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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 가족과의 만남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 가족과의 만남  (Vatican Media)

교황,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에 “커뮤니케이션은 자기중심주의 피하는 훈련”

프란치스코 교황이 5월 21일 바오로 6세 홀에서 창간 90주년을 기념하는 이탈리아 가톨릭 주간지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 가족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언론인이 커뮤니케이션 실천의 열쇠인 ‘관계’에 주의를 기울이는 한편, 새로운 형태의 행동을 찾는 자리인 ‘네트워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항상 대화와 경청을 동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ntonella Palermo / 번역 박수현

프란치스코 교황이 창간 90주년을 기념하는 이탈리아 가톨릭 주간지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 가족 대표자들을 바오로 6세 홀에서 만났다.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널리 퍼져 있는 잡지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복자 야고보 알베리오네 신부의 사도적 정신에 따라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의 기원을 떠올리며, 사람들과 독자들의 말에 끊임없이 귀를 기울이라고 권고했다. “여러분은 많은 것을 보고 지혜를 얻은 좋은 할머니와 같습니다.”

두 가지 길, 형제애와 통합 생태론 

교황은 독자들이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의 “진정한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창간 초기부터 경영진, 편집진, 언론인들이 설정한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의 특성은 사람들과의 만남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것은 우리가 겪고 있는 디지털 전환 상황에서도 새롭게 해야 하는 관계입니다.” 교황은 복자 알베리오네 신부의 말을 인용했다. “본당에 영화를 소개하고 가톨릭 간행물을 구독하게 하십시오. 가톨릭 신문은 하느님께서 가정을 방문하시는 것과 같습니다(「사목에 관한 설교」, 7권, 1981년, 318).

“이것이 언제나 바오로 수도회의 주요 편집방향이었습니다. 곧, 커뮤니케이션 실천의 열쇠인 ‘관계’에 주의를 기울이고, 의미와 내용을 공동으로 창출하는 자리인 ‘네트워크’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또한 사회홍보수단보다는 문화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문법과 연계된 새로운 형태의 존재와 행동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하느님의 모든 백성, 특히 오늘날 변방에 사는 형제자매를 섬기는 것입니다. 이러한 지향은 언제나 유효하며, 당연히 복음화의 주요 방향에 따라 언제나 쇄신돼야 합니다. 오늘날 특별히 우리 앞에 두 가지 길이 열려 있습니다. 곧, 형제애의 길과 통합 생태론의 길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길로 떠나야 하지만, 그 방식은 다르지 않습니다. 곧, 대화와 경청입니다. 대화와 경청이 관계를 이루게 합니다.”

관계는 인터넷이나 전화 연결로 축소될 수 없습니다

‘대화’는 데이터나 정보의 교환으로 축소될 수 없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인터넷이나 전화 등 연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재치 있게 덧붙였다. “혹자는 전화번호부가 가장 많은 데이터와 가장 많은 문자를 갖고 있지만 그 자체로는 소통이 되지 않는 책에 불과하다고 말하더군요. 흥미롭지요!” 여기서 교황은 문제의 핵심을 이끌어냈다. “커뮤니케이션은 우리를 자기중심주의에서 벗어나게 하는 엄청난 훈련입니다.”

“자기중심주의를 극복하고 더 넓은 지평을 바라보는 것은 시대적 변화의 순간에 매우 중요합니다. 이 사명의 대화 상대를 알아가고 그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전달자는 ‘밖으로 나가는’ 여정에 나서야 합니다. 필요한 경우 태도와 사고방식을 바꾸면서 말입니다. 이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성 바오로 6세 교황님,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보여준 방식입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도 복음을 전함으로써 관계를 맺고 공동체를 형성한 사도 바오로의 사례가 있습니다.”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 독자인 어린 스카우트 소녀가 교황에게 인사하고 있다.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 독자인 어린 스카우트 소녀가 교황에게 인사하고 있다.

복자 알베리오네 신부: 언론인·전문가의 참여

‘바오로가족’ 창립자인 복자 알베리오네 신부는 현실, 시사, 세계, 교회 등 굵직한 문제를 다루는 그리스도교의 비전을 그리스도인 가정에게 제공하는 잡지를 구상했다. 교황은 복자 알베리오네 신부를 기억하며 언제나 사제, 경영진, 편집진의 헌신에 활력을 불어넣은 팀 정신을 강조했다. 잡지의 오랜 역사 동안 수도자들은 무엇보다도 인쇄의 기술적인 단계를 다뤘고, 수녀들은 각 가정으로 보급하는 일을 맡았으며, 신자들은 본당에서 인식을 고취시키는 등 협업이 이뤄졌다. 교황은 “이러한 협업은 즉시 모든 분야의 언론인과 전문가에게로 확대된다”며, 복자 알베리오네 신부의 말을 인용했다. 

“복자 알베리오네 신부님은 이미 1915년 젊은 사제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내어 좋은 결실을 거두게 하십시오. 그것이 중요합니다. 종교에 대한 아이디어, 사회에 대한 아이디어, 경제에 대한 아이디어, 덕에 대한 아이디어, 위생에 대한 아이디어 등입니다. (...) 하나의 아이디어가 좋은 일을 할 수 있고, 하나의 사실(팩트)이 신문을 흥미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여러분이 알게 되면 이러한 것들을 전달하는 일이 유익할 것입니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탈렌트(재능)입니다. 이것이 열매를 맺도록 합시다’(「사목 신학 개요」(Appunti di Teologia Pastorale), 340항).”

