와 미주인권위원회(IACHR)는 “박해”와 “범죄화”와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오르테가 정부에 보편적인 인권을 보호하고 부당하게 구금한 이들에게 자유를 되돌려주라고 호소하고 있다.
교황이 거듭 강조한 니카라과를 위한 기도와 적극적인 친밀함으로의 초대 외에도 각 대륙의 주교회의가 발표한 수많은 메시지에는 시험의 순간에 처한 니카라과 신앙 공동체의 증거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 파나마와 베네수엘라의 주교회의와 함께 쿠바 주교단도 이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알바레스 주교도 이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모든 이의 기도에 자신의 확신을 더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알바레스 주교는 “기도는 그리스도인의 힘”이라며 “그리스도께 당신의 이 작은 양떼를 중재하시고 돌보시도록 끊임없이 간청하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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