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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보스 섬의 난민들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 (2016년 4월) 레스보스 섬의 난민들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 (2016년 4월) 

제108차 세계 이주민·난민의 날 교황 담화 “이주민의 기여가 사회를 풍요롭게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제108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2022년 9월 25일) 교황 담화가 공개됐다. “그들의 노동, 젊음, 열정 그리고 기꺼이 희생하려는 의지가 그들을 환대하는 공동체를 풍요롭게 합니다. (…) 가장 취약한 이들을 포용하는 일은 하느님 나라에서 완전한 시민권을 얻기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이정숙

침략자, 파괴자, 찬탈자가 아니라 자발적인 일꾼이자 “우리의 세상과 그 다양성의 아름다움을 더 잘 알 수 있게” 하는 도구다. 가톨릭 신자일 경우엔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전례 거행을 “활기차게 만드는 열정”을 보여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108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2022년 9월 25일) 교황 담화를 통해 이주민과 난민을 “형제들”이라 부르며 이들에 대한 접근과 인식을 바꾸자고 호소했다.

평화와 존엄 안에서 살 수 있는 세상

지난 5월 9일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서명한 제108차 이주민과 난민의 날 교황 담화의 주제는 “이주민과 난민과 함께 미래 건설하기”이다. 이번 담화에서 교황은 예언서와 복음서의 성경 구절과 함께 이주 현상에 대한 고찰을 담았다. 이주 현상은 지금도 관련이 있으며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더욱 시급해진 사안이다. 담화는 종말론적 전망을 제시한다. 곧, 인간의 최종 목적지인 하느님 나라, “새 예루살렘”, 하느님의 거처다. 교황은 우리가 “최근의 시련”에서 배운 점을 통해 “모든 이가 평화와 존엄 안에서 살 수 있는 세상”을 건설하기 위한 “우리의 약속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누구도 배제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 “놀라운 조화”가 다스리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의 구원, 그분의 사랑의 복음”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교황은 강조했다. “그래야 현세의 온갖 불평등과 차별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 누구도 배제되어서는 안 됩니다.” 교황은 하느님의 계획이 “본질적으로 포용적”이며 “실존적 변방에서 사는 이들을 우선한다”고 설명했다. “그들 중 대부분이 이주민, 난민, 실향민, 인신매매 피해자들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그들과 함께 건설해야 합니다. 그들이 없으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나라가 되지 못합니다. 가장 취약한 이들을 포용하는 일은 하느님 나라에서 완전한 시민권을 얻기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풍요의 원천

이주민과 난민과 함께 미래를 건설하는 것은 이들이 저마다 건설 과정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를 인식하고 평가한다는 걸 의미한다. 교황은 이사야의 예언적 전망에 비춰 이주 문제를 다루면서 “이방인들은 침략자나 파괴자가 아니라, 새 예루살렘의 성벽을 쌓는 자발적인 일꾼”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방인이나 외국인의 도착은 “풍요의 원천”으로 제시된다. 

프로그램의 지원

한편으로 “이주민과 난민의 기여가 우리 사회의 사회·경제적 성장의 근간이었음”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은 “역사” 그 자체다. 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실이다.

“그들의 노동, 젊음, 열정 그리고 기꺼이 희생하려는 의지가 그들을 환대하는 공동체를 풍요롭게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여는 신중하게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지원받고 평가될 때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그것은 기회만 주어지면 당장이라도 실현 가능한 엄청난 잠재력입니다.”

교회 생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사람들

교황은 물론 “이주민과 난민의 존재는 큰 도전을 의미”한다면서도 “모든 이의 문화적, 정신적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엄청난 기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들 덕분에 “우리는 인간적으로 성숙하고, 함께 더 넓은 ‘우리’를 건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서로 마음을 열 때 “다양한 비전과 전통 사이에 유익한 교환의 자리”를 만들게 되고 “우리에게 낯선 종교와 영성에 담긴 풍요로움”을 발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가톨릭 이주민·난민의 도착이 실제로 “그들을 환대하는 공동체의 교회 생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신앙과 신심의 표현을 공유하는 것은 하느님 백성의 보편성(cattolicità)을 더욱 온전하게 체험할 수 있는 특권적인 기회를 마련해 줍니다.”

취약한 이들과 함께 건설하는 미래

교황은 담화의 말미에 모든 신자, 특히 젊은이들에게 호소했다. “우리가 미래를 건설하는 데 있어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협력하려 한다면, 이주민과 난민인 형제자매들과 함께 그렇게 하도록 합시다. 오늘 미래를 건설합시다! 미래는 오늘부터 시작되고, 우리 각자에게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이 실현되고, 정의와 형제애와 평화의 나라의 도래를 앞당기기 위해 지금 내려야 할 결정을 미래 세대에게 미룰 수 없습니다.”

기도

교황 담화는 기도로 마무리됐다. 교황은 “배제가 있는 곳에 형제애가 꽃피게” 해달라며, 우리 모두를 “변방에서 사는 모든 이”와 함께 “하느님 나라의 건설자”로 삼아 달라고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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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5월 2022, 1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