성장하기 위해 늘 복음의 뿌리로 가십시오

교황은 성 바오로회의 사제와 수도자들의 이번 총회 주제 “여러분은 현세에 동화되지 말고 정신을 새롭게 하여 여러분 자신이 변화되게 하십시오”(로마 12,2)를 상기했다. “이는 소통의 문화에서 복음의 기쁨을 예언적으로 알리기 위해 친교의 장인이 되라는 뜻입니다.” 총회는 성 바오로 6세 교황 기념일인 오는 5월 29일 열린다. 이날은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제정한 홍보주일이기도 하다. 교황은 총회를 위해 함께 기도하자고 초대했다.

“또한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와 여러분의 다른 정기간행물, 서적, 텔레비전, 멀티미디어, 교육활동이 이탈리아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사도 바오로의 열정으로 복음에 따라 항상 새로워질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이어 교황은 원고를 내려놓고 다음과 같은 권고를 덧붙였다.

“언제나 복음으로, 언제나 뿌리로 가십시오. 거기에서 새로워질 수 있는 힘을 얻으십시오. 뿌리는 여러분에게 성장할 수 있는 수액을 줄 것이고, 복음은 여러분에게 사명을 줄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여러분을 이루는 메시지를 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위험을 조심하십시오.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더 깊이 들어가는 것과 뒤로 물러서는 것을 혼동합니다. 전달하기 위해 깊이 들어가는 대신 뒤로 물러서는 문화는 결국 자신만의 안위를 보존하는 데 골몰하고, 성장하지 않으며, 커뮤니케이션의 카리스마를 받지 못하게 됩니다. 여러분도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서 조심하도록 하십시오. 뿌리를 보여주되, 그것이 성장하기 위한 것임을 잊지 마십시오.”

자신의 안위만 신경 쓰는 작은 단체

이러한 방식을 계속 설명한 교황은 복음 안에서 발을 내딛고 미래를 내다보며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뒤로 물러서려는 움직임을 볼 때, ‘이건 그리스도인답지 않다’라고 말하게 되는 때를 조심하십시오. 베드로 사도는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뒤로 물러나 멸망할 사람이 아닙니다’(히브 10,39 참조). 복음의 힘, 공동체를 만드는 소통의 힘으로 전진합시다. 자기보존만을 신경 쓰는 작은 단체를 만들기 위해 후퇴하지 마십시오. 그렇게 하면 결국 우리의 영혼은 박물관에 전시되는 조각품으로 변질되고 말 것입니다. 이를 주의하십시오.”

교황은 다시금 ‘바오로가족’ 창립자인 복자 알베리오네 신부의 말을 인용했다.

“복자 알베리오네 신부님의 말을 인용하며 연설을 마치겠습니다. 신부님의 카리스마 넘치는 여정을 요약하는 말입니다. ‘마리아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세상에 은총을 주셨습니다. 세기를 통하여 그분을 끊임없이 주고 계십니다. (...) 세상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필요로 합니다. 마리아는 사도들과 사도직을 통하여 그분을 주십니다. 그분은 그들을 북돋아주고 양성시키며 도와주고 그들에게 좋은 결실을 안겨주며 하늘나라에서 영광의 화관을 씌워주십니다’(「당신 은총의 풍성한 부」(Abundantes divitiae gratiae suae), 1953년, 108쪽).”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의 헌신

“굳건하고 진정으로 친숙한 대중과의 유대가 출판사업의 논리를 항상 넘어섭니다.”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 공동대표 스테파노 스티마밀리오 신부는 지난 12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받은 축하 서한에서 교황이 강조한 부분을 떠올리며 이 같이 말했다. 당시 서한에서 교황은 “사람들이 때때로 가혹함을 잣대로 삼는 시대에” “가장 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발언권을 주는 데 관심을 기울이며 백성을 위한 백성의 잡지로” 친근하게 서 있는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의 헌신에 감사를 표했다. 공동대표 루치아노 레골로에 따르면 교황은 축하 서한에서 “언론에 가십거리를 주지 않고 복음 외에 어떤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좋은 저널리즘을 통해 친절하게 진리에 봉사하고, 모든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유순하고 온유한 마음을 구현하라”고 말했다. 

“종이 본당” 

교황과의 만남에 앞서 바오로 6세 홀(일명 네르비 홀)에서는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의 오랜 역사를 간추린 영상이 나왔다. 이번 만남을 위해 모든 참가자에게 배포된 책자에도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 연혁이 요약돼 있었다. 2016년부터 지난 3월까지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를 책임져온 ‘성 바오로 그룹’ 최고경영자(CEO) 안토니오 리졸로 신부는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를 “종이 본당(parrocchia di carta)”으로 정의하며 독자와의 관계를 설명했다. 피델레스 엣 아마티(Fideles et Amati) 합창단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 연주는 작곡가 미케엘 브론제티가 베르나데타 성녀와 최근 성인품에 오른 샤를 드 푸코 신부의 두 가지 거룩한 주제를 뮤지컬로 제작한 것이다. 여배우 다니엘라 포지는 ‘가톨릭 신문 선언(주세페 질리 신부 작곡)’, 성모 마리아에 관한 시 ‘라 마드레(이탈리아 시인 알다 메리니 작)’를 낭독했다.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 편집부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 편집부

오후 4시, 모든 참석자를 위해 성 바오로회 부총장 비토 프라키올라 신부가 지난 1954년 성모 마리아에 대한 복자 알베리오네 신부의 서원에 의해 지어진 ‘몬타뇰라 사도들의 모후 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했다. 이 대성당에서 복자 알베리오네 신부는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바오로가족 구성원 중 누구도 죽지 않도록 간구한 바 있다. 그 기도는 실제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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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5월 2022, 2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