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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의 사회적 영혼” 협회의 회원들과 함께하는 교황 “기업가치의 사회적 영혼” 협회의 회원들과 함께하는 교황 

우크라이나 사태, 교황 “세상은 20세기 비극의 교훈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14일 윤리적, 사회적 증진을 목표로 하는 기업인 협회 “기업가치의 사회적 영혼” 회원들의 예방을 받았다. 교황은 “2007-2008년의 금융 위기”가 윤리 원칙을 존중하는 새로운 경제의 발전을 위한 기회였다면서도, 여전히 세계를 지배하는 낡은 기준들을 재검토하는 데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제는 금융 세력에서 더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이창욱

“다양한 지역 전쟁,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은 국민의 운명을 다스리는 이들이 20세기 비극의 교훈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3월 14일 “기업가치의 사회적 영혼” 협회의 기업인들을 만나 이 같이 쓰라린 마음을 나눴다. 협회는 라치오 주의 기업과 산업 발전이라는 맥락에서 윤리 및 사회적 증진을 목표로 20년 전 설립됐다. 

생명과 피조물을 위한 봉사

교황은 “공동선에 초점을 맞춘 목표를 유지하려면 정치와 경제가 반드시 서로 대화를 나누며 삶, 인간의 삶, 피조물의 생명, 우리 공동의 집(지구)에 봉사해야 한다”며 “안타깝게도 죽음이나 생명 아닌 것을 위해 봉사하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고 말했다. 오늘날의 현실에서 공동선을 위한 ‘정치와 경제의 지속적인 대화’라는 목표는 요원한 일이다. 교황은 “2007-2008년의 금융 위기는 이러한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기회였다”면서도 “물론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지만 본질적으로 세상은 여전히 낡은 기준에 의해 지배됐고 또 지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정학적·군사적 영역은 말할 것도 없고, 다양한 지역 전쟁,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은 국민의 운명을 다스리는 이들이 20세기 비극의 교훈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금융 세력에서 자유롭고 창의적인 경제

“주로 중소기업의 현실을 대표하는 여러분은 이러한 상황에서 윤리적 가치와 사회적 책임에 부합하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습니다.” 교황은 이 같이 강조하면서도 “낙심”하거나 “체념하지” 말라고 격려했다. “어떤 사람들은 윤리적·사회적 기준이 자유와 경제적 창의성을 죽이는 ‘감옥’ 같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는 그 반대입니다. 혹은 최소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인간에게 적합하고 거주 가능한 미래의 세상을 바란다면, 경제가 금융 세력에서 더 자유로워져야 하고 통합 생태를 지향하는 생산 형태를 추구하는 데 있어 보다 큰 창의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경제는, 금융위기 때 우리가 본 것처럼 ‘액체’나 ‘기체’가 아니라 구체적입니다. 세계화(globalizzazione)는 ‘다스려져야’ 합니다. 그래야 글로벌이 로컬에 피해를 주지 않고 두 차원이 유익하고 고결한 관계로 남을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부터

다음과 같은 물음이 제기될 수 있다. “소규모 기업인들인 우리가 기술관료주의 세력과 금융 세력이라는 ‘거대한 골리앗’ 앞에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교황은 “유사 비관주의”를 절대 합리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간 존엄과 환경을 존중하는 새로운 경제 건설은 아래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실제로 이미 아래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교황은 이러한 경험의 소통과 나눔을 장려하는 한편, 보다 광범위한 수준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이고” “새로운” 경제라는 주제와 관련해 교황은 오스틴 아이버레이와의 대담 형식으로 꾸며진 책(“저의 최근 저서”) 「꿈을 꿉시다(Let Us Dream): 더 나은 미래로 가는 길」(이탈리아어판은 Ritorniamo a sognare)을 떠올렸다. “저는 경제의 구체성과 경제의 가시성에 대한 문제의 분석에 몰두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액체성’과 ‘기체성’이라는 현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말입니다. 여기서 제가 말씀드리려는 바를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활동주의의 유혹에 저항하십시오

끝으로 교황은 협회의 명칭으로 선택한 ‘영혼(anima)’이라는 단어가 “매우 중요한” 단어라면서 “주교로서” 참석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만일 여러분이 기업계에서 ‘영혼’이 되고 싶다면, 하느님에게서 주어진 여러분 자신의 영혼을 돌보는 일을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활동주의의 유혹에 저항하십시오. 또한 성찰하고, 생각하고, 관상하기 위해 시간을 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협회가 여러 제안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교황은 덧붙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러한 것들이 개인적으로 필요하다고 느껴야 합니다. 여러분이 저마다 사람들의 영혼에 생기를 불어넣으려면 먼저 선하고 아름답고 진실한 것에 의해 내면이 생기를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결과는 뚜렷이 보일 것이다. 교황은 “자유와 창의성으로 이윤뿐 아니라 삶을 성장시키고, 삶의 질과 노동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었던 이탈리아 기업인들의 증거로 입증된다”며 “왜냐하면 그들은 깨달은 양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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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3월 2022, 2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