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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 정교회 콘스탄티노폴리스 총대교구 대표단의 예방을 받은 프란치스코 교황 동방 정교회 콘스탄티노폴리스 총대교구 대표단의 예방을 받은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교황 “그리스도인들 사이의 화해는 평화에 이바지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을 맞아 바티칸을 방문한 동방 정교회 콘스탄티노폴리스 총대교구 대표단의 예방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전쟁에 직면했을 때 말만 하고 평가하기보다는 “눈물을 흘리고, 돕고, 회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배타주의를 넘어 진정한 인간적 형제애를 실현하기 위해 형제로서 함께 걷자고 초대했다.

Michele Raviart / 번역 김호열 신부

“분쟁 중에 있는 민족들의 평화를 위한 공헌인 갈라진 그리스도인들 사이의 화해는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합니다. 세상은 잔혹하고 무의미한 침략 전쟁으로 혼란스럽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서로 싸우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6월 30일 바티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로마의 수호성인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을 맞아 바티칸에 도착한 동방 정교회 콘스탄티노폴리스 총대교구 대표단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형제적 대화의 가시적 표징

교황은 지난 6월 29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거행된 성찬례에 콘스탄티노폴리스 총대교구 대표단이 함께한 것은 “분열을 돌이킬 수 없는 사실로 여겼던 무관심과 배척의 시대가 오래 전에 극복됐음을 보여주는 가시적 표징”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대축일을 맞아 대표단을 파견한 “사랑하는 형제 바르톨로메오” 세계 총대주교와 동방 정교회 교회회의(Santo Sinodo)에 감사를 표했다. “양측 교회는 형제적이며 유익한 대화를 이어오고 있으며, 완전한 친교의 재건을 위한 여정을 확신하고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헌신하고 있습니다.” 

전쟁에 직면했을 때에는 눈물을 흘리고, 돕고, 회심해야 합니다

교황은 전쟁의 추문에 직면했을 때에는 말만 하거나 “평가하기”보다 “눈물을 흘리고, 돕고, 회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희생자들을 위해 눈물 흘려야 합니다. 너무 많은 피가 흘렀고,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으며, 가족과 도시와 전 국민이 트라우마를 겪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눈물 흘려야 합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집과 고국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의 고통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습니다.” 

교황은 이 형제자매들을 돕는 “이웃사랑의 소명”이 “이주민, 가난한 이, 다친 이들 안에 계신 예수님을 돕는 것”이라며 “무력정복, 팽창주의, 제국주의는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늘나라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을 인식하기 위해 회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의 만남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의 만남

만민의 하느님을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한 하느님으로 바꾸지 마십시오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서로 도웁시다.” 교황은 “세상에 미혹되어 복음의 폭발적인 새로움을 가로막는 유혹”과 만민의 아버지이신 하느님을 “자신의 목적과 자기 민족만의 하느님으로 변질시키려는 유혹”에 굴복하지 않도록 서로 돕자고 권고했다.

“하느님으로부터 다시 시작함으로써 이제는 더 이상 세상의 권세와 편의의 논리가 아니라 복음의 평화라는 담대한 예언에 따라 교회 의제를 다루어야 할 때임을 인식합시다. 겸손과 많은 기도, 그리고 용기와 담대함으로 말입니다.”

진정한 보편적 형제애 구현하기

교황은 50년 전 선종한 “잊을 수 없는 콘스탄티노폴리스 총대주교이자 지혜롭고 용감한 목자 아테나고라스 1세”가 “자매 교회들, 형제 민족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음을 떠올리며, 그가 여전히 교황을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추구하는 것은 교회 내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그것은 모든 이에 대한 정의와 연대 안에서 나타나는 진정한 보편적 형제애를 실현하기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형제로서 함께 걸어가기

이러한 의미에서 교황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 2년 동안 중단됐던 “가톨릭 교회와 동방 정교회의 신학 대화를 위한 국제 공동위원회 회의에서 완전한 친교의 회복을 위한 여정에 희망의 표지가 나온다”고 말했다. 교황은 “과거의 잘못을 의식해 과거의 편견에 갇히지 않고 현재와 미래를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장려함으로써 신학 대화가 진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각자의 입장을 정중하게 주장하려는 ‘교회의 외교적 수완’에 만족하지 말고 형제가 되어 함께 걸어갑시다. 예수님과 그분의 복음을 바라보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서로 함께 일하며, 서로를 도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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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6월 2022, 2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