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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심각하고도 만연한 장애인에 대한 편견 여전히 심각하고도 만연한 장애인에 대한 편견 

교황 “장애 관련 편견이 너무 많습니다. 모든 이가 최상의 돌봄을 받길 바랍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아 메시지를 발표했다. 우리 사회에 여전히 장애와 관련한 차별이 만연하다고 지적한 교황은 코로나19 대유행이 많은 장애인들의 취약성을 확연히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예수님과의 우정은 각자 처한 상황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데 있어 영적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ntonella Palermo / 번역 이재협 신부

“교회는 여러분을 사랑하며, 여러분을 필요로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월 3일 세계 장애인의 날 메시지를 이 같은 말로 시작했다. 세계 장애인의 날은 지난 1992년 유엔이 지정한 기념일이다. 교황은 이번 메시지에서 예수님과의 우정을 크게 강조했다. 장애인뿐 아니라 교회도 취약함을 경험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심하지 않도록 소속감과 유대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친구이신 예수님은 가장 큰 위로이십니다

이번 메시지의 부제는 요한 복음의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요한 15,14)이다. 교황은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에서 하신 이 말씀과 교황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Christus vivit)의 한 구절 “그분께서는 결코 우리를 저버리지 않으십니다”를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는 우리에게 주어진 특권이며 우리를 향한 부르심이 됩니다.”

“예수님과 친구가 되는 것은 가장 큰 위로입니다. 이는 우리 각자로 하여금 감사할 줄 알고 기뻐할 줄 아는 제자가 될 수 있게 합니다. 복음을 실천하고 전하는 데 있어서 우리 각자의 나약함이 장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거하는 제자들이 되도록 말입니다. 실로 예수님과의 충실하고 인격적인 우정은 우리 모두가 지니고 있는 한계를 받아들이기 위한 영적 열쇠가 될 수 있으며, 따라서 자신이 처한 상황과 화해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교회는 여러분의 집입니다

교황은 “우리 각자를 교회 공동체의 완전한 구성원으로 삼고 배척이나 차별 없이 모든 이가 ‘나는 교회입니다’라고 외칠 수 있는 가능성을 주는 것”은 ‘세례’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회는 “완벽한 이들의 공동체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죄인이며 그분의 용서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지상의 여정을 걸어가는 제자들의 공동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난 9월 18일 로마교구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모든 이가 주인공이며, 그 누구도 조연으로 간주될 수 없다”고 언급한 내용을 떠올린 다음, 이 같은 인식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부르심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여러분 모두는 각자 시노드 여정에 기여하도록 부름받았습니다. 저는 이번 시노드가 진정으로 ‘참여적이고 포괄적인 교회적 과정’이 된다면, 교회 공동체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너무 많습니다 

교황은 회칙 「Fratelli tutti」를 인용하며 “사회에서 이질적인 존재로 취급되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어 장애인을 다른 사회 구성원과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사회 생활의 다양한 모습에서 여전히 너무 많은 차별이 존재합니다. 차별은 선입견, 무관심, 그리고 개개인의 헤아릴 수 없는 귀중한 가치를 올바로 이해하는 일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문화를 먹고 삽니다. 특히 사회적 장벽과 각 개인의 한계가 상호작용한 결과에 따라 장애를 일종의 질병처럼 생각하는 경향은 장애인의 삶과 비장애인의 삶을 갈라놓고 장애인에게 낙인을 찍는 현실을 지속시킵니다.”

교황은 최악의 차별인 “영적 관심의 부족”이 때때로 “성사생활 참여를 거부당하는” 장애인의 현실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또한 교황은 교회의 가르침, 특히 최근의 「교리 교육 지침」에서 장애인에 대한 어떠한 형태의 거부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향한 애정

교황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각자가 마주해야 하는 역경을 언급했다. 특히 재택에 머무는 시간이 장기화되고, 원격학습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며, 사회복지서비스가 중단되는 상황 등 코로나19 대유행이 장애인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례를 나열했다. 

“무엇보다 요양시설에 사시는 분들, 사랑하는 사람들과 강제로 이별한 채 살아가시는 분들이 생각납니다. 이런 장소에서 바이러스는 심각한 피해를 입혔고, 직원들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희생자를 냈습니다. 여러분, 교황인 저와 교회가 애정과 사랑으로 여러분 곁에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교황은 장애 상태가 “이용 가능한 최상의 돌봄을 받는 데 있어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이가 차별 없이 치료받을 권리를 주창한 영국과 미국 등 일부 국가의 주교회의에 감사를 표했다. 

기도하지 못할 만큼 약한 사람은 없습니다

교황은 모든 이가 성덕으로 부름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성경의 많은 이야기가 전하듯 예수님과의 만남이 사람들의 삶을 심오하게 변화시켜 증거하는 여정을 걷도록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도의 스승인 성녀 테레사의 예를 들며, 기도의 사명은 모든 이에게 있다고 말했다.

“아빌라의 성녀 테레사는 ‘어려운 시기에 약한 이들을 도와줄 하느님의 강한 친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시기는 우리 모두가 취약성의 조건으로 한데 묶여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우리는 같은 배를 타고 있으며 연약하고 길 잃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동시에 우리 모두가 함께 노를 젓고 서로에게 필요하다는 중대한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기도하는 것입니다. 기도는 우리 모두가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우리에게도 모세의 도움과 같은 지원이 필요하지만,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의 간청을 들어주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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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11월 2021,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