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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느님께 사랑받고 있음을 깨닫도록 주님께 귀 기울입시다”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의 말씀을 가까이 두고 살아가라고 부름받은 ‘경청하는 자녀’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5월 8일 부활 제4주일 부활 삼종기도 훈화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귀담아듣자고 초대했다. 아울러 하느님께 사랑받고 있음을 깨닫기 위해 시간을 내어 이웃 안에서 주님을 사랑하자고 권고했다. “오늘날 우리는 항상 무엇인가를 말하고 또 해야 한다는 조바심과 그러한 말에 압도당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무엇보다도 주님께 귀 기울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전례의 복음은 주님과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사이의 유대에 대해 들려줍니다(요한 10,27-30 참조). 예수님께서는 이를 설명하시려고 아주 아름다운 이미지, 곧 양들과 함께하는 목자의 온유한 사랑의 이미지를 사용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세 가지 동사로 이를 설명하십니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27절). 세 가지 동사는 ‘알아듣다’, ‘알다’, ‘따르다’입니다. 이 세 동사를 살펴봅시다.

먼저 양들은 목자의 목소리를 ‘알아듣습니다.’ 시작은 항상 주님께로부터 옵니다. 모든 것이 주님의 은총에서 출발합니다. 당신과의 친교로 우리를 부르시는 분도 바로 주님이십니다. 하지만 이 친교는 우리가 마음을 열고 경청할 때 생겨납니다. 만일 우리가 귀머거리로 머문다면, 이러한 친교가 우리에게 주어질 수 없습니다. 마음을 열고 경청합시다. 경청이란 기꺼이 하겠다는 자세, 온순함, 시간을 내어 대화하겠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항상 무엇인가를 말하고 또 해야 한다는 조바심과 그러한 말에 압도당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마칠 때까지 기다리지 않습니다. 말을 중간에 끊고 대답합니다. 이런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요. (...) 상대방이 말하도록 하지 않으면, 들을 것이 없습니다. 이것이 우리 시대의 병폐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항상 무엇인가를 말하고 또 해야 한다는 조바심과 그러한 말에 압도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침묵하기를 염려합니다. 서로의 말을 듣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모릅니다! 끝까지 듣고, 상대방이 자기 생각을 표현하게 하고, 가정에서 듣고, 학교에서도 듣고, 직장에서도 듣고, 심지어 교회에서도 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주님께 귀 기울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주님께서는 성부의 말씀이시고,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의 말씀을 가까이 두고 살아가라고 부름받은 ‘경청하는 자녀’입니다. 우리가 경청하는 자녀인지 오늘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시간을 내고 있는지, 형제자매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틈을 주는지, 우리가 상대방의 말을 끊지 않고 다 말할 때까지 경청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듣는 사람은 주님의 말씀도 귀담아들을 수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귀담아듣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말도 귀담아듣습니다. 이 사람들은 또한 매우 아름다운 체험을 합니다. 곧, 주님께서 직접 귀를 기울이신다는 것을 체험합니다. 우리가 주님께 기도할 때, 우리가 주님을 신뢰할 때, 우리가 주님을 부를 때, 주님께서 우리에게 귀를 기울이십니다.

