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2021년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를 거행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2021년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를 거행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와 성체행렬 주례하지 않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6월 16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와 성체행렬을 주례하지 않기로 했다. 교황청 공보실은 이번 결정이 건강상의 이유와 대축일 거행에 따른 특정 전례적 필요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Vatican News / 번역 이재협 신부

최근 며칠 동안 무릎 통증으로 공식 석상에 휠체어를 타고 등장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7월 초 예정된 아프리카 사도 순방을 연기한 데 이어 오는 6월 16일 예식에도 불참할 전망이다. 교황청 공보실은 교황이 성체행렬과 함께 거행하는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이하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를 주례하지 않을 것이라고 6월 13일 밝혔다. 성체 성혈 대축일은 13세기부터 이어온 교회의 가장 큰 축일 중 하나로, 많은 신자들이 마음을 모아 기도하는 순간이다. 공보실은 “교황이 무릎 통증과 대축일 거행에 따른 특정 전례적 필요로 인해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 및 성체행렬과 성체강복을 주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공보실은 교황의 6월 16일 대축일 전례 불참 이유와 관련해 현재 병행하는 치료의 결과에 지장을 주지 않고 행렬이라는 대축일 전례의 고유한 예식이 교황에게 무리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예수님께 기도하는 성체 성혈 대축일 전례는 최근 2년 동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성체행렬 없이 몇몇 신자들과 함께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 베드로 사도좌’ 제대에서 미사만 거행했다. 전통적으로 성체 성혈 대축일에는 라테라노 대성전 앞뜰에서부터 성모 대성전까지 성체행렬을 거행해 왔으며, 특별히 지난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오스티아와 로마 외곽지역인 카살 베르토네에서 성체행렬과 미사를 거행했다. 

마우로 감베티 추기경, 성 베드로 대성전 미사 주례

올해 성체 성혈 대축일 전례 일정은 다음과 같다. 대축일 당일인 6월 16일 오전 9시45분 성 베드로 대성전 ‘성 베드로 사도좌’ 제대에서 아침기도를 바친다. 이어 10시30분 성 베드로 대성전 대사제 겸 바티칸 시국의 교황 총대리 마우로 감베티(Mauro Gambetti) 추기경의 주례로 성대한 미사가 봉헌된다. 미사를 마친 뒤에는 성체행렬과 성체강복이 이어진다. 오후 5시에는 대축일 제2저녁기도를 함께 바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거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 강론을 통해 대축일의 다양한 측면을 강조한 바 있다. 무엇보다 교황은 성체를 쪼개어 나누듯 이웃을 위해 자신을 내어 바치는 이들의 힘을 지난 2016년 대축일 미사 강론에서 강조했다.

“얼마나 많은 어머니들, 얼마나 많은 아버지들이 식탁에서 일용할 양식과 자신들의 마음을 쪼개어 나누며 자녀를 기르고 또한 자녀들이 잘 자라도록 했는지요! 얼마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책임의식 있는 시민으로서 자신들의 삶을 쪼개어 나누며 모든 이들, 특히 가장 가난한 이들과 소외되고 차별받는 이들의 존엄을 지켜냈는지요!” (2016년 5월 26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강론 중)

교황은 이보다 앞서 지난 2015년 대축일 미사 강론에서 “우리가 무너지지 않도록 힘을 주는 것이 바로 성체”라고 강조했다.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우리 가운데 현존하시는 그리스도께서는 사랑의 힘으로 모든 상처를 극복할 것을 요구하십니다. 동시에 사랑의 힘을 통해 우리가 가난한 이들과 친교를 이루고, 약한 이들을 위한 도움이 되며, 매일의 짐을 짊어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에 대한 형제적 관심이 될 것을 요구하십니다. 그들은 믿음의 시련을 겪고 있는 이들입니다.” (2015년 6월 4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강론 중)

또한 교황은 2017년 대축일 미사 강론을 통해 “성체성사는 추상적인 기억이 아니라 하느님 사랑에 대한 살아 있는 기억”이라며 “예수님의 ‘영적 DNA’ 안에 새겨져 있는 성사”라고 말했다.

“성체성사는 일치의 성사입니다. 성체를 모시는 사람은 누구나 반드시 일치를 이루는 사람이 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으로부터, 예수님의 ‘영적 DNA’ 안에서 일치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 일치의 빵(성체)이 다른 이를 지배하려는 욕망으로부터, 자기 자신만을 위해 독점하려는 탐욕으로부터, 불화를 조장하고 비난을 퍼뜨리려는 마음으로부터 우리를 치유해 주시길, 또한 우리가 경쟁의식을 버리고, 서로 시기하거나 험담하지 않으면서 서로 사랑하는 기쁨을 일깨워 주시길 빕니다.” (2017년 6월 18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강론 중)

2013년 성체 성혈 대축일 강론은 성체성사의 친교적 측면을 강조했다. 2014년 강론은 “우리에게 주어진 다양한 형태의 음식을 경계하라”고 당부했다.

“진정으로 우리를 양육하고 살찌우는 음식은 오직 주님으로부터 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음식은 다른 음식과는 다릅니다. 아마도 세상이 우리에게 주는 특정 음식만큼 맛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광야의 히브리 백성이 만나 아닌 다른 음식을 그리워한 것처럼 세상의 음식을 맛보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히브리 백성은 그 음식이 노예살이를 할 때 먹었던 음식이라는 사실을 이미 까맣게 잊었습니다.” (2014년 6월 19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강론 중)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13 6월 2022, 0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