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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전교 주일 미사를 거행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2019년 전교 주일 미사를 거행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2022년 전교 주일 교황 담화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용기를 되찾읍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10월 마지막 주일의 앞 주일(10월 23일)에 거행하는 전교 주일의 담화를 발표했다. 올해 전교 주일 교황 담화의 주제는 “너희는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 1,8)”이다. 교황은 담화에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고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떠날 수밖에 없다”면서, 성령의 도우심으로 새로운 사회적 지평을 비롯해 온갖 인간 상황의 ‘경계’로 건너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Adriana Masotti / 번역 이정숙

교회는 본성상 선교적이며, 복음화는 교회의 정체성이다. 예수님께서는 하늘로 오르시기 전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본질이 되는 명령을 제자들에게 남기셨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 1,8).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10월 23일에 지내는 2022년 전교 주일 담화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주제로 삼아 제자들의 삶과 사명을 설명하는 몇 가지 핵심어를 성찰했다.

“너희는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교황은 ‘너희는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라는 말씀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수님께서 모든 제자들이 당신의 증인이 될 것이라 말씀하셨다면서, “은총으로 말미암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리스도의 제자들의 공동체인 교회는 그리스도를 증거함으로써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하는 것 말고는 다른 사명이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교황은 “너희는 증인이 될 것이다”라는 말씀을 깊이 살펴보며 복수형을 사용한 것에 주목했다. “부르심에 대한 공동체적이고 교회적인 성격을 강조한 것입니다.” 

“세례 받은 모든 이는 교회와 교회의 명령에 따라 선교로 부름받았습니다. 그러므로 선교는 개별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교회 공동체와의 친교 안에서 함께 이뤄집니다. 선교는 개인의 주도하에 이뤄지는 게 아닙니다. 매우 특별한 상황에서 한 개인이 홀로 복음화 사명을 수행하는 경우에도, 자신을 파견한 교회와의 친교 안에서 항상 선교 사명을 수행해야 합니다.”

우리가 증거해야 할 분은 그리스도이십니다

교황은 성 바오로 6세 교황의 권고 「현대의 복음 선교」(Evangelii nuntiandi)를 인용하며 “복음화는 누구에게도 개인적이고 단독적인 행위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지극히 교회적인 행위라는 것”(60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수님께서 세상에 파견하신 제자들은 “선교 사명을 수행하기 위함일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선교 사명을 살아가기 위함”이라며 “증거하기 위함일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의 증거자가 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리스도의 선교사들은 자기 자신을 알리거나 설득력 있는 능력과 자질, 혹은 관리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파견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은 첫 사도들처럼 기쁨과 담대함으로 그리스도 구원의 기쁜 소식을 모든 이에게 선포하고, 말과 행동으로 자기 자신을 그리스도께 봉헌하는 매우 큰 영예를 지니고 있습니다.” 

교황은 성 바오로 6세 교황의 말을 다시 한번 인용하며 “현대인은 스승의 말보다 좋은 표양을 주는 사람의 말을 기꺼이 듣는다”(「현대의 복음 선교」, 41항)고 설명했다. 이어 신앙 전파를 위해서는 “그리스도인들의 복음적 삶의 증거”가 본질이라며, 그리스도의 인격과 말씀에 대한 선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복음화에 있어서 그리스도인의 삶의 모범과 그리스도의 선포는 함께 갑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봉사합니다. 이것들은 모든 공동체가 선교사가 되기 위해 호흡해야 할 한 쌍의 허파입니다. 그리스도에 대한 이 같은 완전하고 일관되며 즐거운 증거는 분명 제삼천년기 교회의 성장에도 매력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말과 행동을 통해 그리스도를 증거할 수 있도록 모든 이가 용기와 담대함을, 곧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파레시아(parresia)를 되찾길 권고하는 바입니다.” 

“땅끝까지”

제자들에게 맡겨진 선교 사명은 예루살렘에서 ‘땅끝까지’ 이르는 보편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교황은 “제자들은 개종을 강요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선포하기 위해 파견된 것”이라며 “그리스도인은 개종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것이 “밖으로 나가는 교회”의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은 예루살렘에서 박해를 받은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흩어져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그리스도를 증거했다”고 말했다.