예수님께 귀를 기울이는 것은 이처럼 그분께서 우리를 아신다는 것을 깨닫는 길이 됩니다. 여기에 착한 목자와 관련된 두 번째 동사가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양들을 ‘아십니다.’ 하지만 이는 그분께서 단순히 우리에 관해 많은 것을 알고 계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성경적 의미에서 아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주님께서 “우리 속내를 읽으신다”고 할 때는, 우리를 단죄하지 않으시고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뜻합니다. 만일 우리가 주님께 귀를 기울인다면,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주님의 사랑을 깨닫기 위한 길은 주님께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그래야 그분과의 관계가 더 이상 비인격적이거나, 냉랭하거나 혹은 피상적인 것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따뜻한 우정, 신뢰, 친밀함을 찾고 계십니다.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새롭고 놀라운 깨달음을 주려 하십니다. 곧, 우리가 항상 주님께 사랑받고 있다는 것과 주님께서 절대 우리를 홀로 내버려두지 않으신다는 것을 알게 해 주십니다. 착한 목자와 함께 있으면 시편이 말하는 체험을 하게 됩니다. “제가 비록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니 ‘당신께서 저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시편 23,4). 그분께서는 특히 우리의 고통, 곤경, 위기, 곧 우리가 어둠에 빠져 있을 때 우리와 함께 그러한 상황을 헤쳐 나가시고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그래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님께서 우리를 아시고 사랑하신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봅시다. ‘나는 주님께서 나를 아시도록 맡겨드리는가? 나는 내 삶에서 그분을 위한 자리를 만들고 내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그분께 보여드리는가? 그리고 그분의 가까이 계심, 연민, 온유한 사랑을 수없이 체험한 후에, 나는 그분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주님께서는 가까이 계십니다. 주님께서는 착한 목자이십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동사를 살펴봅시다. 목자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자신들을 알아주신다는 것을 깨달은 양들은 목자를 ‘따릅니다.’ 양들은 알아듣고, 주님께서 알아주셨음을 깨닫고, 이제 그들의 목자이신 주님을 따릅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은 어떻게 하나요? 주님과 같은 길을 따라, 같은 방향으로, 그분께서 가시는 곳으로 갑니다. 주님께서는 잃어버린 이를 찾아 나서시고(루카 15,4 참조), 멀리 떨어져 있는 이에게 관심을 가지시고, 고통받는 이의 처지를 마음에 새기시고, 슬퍼하는 이와 함께 울 줄 아시고, 이웃에게 손을 내밀어 그를 당신 어깨에 짊어지십니다. 그런데 나는 어떤가요?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도록 나를 맡기고, 나를 사랑하시도록 내어 맡기는 것에서 주님을 사랑하는 것으로, 그분을 본받는 것으로 넘어가고 있나요? 우리가 그리스도께 귀를 기울이고, 주님을 한층 더 알고, 섬김의 길에서 주님을 따르도록 거룩하신 동정녀께서 도와주시길 빕니다. 주님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그분을 알고, 그분을 따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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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5월 2022, 22:21

부활 삼종기도란 무엇인가?

부활 삼종기도(라틴어 Regina Coeli, 혹은 Regina Caeli 레지나 첼리)는 4개의 성모 찬송가 중 하나다. 나머지 3개의 성모 찬송가는 ‘구세주의 거룩하신 어머니(라틴어 Alma Redemptoris Mater 알마 레뎀토리스 마테르)’, ‘하늘의 모후님 기뻐하소서(라틴어 Ave Regina Coelorum 아베 레지나 첼로룸)’, ‘모후이시며(라틴어 Salve Regina 살베 레지나)’다. 

부활 삼종기도는 지난 1742년 베네딕토 14세 교황이 삼종기도(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 대신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의 부활 시기 동안 죽음에 승리한 표징으로 일어서서 바치게 했다. 

부활 삼종기도 역시 삼종기도처럼 하루에 세 번 바쳤다. 아침, 정오, 저녁 시간에 하루의 시간을 하느님과 성모님께 봉헌하기 위해서 바쳤다. 

독실한 전통에 따르면, 이 오래된 찬송가는 6세기 혹은 10세기에 생겨났다. 그러다 18세기 중반 프란치스코회 성무일도서에 삽입되면서 일반적인 신심으로 널리 알려져 자리잡았다. 4개의 짧은 계응시구로 이뤄져 있으며, 각자 알렐루야로 마무리된다. 이 기도는 신자들이 마리아와 함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뻐하기 위해 하늘의 모후이신 마리아께 드리는 기도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5년 부활절 다음날인 4월 6일에 부활 삼종기도를 바치면서 이 기도를 바칠 때 가져야 할 마음의 상태에 대해 다음과 같이 권고했다. 

“ (…) 마리아께 기뻐하라고 초대하면서 그분께 기도합시다. 왜냐하면 자신의 태중에 모시던 분께서 약속한 대로 살아 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성모님의 전구에 맡겨드립시다. 사실, 우리의 기쁨은 마리아의 기쁨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분께서 예수님의 사건들을 지키셨고, 또 소중히 여기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 기도를, 어머니가 기쁘시기 때문에 기뻐하는 자녀들의 벅찬 감정으로 바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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