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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의 성탄 초대 “신앙을 구체적인 몸짓으로 바꿉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월 12일 대림 제3주일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각자 성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잠시 멈춰 묵상하자고 초대했다. “작더라도 우리 삶의 상황에 적절한 구체적인 노력을 골라 이번 성탄을 위해 계속 준비해 나갑시다.” 왜냐하면 신앙은 추상적이거나 이론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살)에 가닿고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대림 제3주일인 오늘 전례의 복음은 군중, 세리, 군인 등 다양한 집단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이들은 세례자 요한의 설교에 감동받아 그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그러면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루카 3,10)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것이 바로 그들이 제기한 물음입니다. 이 질문에 관해 잠시 살펴봅시다.

이 질문은 의무감에서 나온 게 아닙니다. 오히려 주님께 감화된 마음,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으로 이끄는 그분의 오심에 대한 열정에서 나오는 질문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주님께서 가까이 오셨다”고 말하자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고 묻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를 찾아오는 소중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기쁨과 조바심으로 그 사람을 기다립니다. 그 사람을 제대로 맞아들이기 위해 집을 청소하고, 가능한 한 최고의 점심을 준비하고, 어쩌면 선물도 마련하겠죠. (...) 한마디로 우리는 바빠질 것입니다. 주님과의 관계도 이와 같습니다. 주님의 오심에 대한 기쁨이 우리로 하여금 이처럼 말하게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느님께서는 이러한 질문을 더 높은 차원으로 들어 올리십니다.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나는 어떤 부르심을 받았는가? 나는 무엇을 이뤄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을 제시함으로써 복음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인생에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인생은 무의미하지 않고, 우연히 주어진 것도 아닙니다. 그런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누구인지 발견하고, 너의 삶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여라!’ 잊지 맙시다. 우리 각자에게는 ‘성취해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그러니 주님께 이렇게 묻는 것을 두려워하지 맙시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 질문을 자주 되풀이합시다. 이 질문은 성경에서도 나옵니다. 사도행전에서 예수님의 부활을 선포했던 베드로 사도의 말을 듣고 몇몇 사람들이 이렇게 물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꿰찔리듯 아파하며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형제 여러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사도 2,37). 우리도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나 자신과 형제자매들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나는 교회의 유익과 사회의 유익을 위해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대림시기는 성탄을 어떻게 준비할지 잠시 멈추어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는 많은 준비로 바쁩니다. 선물이나 지나가는 것들을 준비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과 다른 이들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자기 자신에게 물어봅시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러면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는 질문에 복음은 세례자 요한이 ‘다양한 집단’마다 다르게 응답했음을 전합니다. 실제로 세례자 요한은 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라고 말하고, 세금을 징수하는 세리들에게는 “정해진 것보다 더 요구하지 마라”(루카 3,13)고 말하며, 군인들에게는 “아무도 강탈하거나 갈취하지 말고 너희 봉급으로 만족하여라”(루카 3,14) 하고 말합니다. 그는 각각의 사람들에게 삶의 실제 상황과 관련된 특정 단어를 사용합니다. 이는 우리에게 귀중한 가르침을 줍니다. 곧, ‘신앙은 구체적인 삶 안에 구현(육화)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추상적인 이론이 아닙니다. 신앙은 추상적인 이론이나 일반화된 이론이 아닙니다. 아니고 말고요. 신앙은 우리의 현실(살)에 가닿고 우리의 삶을 변화시킵니다. 우리 신앙의 구체성을 생각해 봅시다. ‘내 신앙은 추상적인가, 아니면 구체적인가? 그것이 나로 하여금 다른 이들을 섬기고 도울 수 있게끔 이끌어주는가?’

이제 결론적으로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나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제 우리는 성탄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내 역할을 할 수 있는가?’ 작더라도 우리 삶의 상황에 적절한 구체적인 노력을 골라 이번 성탄을 위해 계속 준비해 나갑시다. 예를 들어, 홀로 지내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 수도 있고, 노인이나 병자를 방문할 수도 있고, 가난한 사람, 궁핍한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도 있습니다. 더 나아가, 용서를 청하거나 용서해야 할 일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분명히 밝혀야 할 상황이나 갚아야 할 빚도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내가 기도를 소홀히 한 채로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기에 이제 주님의 용서를 구해야 할 때인지도 모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구체적인 것을 찾아서 해 봅시다! 성모님께서 우리를 도우시길 빕니다. 성모님의 태중에서 하느님께서 사람(살)이 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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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월 2021, 00:39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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