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에콰도르 엘 리토랄 교도소 언급... 노예로 삼는 범죄 반대
Fausta Speranza / 번역 이창욱
“제 마음이 상당히 아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삼종기도를 바친 다음, 최근 에콰도르 과야킬에 위치한 엘 리토랄 교도소에서 발생한 일을 떠올리며 이 같이 말했다. “경쟁 갱단에 속한 재소자들 사이에 끔찍한 폭력사태가 발생하면서 100명 이상이 죽고 많은 사람들이 다쳤습니다.” 교황은 “그들과 그들의 가족을 위한” 기도를 약속하고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가장 가난한 이들을 노예로 삼는 범죄의 상처를 하느님께서 낫게 해주시길 빕니다. 아울러 교도소 생활을 더 인간적으로 만들기 위해 매일 힘써 일하는 사람들을 하느님께서 도우시길 빕니다.”
사건 경위
지난 9월 28일 에콰도르 과야킬에 위치한 엘 리토랄 교도소 수감시설 내부에서 경쟁 갱단끼리 발생한 총격전으로 재소자 116명이 숨지고 80명이 다쳤다고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밝혔다. 2개월 전 엘 리토랄 교도소에서 유혈충돌이 일어난 직후 라소 대통령은 교정시설 내 질서확립을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라소 대통령은 희생자들이 모두 재소자들이라며 교도관 측에서 폭력충돌과 연관된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한 갱단 출신 재소자들이 지도자의 생일을 축하하며 감옥을 장악했다고 자랑하는 과정에서 유혈사태를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갱단의 재소자들의 반감이 폭발하면서 교도소 시설 8번 구역과 9번 구역에서 총격이 벌어졌다. 경찰은 탄약을 발사하지 않고 재소자들의 탈옥을 막기 위해 수백 명의 경찰병력으로 교도소 건물을 포위했다. 폭동 진압에 나선 지 5시간 만에 모든 상황이 통제됐다. 에콰도르에서는 오래 전부터 교도소 내 대규모 폭동이 끊이지 않았고, 올해 들어서도 폭동과 소요가 발생했다. 지난 2월엔 교도소 4곳(재소자의 약 70퍼센트가 에콰도르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폭동이 벌어져 최소 79명이 숨졌다. 몇몇 현지 언론은 이번 사건이 에콰도르 역사상 최악의 교도소 폭력사태라고 보도했다.
정부의 대책 발표
에콰도르 정부는 과야킬의 엘 리토랄 교도소에서 100여 명의 사망자와 수십 명의 부상자를 낳은 유혈충돌 이후 국내 교도소의 과밀현상을 줄이기 위한 첫 번째 조치로 지역 교도소 내 외국인 재소자들을 본국으로 송환하고 약 2000명의 사면을 허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에콰비사TV’에 따르면 이 소식은 알렉산드라 벨라 내무장관, 주재국 교정본부(SNAI), 교도소장 볼리바 가르송의 기자회견 도중 알려졌다. 가르송 소장은 “노인, 여성, 몸이 불편한 이들과 말기 환자들을 위한 즉각적인 특혜 조치의 발동” 등 자신의 권한에 포함된 제안의 범위를 설명했다. 그는 “중범죄에 연루되지 않은 약 2000명에 대한 유예조치”라며 주재국 교정본부가 정부에 이를 시행하도록 권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벨라 내무장관은 “이 경우 특혜 조치는 대통령과 국회가 허가할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에콰도르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외국인 송환 절차도 신속하게 처리”하기로 결정했다며 “82건의 사례”가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마약 밀매와 관련된 갱단 간의 유혈사태가 발생했던 엘 리토랄 교도소에 관해서는 주재국 교정본부가 “교도소를 완전히 통제”하기 위한 방안을 고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교도소 반입품을 철저히 조사하는 조치를 비롯해 무엇보다 재소자들에게 무기 반입을 방지하기 위한 보안조치 강화와 스캐너 설치 등이 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