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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내 이탈리아인과 그리스도인의 소명”에 대한 컨벤션 참석자들과 교황의 만남 “유럽 내 이탈리아인과 그리스도인의 소명”에 대한 컨벤션 참석자들과 교황의 만남 

교황 “이주민들은 유럽 교회에도 축복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탈리아 주교회의 산하 사목기구 ‘이주민 재단’이 주최한 컨벤션 참석자들에게 “이주는 만남, 관계, 우정을 통해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교회 일치 여정을 동반하고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Amedeo Lomonaco / 번역 김호열 신부

“중남미의 경험에 비춰볼 때, 저는 이주민들이 도움을 받아 통합된다면 그들은 축복이자 풍요로움의 원천이며 사회의 성장을 촉진하는 새로운 선물이 된다고 확언할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월 11일 오전 바티칸 클레멘스 홀에서 열린 이탈리아 주교회의(CEI) 산하 사목기구 ‘이주민 재단’ 내 ‘유럽 내 이탈리아 가톨릭 선교부’가 개최한 컨벤션 참석자들과의 만남에서 교황 회칙 「Fratelli tutti」를 인용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번 행사는 “유럽 내 이탈리아인과 그리스도인의 소명”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주는 우정을 지지할 수 있습니다

교황은 “유럽 내 이탈리아 이주민과 공동체에 봉사하는” ‘이주민 재단’의 이사장과 사제 및 사목 협력자들에게 인사를 전하며, 지난 2016년 벨기에 자벤템 국제공항에서 자칭 이슬람 국가(IS)의 테러범들에 의한 폭탄 테러로 32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은 비극을 떠올렸다. 교황은 “폭탄 테러를 자행한 이들은 벨기에 국적을 가지고 있었으나, 사회에 통합되지 못하고 고립된 채 살아가던 이주민들의 자녀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이주로 인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취해야 할 조치들을 언급했다. 이 조치들은 △환대하기 △동행하기 △증진하기 △통합하기 등 네 동사로 대변된다. 교황은 이주 현상이 통합 프로젝트에 포함된다면 유럽을 위한 축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민은 유럽 내의 우리 교회 안에서 그리고 우리 교회를 위한 하나의 축복입니다. 그들이 유럽 사회에 통합된다면 일치를 재건하는 다양성의 공기를 들이마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보편성의 얼굴에 영양을 공급할 수 있고, 교회의 사도성을 증거할 수 있으며, 성덕의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롬바르디아 출신으로 ‘이주민의 어머니’인 성녀 프란체스카 하비에르 카브리니 수녀가 미국 시민으로서 최초로 성인이 됐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동시에 이주는 만남, 관계, 우정을 통해 개신교와 정교회 공동체에 속한 신자들이 대부분인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교회 일치 여정을 동반하고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이주민은 “우리”의 일부입니다

교황은 연설을 다음의 세 가지 생각으로 이어갔다. “첫 번째는 이주와 이동성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는 자주 이주민을 우리와 ‘다른 사람’으로, 이방인으로 봅니다.”

“실제로 이주 현상의 수치를 읽어보면 이주민은 ‘우리’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탈리아 출신 이주민의 경우만 보더라도, 이주민이 우리와 가까운 사람들이라는 것을 발견합니다. 조국을 떠나 있는 우리의 가족들, 우리의 젊은 학생들, 학위 취득자들, 실업자들, 우리의 사업가들입니다. 이탈리아인 이주는 – ‘유럽과 중동 내 이탈리아 이민 지원사업’의 창립자인 위대한 주교 제레미아 보노멜리(Geremia Bonomelli)가 말한 것처럼 – 유럽에서 특히 전 세계에서 살아가는 ‘딸인 이탈리아(Italia figlia)’로 드러납니다. 이탈리아인 이민은 ‘딸인 이탈리아’를 드러냅니다. 저의 가족도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떠났기 때문에, 제가 더욱 가깝게 느끼는 현실입니다. ‘우리’는 따라서 이동성을 읽어야 합니다.”

유럽, 훼손되지 말아야 할 아름다운 모자이크화

두 번째 생각은 유럽과 관련돼 있다. 교황은 “유럽 대륙 내의 이탈리아인 이주에 대해 알아가다 보면 유럽이 공동의 집이라는 사실을 점점 더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유럽의 교회조차도 도시의 모습, 국가의 모습을 새롭게 만드는 수백만의 이탈리아인 이주민과 다른 여러 나라의 이주민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동시에, 유럽 교회는 ‘같은 뿌리에서 나왔음을 인정하고 유럽 대륙이 품은 다양성을 즐길 수 있는 하나 된 유럽이라는 꿈’(「Fratelli tutti」, 10항)을 키우고 있습니다. 유럽은 고결함으로 가려진, 편견이나 증오로 훼손되거나 더러워지면 안 될 아름다운 모자이크화입니다. 유럽은 오늘날 보조성(sussidiarietà) 안에서의 연대성(solidarietà)에 대한 소명을 되살리라는 부름을 받고 있습니다.”  

기억과 상속을 되살리는 끈

교황은 “세 번째 생각은 유럽 국가들 내의 이탈리아인 이주민 공동체의 신앙 증거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뿌리 깊은 대중신심 덕분에 복음의 기쁨을 전했습니다. 또한 개방적이고 환대하는 공동체의 아름다움을 보여줬으며, 지역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여정을 공유했습니다. 친교와 선교의 방식이 그들의 역사를 특징지었습니다. 그 방식이 그들의 미래도 설계하길 바랍니다. 그것은 우리를 가족의 기억으로 묶는 아름다운 끈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이주민이었던 우리의 조부모와 그들의 생명력을 그리스도인 삶의 관점에서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는 우리가 신앙의 선포와 증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서 보존하고 돌봐야 할 유산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세대 간의 대화, 특히 조부모와 손자 사이의 대화에 의해 크게 좌우됩니다.”

뿌리에서 길어 올립시다

교황은 세대 간 대화를 언급하면서 중요한 측면 한 가지를 강조했다. 교황은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뿌리에 달라붙어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들이 다른 유럽 사회의 상황에서 살고 있을 바로 그때, 자신들의 뿌리인 조부모에게서 길어 올리는 인간적이고 영적인 가치를 지닌 생명의 수액이 소중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교황은 현재와 미래를 밝힐 수 있는 과거의 발자취와 증거를 제시했다. “이주민을 위한 사목 활동을 통해 이탈리아 교회의 선교 사명을 북돋아 준 복자 조반니 바티스타 스칼라브리니(Giovanni Battista Scalabrini) 주교와 이주민의 주보인 성녀 프란체스카 카브리니가 유럽 교회 안에서 새롭고 기쁘며 예언자적인 복음 선포를 위해 여러분의 여정을 인도하고 보호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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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월 2021, 1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