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파리대교구장에 로랑 울리히 대주교 임명
Adelaide Patrignani, Adriana Masotti / 번역 이창욱
노련한 교회의 사람 로랑 베르나르 마리 울리히(Laurent Bernard Marie Ulrich) 대주교가 프랑스의 세 교구에서 봉사한 후 마침내 파리대교구장좌에 앉는다. 신임 대교구장의 착좌식은 오는 5월 23일 오후 6시30분 파리 생 쉴피스 성당에서 열린다. 신임 대교구장은 이번 임명소식에 많이 놀랐다고 밝혔다.
약력
1951년 9월 7일 부르고뉴의 주도 디종에서 태어난 그는 철학과 신학 분야에서 각각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디종대교구에서 1979년 12월 2일 사제품을 받았다. 신학석사 논문은 “현대 세계의 신앙 선포”라는 주제를 다뤘다. 그는 사제품을 받자마자 리옹의 크루아-루스 본당 보좌신부를 역임한 뒤, 디종대교구로 돌아와 본 지역에서 본당, 고등학교·대학교의 교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목했다. 1983년 종신부제단을 위한 교구장 대리가 됐고, 1984년 본 지구장 대리로 임명됐다. 이듬해 교구장 대리로 임명돼 대교구의 평생양성 프로그램을 담당했으며, 1990년부터 2000년까지 교구 총대리와 평신도 사목담당 대리를 겸임했다.
주교 문장 “믿는 기쁨”
2000년 6월 6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로랑 울리히 신부를 샹베리대교구장 겸 모리엔-타랑테즈의 주교로 임명했다. 주교 서품식은 2000년 9월 10일 거행됐다. 2007년 11월에는 프랑스 주교회의(CEF)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앞서 그는 프랑스 주교회의에서 경제·사회·법률위원회 위원장과 재정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으며 사회홍보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리옹의 가톨릭 라디오 방송 「RCF」의 지도평의회를 주관했다. 2008년 2월 1일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은 그를 릴의 교구장 주교로 임명했고, 릴이 관구장좌 대교구로 승격되면서 관구장 대주교가 됐다. 대교구 내에서 그는 가톨릭교육위원회 위원장과 릴 가톨릭 대학교 총장을 지냈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울리히 대주교는 프랑스 주교회의 내 연구·프로젝트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2019년 7월에는 가톨릭교육위원회 위원장이 됐다. 2017년 5월 12일 레지옹 도뇌르 슈발리에 훈장을 받았다. 그의 주교 문장 표어는 “믿는 기쁨”이다.
“그리스도의 우정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울리히 대주교는 프랑스 북부 가톨릭 라디오 방송 「RCF 오드프랑스」와의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에게 파리대교구를 맡긴다는 소식에 놀랐다고 말했다.
“완전히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이 소식을 듣자마자 너무나 놀라고 어쩔 줄 몰라 ‘안 됩니다’ 하고 말할 뻔했습니다. 이 소식이 저를 위한 것도 아니고 제가 이 직분에 걸맞은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면적으로, 영적으로 갈등했습니다. 이미 몇 년 동안 교구에 봉사했는데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그동안 훈련을 한 셈이지요. 파리대교구장으로서의 제 직무는 그리스도의 우정을 나타내길 바라는 직무가 될 것입니다. 저의 단점과 부족한 자질 때문에 그리스도의 우정을 잘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정말 이를 입증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파리 시민들을 저의 벗으로 여기는 것이 저의 깊은 소망입니다. 저는 한 번도 어떤 지위를 바란 적이 없고, 교회가 저에게 요구하는 바를 행하는 것 외에 다른 야망을 가진 적도 없습니다.”
파리 교회, 18세기의 역사
로랑 울리히 신임 파리대교구장은 지난 2017년 파리대교구장으로 임명된 미셸 오프티(Aupetit) 대주교의 뒤를 잇는다. 오프티 대주교는 지난 2021년 11월 25일 교황에게 대교구장직 사임을 청원했고, 12월 2일 교황이 수락했다. 이후 파리대교구는 마르세유의 전임 대교구장 조르주 퐁티에(Georges Pontier) 대주교에 의해 운영됐다. 파리대교구장은 프랑스의 대주교 23인 중 한 사람이다. 전통에 따르면 파리교구는 3세기인 250년경 디오니시오 성인(생 드니)에 의해 설립됐다. 성 디오니시오와 성녀 주느비에브는 파리대교구의 주보성인이다. 당초 상스대교구 관할 부속 교구였던 파리교구는 1622년 10월 20일 대교구로 승격됐다. 1793-1798년 프랑스 혁명 기간 동안 대교구청은 일시적으로 폐쇄됐다. 현재 파리대교구의 주교좌는 노트르담 주교좌성당이다. 파리대교구는 약 100개의 본당, 492명의 교구 사제, 126명의 종신 부제, 67명의 신학생, 47명의 수도회 사제, 179명의 평수사, 1351명의 수녀가 있다(2019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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