“이와 비슷한 일이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종교 박해와 전쟁과 폭력의 상황으로 인해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고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고통 속에 갇혀 있지 않고 환대해 주는 나라에서 그리스도와 하느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이 형제자매들에게 우리는 감사하고 있습니다.”

교황은 “땅끝까지”라는 표징이 “모든 시대의 예수님의 제자들”의 도전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리스도의 교회는 새로운 지리적, 사회적, 실존적 지평을 비롯해 장소와 인간 상황의 ‘경계’로 ‘나아가고’ 있었고 또한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모든 민족, 문화, 사회적 신분의 사람들에게 예수님과 그분의 사랑을 증거하기 위해 말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대로 선교는 언제나 ‘만민 선교(missio ad gentes)’가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교회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모든 이에게 증거하기 위해 항상 자신의 한계를 넘어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을 것이다”

이 같은 큰 책임 앞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제자들에게 그것을 해낼 수 있는 은총, 곧 성령께서 그들에게 힘과 지혜를 주실 것이라는 은총을 약속하셨다. 성령이 없다면 그 어떤 그리스도인도 그리스도를 온전히 증거할 수 없다. 

“그리스도의 모든 선교 제자들은 성령의 활동의 근본적인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분과 함께 일상을 살아가며, 그분에게서 끊임없이 힘과 영감을 받도록 부름받았습니다. 우리가 피로를 느끼고 의욕을 상실하고 길을 잃었을 때가 바로 기도 안에서 성령께 의지해야 할 때입니다. 이를 기억합시다. 저는 이야말로 선교 생활에서 근본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새로운 힘의 고갈되지 않는 거룩한 원천이시며, 그리스도의 삶을 다른 이들과 나누는 기쁨이신 성령에 의해 새로워지고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19년 특별 전교의 달 저녁기도 중 가경자 폴랭 자리코 성화에 분향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2019년 특별 전교의 달 저녁기도 중 가경자 폴랭 자리코 성화에 분향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성령으로 설립된 교황청 전교회

교황은 선교를 위해 지난 1622년 설립된 포교성성(교황청 인류복음화성의 전신)과 ‘교황청립’으로 인준받은 세 개의 교황청 전교회가 올해 맞이하는 기념일도 성령의 활동에 비추어 이해하도록 권고했다. 세 교황청 전교회는 샤를 드 포르뱅 장송(Charles de Forbin-Janson) 주교가 시작한 교황청 어린이전교회, 선교지 신학생과 사제들을 돕기 위해 잔 비가흐(Jeanne Bigard) 여사가 설립한 교황청 베드로 사도회, 프랑스 소녀인 폴랭 자리코(Pauline Jaricot)가 200년 전 설립한 교황청 전교회가 있다. 교황은 올해 희년에 교황청 전교회의 설립자 폴랭 자리코의 시복식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그녀는 신자들이 ‘땅끝까지’ 이르는 선교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느님의 영감을 받아 선교사들을 위한 기도와 모금의 네트워크를 구축했습니다. 이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우리가 매년 기념하는 전교의 날이 탄생했고, 이날 모든 공동체가 모은 선교자금은 교황이 선교 활동을 지원하는 보편적 기금이 됐습니다.”  

온전히 선교하는 교회

끝으로 교황은 150년 전에 태어나 현재의 교황청 전교연맹을 설립한 복자 파올로 만나(Paolo Manna) 신부를 언급했다. 아울러 개별 교회들이 교황청 전교기구의 활동 안에서 “선교 정신을 함양”하는 효과적인 도움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했다. 이어 선교의 여왕이신 마리아를 기억하며 담화를 마쳤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저는 계속해서 온전히 선교하는 교회와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새로운 선교활동 시대를 꿈꿉니다. 저는 길을 떠난 하느님 백성을 위해 모세가 간절히 바란 마음을 다시 한번 반복합니다. ‘차라리 주님의 온 백성이 예언자였으면 좋겠다’(민수 11,29).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는 세례성사의 은총으로 교회 안에서 이미 주님의 예언자, 증거자, 선교사입니다! 성령의 권능으로 땅끝까지 이르도록 합시다. 선교의 여왕이신 마리아님, 저희를 위해 빌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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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1월 2022, 16: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