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전쟁의 야만적인 잔학행위를 멈추십시오”
Amedeo Lomonaco / 번역 박수현
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30일 수요 일반알현 교리 교육 이후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에게 “각별한 애정 어린 인사”를 전하자 긴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은 △“이들이 살 수 있게 도웁시다(Aiutiamoli a vivere)” 재단 △“푸에르(Puer)” 협회 △교황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초대한 아이들이다. 이어 교황은 어린이들에게 인사를 전하며 동유럽의 유혈 공포를 다시금 질타했다.
“어린이들에게 다정한 인사를 전합니다. 이 전쟁의 잔혹함을 다시 생각하고 이 전쟁의 야만적인 잔학행위가 중단되도록 다시 기도합시다.”
“사순시기의 마지막 여정에서 하느님 사랑의 최고봉이신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고통받는 이들, 외로운 이들, 폭력에 시달리며 아무도 보호해주지 않는 약한 이들에게 항상 가까이 다가서도록 노력합시다.”
체르노빌 참사부터 오늘날까지 가장 작은 이들과 함께
“푸에르(Puer)” 협회는 취약한 미성년자를 보호하는 데 특별히 주목하면서 불안정한 사회적 상황을 지원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는다. 특히 협회는 지난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 핵발전소의 원자로가 폭발한 사고와 연관돼 있다. 사고 이후 방사능 오염 영향권에 있던 국가 중 하나인 벨라루스의 어린이 수천명은 협회 덕분에 오염 영향권 바깥에서 환대를 받을 수 있었다. 아울러 “이들이 살 수 있게 도웁시다(Aiutiamoli a vivere)” 재단 역시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로 피해를 입은 아이들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선의의 사람들의 소중한 기여로 설립됐다. 최근 재단의 대표단은 인도적 지원을 위해 식량, 옷가지, 담요, 신발, 의약품 등을 가지고 우크라이나의 인접국을 찾기도 했다.
식량과 옷가지뿐 아니라 통합과 포용이 필요합니다
“푸에르” 협회 세르지오 데 치코 협회장은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각별한 인사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과 그 어머니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줬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조국의 이름을 들었을 때 눈물을 흘렸습니다. 매우 감동적인 순간이었죠.”
데 치코 협회장은 “푸에르” 협회가 지난 30년 동안 미성년자들을 위한 환대를 제공해 왔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의 대부분은 벨라루스 출신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저희는 이 나라에서 자녀를 둔 어머니를 최대한 많이 받아들이려 했습니다.” 데 치코 협회장은 “아이들이 사회성을 기르고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며 “조만간 어머니와 아이 50명을 태운 버스가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 어린 자녀를 둔 두 어머니를 데려오기 위해 개인적으로 바르샤바로 간 적이 있습니다. 그들은 아무것도 없이 와 있더군요. 이것이 우리에게 큰 충격을 줬습니다.” 식량과 옷가지만 준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이들을 통합하고 포용하는 게 더 중요하다. 데 치코 회장은 “도움을 받는 이들이 조직에 속해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잃어버린 유년시절
우크라이나에서는 지난 2월 24일 발발한 전쟁으로 최소 144명의 어린이가 사망했다. 우크라이나의 소식통은 이 같이 전하며 희생자의 거의 절반이 키이우에 등록된 어린이라고 강조했다. 유엔아동기금(이하 유니세프)은 3월 24일(현지시간) “지난 한 달 동안 430만 명의 우크라이나 어린이가 살던 곳을 강제로 떠났다”며 “이들 중 180만 명은 우크라이나에서 국외로 떠났고 250만 명은 국내에서 실향민이 됐다”고 밝혔다. 캐서린 러셀 유니세프 총재는 “이번 전쟁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빠른 대규모 아동 실향 사태가 발생했다”며 “이는 앞으로 몇 세대에 걸쳐 장기적 영향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슬픈 결과”라고 말했다.
의약품 부족과 교육 부재
전쟁은 또한 민간 기반 시설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병원과 학교가 직격탄을 맞았다. 우크라이나 교육과학부는 500개 이상의 교육시설이 피해를 입었다고 보고했다. 게다가 우크라이나에서는 최소 140만 명이 안전한 식수를 이용할 수 없는 것으로 추산된다. 유니세프는 또한 동유럽 국가에서 일상적인 예방접종, 특히 홍역과 소아마비를 포함한 아동예방접종 범위가 축소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특히 폭격과 공습 동안 사람들이 피난처를 찾아 몰려드는 과밀지역에서 백신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병의 발병으로 빠르게 이어질 수 있다. 이제 35일째로 접어든 이 전쟁은 끊임없이 트라우마와 황폐함을 안겨주고 있다. 전쟁은 특히 평화와 보호가 필요한 새로운 세대의 미래를 파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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