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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힐라리온 대주교 만남 “형제애와 공동의 헌신”

프란치스코 교황이 12월 22일 러시아 정교회 모스크바 총대주교청 대외교회부 책임자 힐라리온 대주교의 예방을 받았다. 이날 만남에서 양측은 “형제애의 정신”과 “구체적인 인간적, 영적 답을 찾기 위한 공동의 헌신”을 재확인했다. 또한 최근 생일을 맞은 교황과 ‘모스크바와 모든 러시아인의 총대주교’인 키릴 총대주교의 생일축하 인사를 교환했다.

Isabella Piro, Adrea De Angelis / 번역 박수현

“형제애의 정신”과 “공동 헌신”은 12월 22일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과 러시아 정교회 모스크바 총대주교청 대외교회부 책임자 힐라리온 대주교 간의 만남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오전 7시50분, 바오로 6세 홀에 딸린 서재에서 이뤄진 이번 만남은 한 시간 동안 지속됐다. 교황청 공보실은 “대화 중에 몇 가지 문제가 논의됐다”며 “이는 공통 관심사의 원인과 구체적인 인간적, 영적 답을 찾기 위한 공동의 헌신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5년 전 쿠바에서 만난 기억

대화 중에 힐라리온 대주교는 지난 12월 17일에 지낸 교황의 85번째 생일을 개인적으로 그리고 러시아 정교회 키릴(Kirill) 총대주교를 대신해 축하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축하인사를 받은 후 “러시아 교회에 대한 애정과 친밀감”을 표하고, 최근 75세를 맞이한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에게도 축하인사를 전했다. 교황은 키릴 총대주교와 “지난 2016년 쿠바 아바나에서 함께 만든 형제애의 여정과 대화”를 회상하며 축하인사를 전했다. 

선물 교환

만남이 끝날 무렵 양측의 선물 교환이 이어졌다. 힐라리온 대주교가 교황에게 “성모 이콘”을 전달하고, 교황은 “하느님의 신카타바시스(synkatabasis di Dio, 하느님의 자기 낮춤)”를 표현한 모자이크화를 선물하며 화답했다. 이에 더해 교황은 △2022년 세계 평화의 날 교황 담화문 △2019년 2월 4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교황과 알아즈하르의 대이맘이 서명한 「세계 평화와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인간의 형제애」에 관한 공동 선언문(책자)도 선물했다. 교황이 선물한 모자이크화를 자세히 살펴보면, 인류 구원을 위해 아기 예수님이 하늘에서 내려오실 수 있도록 사다리 혹은 계단처럼 손을 받쳐 주시는 하느님의 어머니가 묘사돼 있다. 또한 선물의 전체 형태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느님 말씀을 뜻하는 책의 모양새를 하고 있으며 재질은 나무다. 상감 덮개는 베르니니의 주랑이 있는 성 베드로 대성전의 모습을 담고 있다. 

교황에게 성모 이콘을 선물하는 힐라리온 대주교
교황에게 성모 이콘을 선물하는 힐라리온 대주교

이전 만남들

교황과 힐라리온 대주교의 첫 만남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 직무를 시작한 다음날인 2013년 3월 20일에 이뤄졌다. 이후 수년에 걸쳐 바티칸에서 많은 만남이 성사됐다. 가장 최근 만남은 2020년 2월에 있었다. 당시 힐라리온 대주교는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동의 그리스도인을 보호하기 위한 가톨릭 신자와 정교회 신자의 공통된 약속을 재차 강조했다. 또한 힐라리온 대주교는 지난 10월 산 에지디오 공동체가 주최한 국제회의 “형제들, 미래의 땅”에 참석하기 위해 로마를 방문하는 한편, 교황에게 러시아판 서적 『기도: 새로운 삶의 숨결』을 선물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2019년 바티칸 출판사(LEV)가 펴낸 서적 가운데 기도에 관한 교황의 가장 중요한 가르침을 담고 있는 동시에 특별히 “주님의 기도”에 관한 교황의 교리 교육을 모은 책자가 있다. 이 책의 서문을 쓴 이가 바로 키릴 총대주교다. 서문에서 모스크바와 모든 러시아인들의 총대주교인 키릴 총대주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소통의 위기로 얼룩진 시대에서 예수님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에는 ‘나’라는 대명사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우리 각자가 온 인류의 이름으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이 기도를 바치기 때문입니다.”

교황과의 만남이 끝난 후 힐라리온 대주교는 「바티칸 뉴스」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모스크바와 모든 러시아인들의 총대주교인 키릴 총대주교 사이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 말했다. “오늘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키릴 총대주교님과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장소와 날짜와 관련된 몇 가지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이 아이디어를 더 정교하게 다듬고 최종적으로 마무리해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두 분의 만남이 성사될 날짜와 장소를 발표할 준비가 돼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는 2022년에 만남이 실현되길 바랍니다.”

이하 힐라리온 대주교와의 일문일답:

대주교님, 우리는 모두 코로나19 대유행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는 모든 국가와 모든 교회가 관련된 문제입니다. (...)

“코로나19 대유행은 전 세계, 모든 국가, 모든 사람, 모든 교회에 공통적인 도전입니다. 교회의 대표자로서 우리는 이 감염병이 종식되도록 하느님과 하느님의 어머니, 모든 성인들에게 기도하도록 부름받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가 사람들에게도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지점에서 저는 제 개인적인 의견을 표합니다. 저는 이를 우리 교회의 대표자로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으로서 그리고 사목자로서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백신 접종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백신이 적그리스도의 인장(印章)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몇몇 사람들은 가톨릭 교회와 정교회 내에서 백신이 적그리스도의 표라고 믿으려 합니다. 비록 다양한 백신이 있으며 100퍼센트 효과적이지는 않지만 - 최소한 90퍼센트 혹은 그 이상으로 효과적이길 바랍니다 - 오늘날까지 백신은 인류가 바이러스에 대처하기 위해 고안한 최선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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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12월 2021, 1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