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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성심가톨릭대학교에 메시지 교황, 성심가톨릭대학교에 메시지 

교황, 성심가톨릭대학에 메시지 “오늘날 불의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사유 모델 필요”

프란치스코 교황이 12월 19일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밀라노 성심가톨릭대학에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새 학기 개학 행사에는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도 참석했다. 교황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오늘날의 긴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유 모델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iziana Campisi / 번역 박수현

불, 희망, 봉사.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설립 100주년을 기념하며 2021/22학년도를 시작하는 성심가톨릭대학교의 신비를 상징적으로 요약한 세 단어다. 기념 행사는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밀라노의 성 암브로시오 대성당에서 마리오 델피니(Mario Delpini) 대주교가 집전한 미사로 시작됐다. 교황은 대학 대강당에서 상영된 영상 메시지에서 아고스티노 제멜리(Agostino Gemelli) 신부와 그의 협력자들이 성심가톨릭대학교라는 “훌륭한 문화기관”을 탄생시켰다며, 대학의 “100년의 삶”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든 중요한 기념일을 위해 축하 메시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수백 명의 남성과 여성의 헌신 덕분에 살아나고 수천 명의 졸업생이 목격한 중요한 교육 전통을 우리는 인식하고 있습니다. (…) 교육에 대한 성찰은 세계와 역사를 인간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입니다.” 교황은 성심가톨릭대학이 “여러 세대에 걸쳐 갱신된 문화적, 정신적 유산의 강화 덕분”에 대학의 임무인 가르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간의 조건이 번성하는 것은 타인과의 솔직하고 겸손한 마주함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다양한 감수성을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존중하고 환영하는 명확하고 변하지 않는 정체성”이라고 말했다. 

교육하는 것은 불을 붙이는 것

교황은 “고대인들이 이미 알고 있듯 교육은 꽃병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불을 붙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교황이 탐구한 첫 번째 단어인 ‘불’이 있다.

“가톨릭대학은 이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지킴으로써 그것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접촉을 통해’, 곧 개인과 공동체의 증거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것을 전달하기에 앞서 여러분이 누구인지 공유함으로써 불을 붙이는 것입니다. 이러한 접촉은 만남, 서로 나란히 서서 함께 무언가를 한다는 사실 덕분에 이뤄집니다.” 

희망과 교육

두 번째로 ‘희망’이라는 단어에 초점을 맞춘 교황은 오늘날 교육이 “무관심을 조장하고” “우리와는 반대로 자아를 고양시키는 개인주의적 문화”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연대의 가치를 떨어뜨리며 쓰고 버리는 문화를 조장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육자들은 “자신 있게 미래를 내다보고 학생들에게 온전한 교육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회의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교육의 행동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를 위해 우리가 오늘날의 지식과 질문에 두려움 없이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희망이란 영원하고 환상적인 현재에 우리를 가두고, 우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우리를 얼어붙게 하는 숱한 두려움에서 생기는 자연적인 충동을 물리치며 미래를 겨냥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열린 마음과 받아들임은 특히 중요합니다. 세대 간의 결속력을 촉진하고 우리 문화에 존재하는 개인주의적 경향과 싸우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대학 강의실에서부터 ‘쓰고 버리는 문화’에 반대하는 포용적 시민의식을 구축합니다.”

교육에 관한 글로벌 콤팩트의 기여

이러한 맥락에서 교황은 “사회적 불의, 권리 침해, 강제 이주 등에 직면한 새로운 세대의 문제를 시작으로 우리 시대의 의미에 대한 중대한 질문”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교육에 관한 글로벌 콤팩트를 추진했다고 상기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 앞에 “대학은 귀머거리로 남아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교황은 성심가톨릭대학이 “지구상의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여러분의 국제 협력 프로젝트, 매년 어린 아이들과 병자를 돌보기 위해, 그리고 궁핍한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많은 경제적 지원”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이 같은 구체적인 헌신을 증거하며 이 길을 계속 가라고 격려했다. 교황은 또한 오늘날의 세계가 “완전히 상호의존적”이라며 “이러한 획기적인 변화로 인해 현재를 이해하는 데 더 이상 유용하지 않은 과거의 해석적 틀은 무용지물이 됐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직면해야 할 긴급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정의하기 위해 새로운 사유 모델을 설계해야 합니다. 곧, 환경에서 경제로, 사회에서 인구 통계학적으로 새로운 사유 모델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계몽의 범주를 계속 이어갈 수 없습니다. 새롭고 창의적인 생각이 필요합니다. 성심가톨릭대학은 이러한 문화적 정교함을 발전시키는 특권적인 자리를 대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는 교사-학생 관계로 돌아갑니다. 이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현재와 미래 사이의 긴장 속에서 역동적인 관계를 맺습니다. 여러분은 모두 오늘의 구체적인 현실에서 출발해 내일의 공동의 집을 지평으로 삼아 함께 사유하고, 함께 계획하고, 함께 행동하라고 부름받았습니다.”

뿌리에서 자라나기

교황은 학생들에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더욱 복잡해진 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희망을 잃지 말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개인주의의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촉구하는 한편, 뿌리에 관한 전통주의자가 되기보다는 “뿌리에서 자라나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권고했다. 

봉사

교황이 성심가톨릭대학에 던진 마지막 화두는 ‘봉사’다. 교황은 봉사 정신이 언제나 전체 대학 공동체의 특징으로 남아 있기를 희망하는 한편, 성심가톨릭대학이 100년의 세월 동안 “교회와 사회에 충실하게 봉사하고 있음을 여러 차례 증명해 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용기와 인내, 모순과 잘 되지 않는 일을 견뎌내면서” 교육적 소명을 수행하라고 촉구하며 영상 메시지를 마무리했다. “인내와 용기는 함께 갑니다. 여러분은 이 용기와 인내를 사회 전체에 대한 열정적인 봉사로 해석합니다. 심지어 교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럽연합의 미래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연설을 통해 오는 2022년 유럽 청년의 해 선언이 미래세대와 함께 봉사하고 대화하는 유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여러분의 세대가 ‘포스트-팬데믹 이탈리아’를 형성할 세대”라며 “유럽의 미래는 여러분의 두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행성지구, 혁신, 민주주의 등 세 가지 과제를 제시하고, 이것들이 디지털 시대와 세계화 시대에 “확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럽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보다 책임감 있게 만들어 불법 온라인 콘텐츠와 잘못된 정보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럽은 범죄 목록을 우리 조약에 통합함으로써 증오심 표현과 증오 범죄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리오 델피니 대주교 “희망의 휴머니즘을 증거합시다”

밀라노대교구장 겸 토니올로 연구소장 마리오 델피니 대주교는 “희망의 휴머니즘을 증거하고 구성하는 것”이 대학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가톨릭대학이 창조적인 기관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제안한 프랑코 아넬리 총장은 “방향 감각 상실의 시기에 대학은 기능이 거의 손상되지 않고 세대의 성장을 위해 교육학적으로 필요한 몇 안 되는 현실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성 존 헨리 뉴먼이 설명한 대로, 고대 대학의 사명으로 돌아가려는 희망은 “예의 바른 지성을 형성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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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2월 2021, 1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