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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민주공화국에서 피살된 리처드 마시비 카세레카 신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피살된 리처드 마시비 카세레카 신부 

교황, 민주콩고 리처드 신부 피살 소식에 “복음 전파자들의 용기 꺾지 못할 것”

프란치스코 교황이 수요 일반알현의 말미에서 “부당하고 개탄스러운 폭력행위”로 희생된 작은 수행 성직자 수도회 소속 민주콩고 출신 리처드 신부를 기억했다. 그는 지난 2월 2일 북키부 주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 지역은 최근 몇 년 동안 다에시와 연계된 우간다 출신 근본주의 단체가 감행한 새로운 공격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

Amedeo Lomonaco / 번역 이정숙

프란치스코 교황은 2월 16일 수요 일반알현의 말미에서 ‘작은 수행 성직자 수도회(Ordine dei Chierici Regolari Minori)’ 수도자들에게 인사를 전하며, 지난 2월 2일 콩고민주공화국(이하 민주콩고)에서 축성 생활의 날(주님 봉헌 축일) 미사를 집전한 뒤 피살된 이 수도회의 젊은 형제 리처드 마시비 카세레카(Richard Masivi Kasereka) 신부를 언급했다. 교황은 “리처드 신부는 부당하고 개탄스러운 폭력행위의 희생자”라며 “그의 죽음은 그의 가족, 그의 수도회, 민주콩고 그리스도인 공동체 전체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의 모범을 따르는 선의와 형제애의 전령이자 증인이 되고자 하는 용기를 꺾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리처드 신부 피살

리처드 마시비 카세레카 신부(36세)는 지난 2월 2일 북키부 주의 부세사에서 신원미상의 무장괴한들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민주콩고 출신 리처드 신부는 칸야바용가에서 미사를 집전한 뒤 차량으로 부템보-베니교구 카세게의 성 미카엘 대천사 성당에 돌아가던 길이었다. 리처드 신부는 지난 2019년 2월 사제품을 받았으며, 22개의 수도회가 운영하는 케냐 소재 “타장가 대학”의 학생이었다. 부템보-베니교구장 멜키세덱 시쿨리 팔루쿠(Melchisédec Sikuli Paluku) 주교는 피살사건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민주콩고 내 남녀 수도회들로 구성된 수도회 장상연합회는 정부 당국에 “이번 피살에 대해 밝히고, 다양한 공격에 노출돼 있는 민주콩고 전 지역의 평화로운 시민들, 특히 하느님 백성을 섬기기 위해 일생을 바친 수도자들의 안전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리처드 신부는 강도를 당하지 않았다. 그의 시신 옆에서 휴대전화도 발견됐다. 수사관들이 쫓는 단서 중에는 다에시(Daesi, 자칭 이슬람국가)와 연계된 근본주의 단체인 이른바 민병대 민주군사동맹(ADF)이 있다. 리처드 신부가 피살된 곳은 지난 2010년 11월 오토바이를 타고 자신의 본당으로 돌아가던 크리스티안 바쿨레네(Christian Bakulene) 신부가 피살된 곳이기도 하다. 

빈자리 

리처드 마시비 신부의 장례식은 지난 2월 5일 거행됐다. 작은 수행 성직자 수도회 아프리카 지부장 장 클로드 무수바오 신부는 강론에서 리처드 신부의 죽음으로 당혹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리처드 신부님의 사목적 열정, 기쁨, 미소, 열린 마음을 더 이상 볼 수 없습니다. 신부님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집니다.” 민주콩고 가톨릭 신자들은 지난 2월 3일부터 11일까지 리처드 신부를 기리는 9일 기도에 동참했다. 이 기간 동안 부템보-베니교구의 모든 본당과 사제, 수도 공동체는 작은 수행 성직자 수도회의 모든 회원과의 친교와 연민의 표시로 “하느님의 자비에 리처드 신부의 영혼을 맡기는 경건한 지향”과 함께 미사에 참례하라는 초대를 받았다. 아베르사교구에서 이주민과 난민 사목을 담당하는 두이사베 신부는 “고인을 만난 모든 이가 그의 친절과 유쾌함을 기억할 것”이라며, 리처드 신부가 훌륭한 축구선수이자 “훌륭한 골키퍼였다”고 덧붙였다. 

박해받는 땅

민주콩고 동부 지방은 수십 년 동안 다양한 무장단체가 활동함에 따라 항구적인 불안정 상태에 빠져 있다. 지난 2월 1일 콩고발전협동조합(CODECO, 이하 코데코) 민병대는 플레인 사보 디주구 지역 내 실향민 캠프를 습격해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62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곳은 이투리 지역에서 헤마 소수민족에 대한 코데코 민병대의 잔혹한 폭력행위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지역 가운데 하나다. 역사적으로 폭력에 휘둘린 민주콩고의 또 다른 지역은 북키부 지역이다. 리처드 신부가 피살된 부템보 지역에서 최근 무장단체의 공격이 수차례 발생했다. 부템보-베니교구장 멜키세덱 팔루쿠 주교는 작년 북키부 지역이 여러 테러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무장단체들이 “학교와 병원”을 파괴했다며 “그들은 병상에 누워있던 환자들의 목숨도 빼앗았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부모가 죽는 모습, 마을 전체가 완전히 쑥대밭이 되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저의 예수님의 지극히 보배로운 피, 당신은 저의 것입니다. 오직 당신을 위해, 당신과 함께 구원되기를 바랍니다. 사제 여러분, 날마다 미사를 거행하고, 이 피를 모시도록 힘쓰십시오! (성 프란치스코 카라치올로)”

작은 수행 성직자 수도회

작은 수행 성직자 수도회는 지난 1588년 조반니 아도르노 신부, 성 프란치스코 카라치올로, 파브리치오 카라치올로에 의해 설립됐다. 이 수도회는 사제 직무(영성지도, 선교, 설교)와 다양한 자비 사업(병원 환자와 수감자 지원)에 헌신한다. 미사 거행은 수도회 활동의 심장이자 핵심이며 가장 기다려지는 만남의 순간이다. 성 프란치스코 카라치올로는 가난한 이, 수감자, 병자를 위해 일생을 바쳤다. 이 수도회의 독특한 특징은 항상 “지속적인 기도(끊임없는 성체조배)”를 하는 것으로, 밤낮으로 매시간마다 늘 기도하는 수도자가 있다. 카라치올로 공동체는 민주콩고, 케냐, 필리핀, 독일, 인도, 이탈리아, 미국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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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2월 2022, 1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