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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과 우치대교구 순례자들의 만남 프란치스코 교황과 우치대교구 순례자들의 만남 

교황 “자비는 상상력을 필요로 합니다. 교회 일치 운동은 선택사항이 아닙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4월 28일 폴란드 우치대교구 설립 100주년 희년 폐막을 위해 폴란드에서 로마로 순례를 온 신자들을 만났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병자, 노인, 노숙자, 난민에게 마음과 집을 열어주는 이들을 축복했다. “자비는 상처 입고 쓰러진 사람들의 숫자만큼 많은 얼굴을 지니고 있습니다.”

Amedeo Lomonaco / 번역 이정숙

그리스도교의 두 가지 본질적인 측면인 ‘교회 일치 운동’과 ‘자비’는 폴란드 중부의 대학 도시인 우치 교회 “DNA”의 중심요소다. 1920년 설립된 이 대교구의 기원은 “넘치는 자비와 교회 일치에 탁월한 감각을 지닌” 초대 교구장 빈첸티 티미에니에츠키(Wincenty Tymieniecki) 주교와 연결돼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구설립 100주년 희년 폐막을 위해 로마를 순례한 폴란드 신자들에게 티미에니에츠키 주교를 떠올렸다. 

자비는 훌륭한 상상력을 필요로 합니다

교황의 말을 듣기 위해 지역의회 의원들과 시장을 비롯한 우치 시 당국자들이 바오로 6세 홀에 모였다. 다른 그리스도 교회에 속한 많은 형제자매들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 또한 대학생을 포함한 많은 젊은이들, 노숙자와 장애인들도 참석했다. 이들에게 교황은 자비의 길이 복음의 길이라고 설명했다. 

“오늘날 자비는 훌륭한 ‘상상력’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를 자비의 사도, 자비의 시인으로 만드는 훌륭한 창의성 말입니다. 오늘날 자비의 시(詩)가 필요합니다. 자비는 상처 입고 쓰러진 사람들의 숫자만큼 많은 얼굴을 지니고 있습니다. 저마다 크고 작은 상처를 입고 살아가지만, 우리 눈에 모두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진심으로 여러분의 애덕 행위를 축복합니다. 심지어 개인적으로 그리고 자발적으로, 드러나지 않게 행한 애덕까지도 말입니다. 또한 저는 병자, 노인, 실업자, 노숙자, 난민, 모든 가난한 이, 고통받는 이, 소외된 이, 집과 가족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정신과 마음을 열어주고 자신의 집과 자원을 내어놓는 이를 축복합니다. 문을 열어주고 모든 것을 내어놓는 방식을 통해 교회는 가장 복음적인 얼굴, 곧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려 하지도 않고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지도 못하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모습을 취하게 됩니다.”

교회 일치 운동은 선택사항이 아닙니다

교회 삶의 또 다른 독특한 특징은 일치 운동이다. 교황은 원고를 잠시 내려놓고 “한때 우리는 서로를 파문했다”며 “하지만 이제 우리는 하느님 덕분에 서로를 형제로 부른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 사이의 일치를 유지하십시오. 고맙습니다! 우리에겐 이러한 일치가 필요합니다.” 교황은 우치대교구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티미에니에츠키 주교가 “자비의 용기와 교회 일치 운동의 용기를 자신 안에서 결합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티미에니에츠키 주교는 가톨릭 교회가 공식적으로 교회 일치 운동을 시작하기 훨씬 전에 그 길을 선택했습니다. 여러분의 초대 사목자의 용기를 여러분 안에 간직하기를 권고합니다. 교회의 교회 일치 운동은 선택사항이라거나 장식적인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태도임을 기억하며 교회일치적 결의를 지켜나가십시오. 함께 걸으며 신학적 성찰을 나누고, 함께 걸으며 복음화에 나서고, 함께 걸으며 공동의 기도를 바치고, 함께 걸으며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함께 걸으며 형제애를 증거하도록 여러분을 격려합니다. 이 길에서 여러분은 지역 사회를 건설합니다. 여러분은 이를 자랑스럽게 ‘네(quattro) 문화의 공동체’라고 부릅니다.”

우치대교구 순례자들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만남
우치대교구 순례자들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만남

순례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의 모습입니다

교황은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친교, 참여, 사명”이라는 주제로 지난해 10월 개막한 세계주교시노드 과정을 언급했다. 교황은 현재 교구와 관련된 첫 번째 단계가 끝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는 여러분이 이 시노드에 헌신할 뿐 아니라 그 안에서 교회적 친교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체험을 이미 맛보았길 바랍니다. 함께 신앙생활을 하고, 서로에 대한 상호 책임을 지며,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거나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과도 하느님 체험을 나누는 그러한 아름다움을 말입니다. 또한 순례 역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의 아름다운 모습이기도 합니다. 곧, 여러 본당, 다양한 공동체와 다양한 교회 단체에 속한 사제와 평신도, 기혼자와 축성생활자가 형제자매로 한 가족을 이루어 사도들의 발자취를 따라 함께 걸어가는 것입니다.” 

끝으로 교황은 “교회의 소명은 복음화”라며 “교회의 기쁨은 복음화에 있다”고 덧붙였다. “반죽을 발효시키는 누룩처럼 여러분이 ‘밖으로 나가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아름다운 교회가 되길 바랍니다. 가장 작지만 자라면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둥지를 트는 겨자씨의 힘을 간직하길 바랍니다(마태 13,32 참조).”

우치대교구의 로마 순례

우치대교구에서 1500명 이상의 순례자가 로마에 도착했다. 순례는 지난 4월 26일 로마의 성모 대성전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전례에 앞서 성모 대성전의 수석사제 스타니스와프 리우코(Stanisław Ryłko) 추기경이 폴란드 신자들을 맞이했다. 미사에는 우치대교구의 주교들과 우치 출신 교황자선소장 콘라드 크라예프스키(Konrad Krajewski) 추기경이 참례했다. 우치대교구장 그제고시 리시(Grzegorz Ryś) 대주교는 강론에서 “우리가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성인품에 오른 지 8년이 되는 지난 4월 27일 우치대교구 순례자들은 수요 일반알현에 참석했다. 교황은 교리 교육을 마친 후 그들을 향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폴란드 신자들, 특히 교구설립 100주년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우치대교구의 모든 순례자와 모든 사목자에게 진심 어린 인사를 보냅니다.” 순례의 또 다른 중요한 순간은 4월 28일 교황과의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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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4월 2022, 1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